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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 하단 4%대, 상단은 6% 밑돌아 은행권, 대환대출 플랫폼 흥행에 고객 붙잡으려 ‘너도나도’ 금리 인하 이달 말 전세대출까지 ‘갈아타기’ 가능해지면서 금리 하락세 지속될 전망
시중은행의 6개월 변동 신용대출 금리가 올해 들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인터넷전문은행보다도 금리 하단이 낮아졌을 정도다. 지난해 신용대출에 이어 올해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행된 것과 더불어,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사실상 막바지 국면에 들어서면서 은행권 금리 경쟁이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4대 시중은행 6개월 변동 신용대출 금리, 최저 ‘4.34%’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KB국민 등 4대 시중은행의 6개월 변동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4.34%에서 최고 6.34% 사이인 것으로 집계됐다. 4개 은행 모두 하단은 4%대, 상단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6%보다 낮았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금리 하단이 4.34%로 가장 낮았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하락세는 특히 올해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5.03%, 상단은 7.33%였으나,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상단과 하단이 각각 0.87%p, 0.57%p씩 낮아졌다. 현재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낮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1년 변동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5.31%로, 4%대인 4대 은행보다 최대 1%p가량 높다. 대신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신용대출 상품 대출 최저 금리는 이날 기준 3.963%로 전체 신용대출 금리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 하락세의 배경으로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흥행이 지목된다. 타 금융사로 대출을 갈아타는 사람이 늘자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은행권이 금리 경쟁 인하 경쟁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상환된 대출 총액은 2조3,237억원으로, 하루 평균 이용금액이 약 165억원에 달했다. 특히 출시 4개월 만에 이용액이 2조원(8만7843명)을 돌파했으며, 총이용자 10만3,462명이 대출 금리를 평균 약 1.6%p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금리 하락세 지속될 가능성 높아
당국이 오는 31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의 이용 범위를 기존 신용대출에서 전세대출 상품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당분간 은행권 대출금리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가 지난 9일 먼저 도입한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도 시행 초반부터 흥행을 거두면서 은행권 대출 경쟁이 확대된 바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이 지난 18일까지 접수한 주담대 이동 신청 건수는 9,271건으로, 전체 신청액이 1조5,967억원에 달했다. 신용대출 갈아타기의 이용액이 출시 2개월이 지나서야 1조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운 만큼 은행 간 금리 경쟁도 과열로 접어들었다. 19일 기준 주담대 금리를 준거금리로 하는 은행채(무보증 AAA 기준) 5년물 금리는 연 3.9% 수준인 반면,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 하단은 이보다 낮은 3.7%대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사실상 종결된 점도 향후 은행의 대출금리 하락세가 예상되는 또 다른 이유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3회 금리인하를 시사한 데 이어, 연준의 주요 매파 위원들도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인상을 어느 정도 배제한 상태다.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경우, 미국과 유사한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한국은행도 비슷한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국내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과 물가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대출금리 인하 기조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곤 있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촉발된 부동산 PF 불안 등을 비롯한 금융시장 리스크에 따라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최근 미국 경제 지표 및 기업 실적 호조 등으로 연착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후퇴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