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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PE) 777파트너스(777 Partners)가 5억5,000만 파운드(약 890억원)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에버턴(Everton FC)를 인수했다. 지난 15일 에버턴은 공식 성명을 통해 "777파트너스가 파하드 모시리(Farhad Moshiri)가 보유한 에버턴 주식을 전부 인수한다"고 밝혔다. 모시리가 보유한 주식의 지분율은 94.1%다.
첼시 등 PE 보유 클럽, 재정적 페어플레이 위반 논란
777파트너스는 이탈리아 제노아(Genoa), 프랑스 레드스타(Red Star FC), 스페인 세비야(Sevilla FC), 독일 헤르타베를린(Hertha Berlin) 등 이미 다수의 유럽 클럽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한 MCO(Multi-Club Ownership)로 이번 계약을 통해 에버튼을 자사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됐다. 피치북에 따르면 에버턴 인수가 완료되면 EPL과 프랑스 리그앙(Ligue1)에서 PE가 인수했거나 지분을 매입한 클럽은 각 10개팀이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PE 자본을 기반으로 한 MCO들이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재정적 페어 플레이(Financial Fair Play, FFP)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FFP는 구단이 이적료나 연봉 등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클럽 수익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말한다. 일례로 지난해 미국의 투자회사 클리어레이크(Clearlake)가 첼시를 인수하면서 새 구단주가 된 토드 볼리(Todd Boehly)는 취임 후 두 번의 이적시장에서 총 17명을 영입하는 데 6억 유로(약 8100억원)를 투입했고 이 과정에서 유럽축구연맹(UEFA)의 FFP 감시목록에 올랐다.
FFP 문제가 커지자 첼시는 높은 연봉의 선수들을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 리그로 이적시킴으로써 선수 영입을 위한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이들이 이적한 알 힐랄, 알 이티하드, 알 나르스 등은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가 대주주로 있는 구단으로, PIF는 첼시를 인수한 클리어레이크의 투자자이자 뉴캐슬유나이티드(Newcastle United)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첼시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PIF라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실제 EPL 사무국은 첼시 인수 당시 PIF 자금과는 관련이 없음을 재차 확인하는 서면 보증을 요청하기도 했다.
777파트너스, 이탈리아·스페인 등에 다수 클럽 보유
에버턴을 인수한 777파트너스 또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유럽 리그에서 다수의 클럽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에버턴의 대주주가 된 이란의 부호 파하드 모시리는 클럽은 쇄신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최근 2시즌 동안은 잔류 경쟁을 벌이며 간신히 강등 위기를 모면했다. 여기에 지난 5년간 4억3,000만 파운드(약 7,055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재정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모시리는 에버턴 팬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한 명의 오너가 클럽을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재정적 기반이 탄탄한 PE들이 클럽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보편적인 사례가 됐다"고 말하며 매각을 시사했고 실제 지난 5월부터 인수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인수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최근 EPL은 구단을 운영하기 위한 라이선스의 요건을 강화했다. 특히 기업 경영과 관련한 범죄기록이 있거나 축구 등 스포츠이벤트에서 경기장 입장 금지 처분이 있는 경우 클럽 인수를 제한하고 있다. 그런 만큼 777파트너스가 미국에서 사기 등 협의로 법정 싸움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777파트너스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수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여러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과 잉글랜드축구협회는 777파트너스의 제안서에 명시한 지속가능한 재정적 지원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FCA의 승인을 받지 못해 인수가 무산된 경우가 거의 없는 만큼, 에버턴 인수가 무사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777파트너스가 보유한 클럽 중 하나인 제노아의 투자자들에게 클럽의 훈련시설 확충을 위해 추가 투자를 요청했음을 미뤄 볼 때, 올해 말까지 당초 계획대로 자금을 확보했거나 추가 조달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