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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20일간 수출 4.6% 증가, 12개월 만에 처음 연휴에도 불구 상승, 11개월간 계속된 수출 감소세 끝날 수도 전반적으로 수출 반등세, 3·4분기 저점 거치며 내년도 상승세 전망
이달 들어 지난 20일간 수출이 1년 전보다 약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지난 9월까지 11개월간 연속 감소해 온 수출이 이번 달에는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추석 연휴 및 한글날 등의 장기 휴일에도 불구하고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이 직전 전년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7월에는 무려 15.2% 감소했고, 8월의 경우 반도체 품목은 33.5%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 9월부터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만큼, 이번 달에는 수출 감소가 끝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수출 반등세, 3·4분기 저점론에 힘 실어
무역 관계자들은 이달 들어 조업일수는 13.0일로 지난해 동기보다 0.5일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전체 수출액을 조업일수로 나눈 일평균 수출액은 26억 달러(약 3조4,957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다. 1~20일 기준으로 국한할 경우 지난해 7월 13.3%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폭 상승이라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이어 일평균 수출액 규모는 지난해 4월 23억4천만 달러(약 3조1,461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전년 동월 대비 월간 수출액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했던 데다 이달 들어 조업일이 적었음에도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만큼 13개월 만에 수출 감소가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수출 품목별로는 그간 감소세를 나타냈던 제조업군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선박(63.0%) 승용차(24.7%) 석유제품(14.5%) 무선통신기기(6.1%) 등이 눈에 띄게 늘어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6.4% 감소분을 메워 넣은 상태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로 전문가들은 재고가 소진되는 3·4분기 저점을 거치며 내년에는 반도체 수출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12.7%) 베트남(0.6%) 일본(20.0%) 등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반면 중국(-6.1%), 유럽연합(EU·-1.0%) 등은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달까지 16개월째 감소세다. 중국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수출 증가분이 더 커진 상황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그간 중국 시장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는 수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됐으나 미국, 일본 시장 수출이 활로를 열어 부족분을 메울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입도 크게 늘어, 원인은 유가 상승
그러나 유가 상승 탓에 수입액도 크게 늘어 무역수지는 37억4,800만 달러(약 5조38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20일 수입액은 375억8,600만 달러(약 50조5,231억원)로 0.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이 늘면서 원유 수입분(62억1,900만 달러)이 무려 30.5% 증가했다. 이는 지난 8월(72억3,200만 달러) 이후 최대치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들은 수입이 월초에 몰리고 수출은 월말에 몰리는 특성을 감안하면 이달 무역수지가 소폭이나마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유가 변동이 무역수지 적자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관론은 확산된 상태다. 고유가 덕분에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할 수는 있으나, 그만큼 원자재에 해당하는 원유 수입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수출 상승분 이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그간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였던 데다, 국제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수입 감소에 긍정적인 시장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회복돼야 수출 성장 이야기할 수 있어
무역 전문가들은 결국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야 수출 회복세를 이야기할 수 있다며, 이번 달 수출 상승이 선반 및 석유제품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그간 수출 감소세 속에서도 자동차 수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석유화학 산업 수출은 국제 유가에 크게 연동된 모습이다. 특히 “고유가와 고환율은 국민 내수 경제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수출 측면에서는 석유 제품 단가를 올리는 긍정적 측면이 있어 수출 실적 개선에 적정 도움이 된다”며 유가 상승이 이번 수출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면서 지난 9월에 이미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던 만큼, 4분기 반도체 경기 저점을 지나고 나면 수출이 안정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흘러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D램·낸드 가격 등 현물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급 상황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4분기 이후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