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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 소매업체를 위한 스마트오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와인루트가 1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기존 투자사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의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베이스인베스트먼트가 주도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와인루트는 설립 2년 만에 누적 투자금 20억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주세법 개정으로 탄생한 ‘술타트업’ 시장, 떠오르는 와인루트
지난 2020년 국세청이 발표한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주류의 스마트 오더가 허용됐다. 모바일을 통해 주문・결제한 상품을 매장에 방문해 수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자금과 기술이 부족한 소규모 업체는 그 혜택을 누리기 어려웠다. 와인루트는 이런 소규모 업체를 겨냥해 별도의 앱이나 웹사이트 없이도 카카오톡에서 와인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와인루트는 소비자와 와인샵이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와인을 사고팔 수 있도록 중개하는 카카오톡 기반의 스마트 주문 서비스다. 카카오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와인루트는 현재도 카카오와 수시로 개발 전략 및 정책을 검토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각 소매점은 와인루트를 통해 카카오톡 채널로 주류를 판매하고 고객을 관리할 수 있다. 전국 350여 개의 주류 소매점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5만 건의 제품 판매와 55만 명의 누적 사용자를 기록했다.
와인루트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확장 가능성은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주요 요인이다. 국내 주류 시장의 표준 스마트 오더 솔루션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와인루트는 독자적인 상품 리스트와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라인 주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투자를 이끈 베이스인베스트먼트의 이무영 이사는 "국내 주류 시장은 여전히 정보 비대칭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각 제품을 어디서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와인루트가 차별화된 제품 정보와 롱테일 커버리지를 제공하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주류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정호 와인루트 대표는 "와인루트를 통해 매달 1,200여 건의 주류 이벤트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공유되고 있다"며 "다양한 주류 이벤트 및 세일 정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국내 소비자들이 주류를 구매하고 마실 때 겪는 불편함, 궁금증, 고민을 모두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Z 감성 가득 담은 ‘술타트업’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주류시장 규모는 출고금액 기준 약 8조8,3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소주, 맥주가 약 81.2%(7조1,700억원)를 차지했다. 2015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16년부터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2021년 들어 다시 소폭 증가했다.
특히 소주, 맥주 등의 대중적 술의 약세와는 달리 한국 와인 산업은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10% 이상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홈파티와 가족 모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연간 50% 이상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와인, 전통주 등의 인기에 힘입어 MZ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주류 시장의 확대와 동시에 성공적인 술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일리샷'이 대표적이다. 데일리샷은 ‘주류 경험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주류 생활 플랫폼’이라는 브랜드 비전 아래 술과 관련한 정보 부족과 구매 과정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창립 5주년을 맞이했으며, 2023년 7월 기준 누적 앱 다운로드 수 100만 회를 돌파했다.
최근 C막걸리와 협업해 내놓은 MZ 감성 가득한 막걸리 ‘404 NOT FOUND’의 한정수량 1차 판매분은 오픈 후 37분 만에, 2차 판매분은 9시간 만에 품절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데일리샷에서 직접 기획하고 단독 출시한 404 NOT FOUND는 ‘개발자들의 혼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MZ 감성을 저격한 크래프트 막걸리로, 고소하고 스모키한 풍미가 특징이다.
이어 3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전통주 커머스 플랫폼 '술담화', 1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와인 NFT '블링커스' 등의 기업들도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와인그래프 △와인포인트 △달리 △벨루가 △와인넥스 △와알못 등 와인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업체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최근 들어 스타트업과 기존 유통업체들은 와인 시장에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개척하고 있다. CU, GS 등 편의점부터 마켓컬리, 커피빈 등과 연계한 스마트오더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도매업체들은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기존 주류 기업들의 참여가 부진한 탓에 한계에 직면한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다방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류 온라인 구매, '주의'해야
와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와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불법과 합법의 경계가 모호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현행 주세법상 지역·전통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류에 대해 온라인 또는 통신 판매 등 전자상거래와 배송이 금지된다. 과실주인 와인은 주세법상 주류에 해당한다. 원칙적으로 구매자는 주류 판매 매장에서 판매자에게 대금을 결제하고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주문 및 결제하고 택배를 통해 와인을 배송받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와인을 수령하는 스마트 오더 판매 방식은 허용된다. 그러나 고객이 구독료를 지불하고 판매자의 재량에 따라 정기적으로 와인을 배송받는 '와인 구독'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으며 불법 주류 판매로 간주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세청 소비세과 관계자는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단순히 가능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와 다른 방식의 규제 유무, 주류 접근 용이성 등을 함께 고려할 사안”이라며 “주류의 온라인 판매 확대는 국내 주류유통산업과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 보호 및 국민보건 문제 등으로 인해 관계부처나 시장참여자, 시민단체 등의 사회적 합의를 통한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