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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사명을 바꾼 엑스(X)가 광고 기술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광고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 일론 머스크 인수 직후 검열 정책이 폐기됨에 따라 각종 음란물과 혐오 콘텐츠가 범람하자, 광고주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글로벌 경기 둔화에 매체 광고를 줄이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국내외 가릴 것 없이 광고시장의 침체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광고주 이탈 막아라” 미국 광고기술회사와 독점 파트너십
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엑스는 디지털 광고 기술회사 인테그랄 애드 사이언스(IAS)와 1년간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IAS는 광고주가 온라인서 광고를 싣는 경우 논란이 될 만한 콘텐츠에 노출되는 경우를 사전 차단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마케팅 관련 기술기업이다. IAS 관계자에 따르면 엑스에는 한층 발전된 새로운 기술이 시범 적용될 계획이다.
리사 우츠슈나이더 IAS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광고 전 콘텐츠를 분류해 온라인 환경이 기업 브랜드에 안전하고 광고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한다”면서 “브랜드의 이익을 보호하고 마케터가 더 많은 통제권을 갖도록 하는 우리의 솔루션이 최근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엑스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엑스는 광고의 ‘민감도 설정’도 테스트할 계획이다. 각 기업이 선정적이거나 논란이 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허용 범위를 설정해 광고 게재 위치를 관리하겠다는 목적이다. 이 밖에도 타임라인에서도 안전하지 않은 키워드 주위에 광고가 표시되지 않도록 ‘자동화된 업계 표준 차단 목록’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인수 이후 ‘광고 매출’ 절반 가까이 급감
엑스의 이러한 행보는 대형 광고주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가 검열 정책을 폐기하면서부터 엑스에는 각종 음란물과 혐오 콘텐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영국의 비영리단체 ‘디지털 증오 대응센터’(CCDH)는 지난 6월 머스크 인수 이후 엑스에서 혐오 발언이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보고서의 영향 때문인지 논란의 콘텐츠가 지속 범람하자 엑스의 기존 대형 광고주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엑스의 상위 1,000개 광고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광고주가 올해 1월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주가 빠져나가자 광고 수익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지난달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엑스의) 광고 매출이 50% 감소했으며, 높은 부채 부담으로 인해 여전히 부정적인 현금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는 다른 멋진 변화를 누리기 전에 우선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매체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이미 올해 초 엑스의 일 광고 매출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40% 급감한 상태였다. 당시 트위터의 수석 엔지니어 관리자 싯다르트 라오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머스크가 지난 10월 회사를 인수한 이후 500명 이상의 대형 광고주가 플랫폼에 대한 지출을 중단했다”고 언급했다. 엑스는 당시에도 광고주가 선정한 키워드에 해당하는 게시물 주변에는 광고를 게시하지 않는 기능을 도입하며 광고주를 붙잡으려는 시도를 보였다.
경기의 바로미터 ‘광고시장’, 국내 지상파·플랫폼 기업들도 '울상'
엑스의 광고 매출 줄어든 데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들어선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지난해부터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경기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들은 마케팅과 캠페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경계하며 마케팅 예산을 보수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 기업 닐슨의 닐슨 애드 인텔의 솔루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광고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이미 다수 기업이 이미 마케팅 예산을 줄였거나 줄일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분쟁 및 인플레이션 심화 등의 경제 불확실성 요인이 여전히 잔존함에 따라 최근까지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기에 따라 매체 광고를 줄이는 현상은 국내서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지상파 3사 광고시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침체 시기마다 나타났던 광고주들의 캠페인 축소 및 연기 패턴이 이번에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국내 플랫폼 기업 역시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카카오는 카카오톡 등 플랫폼 광고 매출이 포함된 톡비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지만, 포털 ‘다음’으로부터 나오는 포털비즈 매출은 27%나 급감했다. 늘어난 톡비즈 매출도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이 25% 증가한 영향으로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고작 1% 느는 데 그쳤다.
국내 대표 미디어렙사이자 넷플릭스 광고 집행을 담당하는 나스미디어도 불황에 따른 광고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나스미디어의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1년 전 69억원보다 무려 64.7%나 줄었다. 경기 침체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브랜드 캠페인 위주 광고주 마케팅비 예산을 축소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나스미디어의 디지털 광고 사업 매출은 1년 전보다 16% 감소했다”면서 “앞으로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광고 물량이 줄어든 미디어들이 연달아 부진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