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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예정 물량 없는데도 거래량 극히 낮아” 외면받는 오피스텔 시장, 올해 전망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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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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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건수 전년 대비 47% 감소
올해 전국 기준시가도 2005년 고시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하락
복잡한 규제 등이 시장 냉각 요인, 당분간 침체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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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오피스텔 시장이 수요뿐 아니라 공급도 급감하면서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아파트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규제와 더불어, 지속된 고금리 기조 아래 시세 차익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진 영향이다. 또한 전세사기 여파로 매매 후 전세를 놓는 오피스텔의 투자 가치마저 덩달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저성장, 전세 리스크 등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함에 따라 앞으로도 침체가 계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 직격탄 맞은 오피스텔 매매 시장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분양 예정 물량은 약 7,000실로, 지난해 분양 실적(1만6,344실)의 42% 수준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의 분양 예정 물량은 지난해(3,313실)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868실로, 2007년(832실)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공급물량이 급감에 이어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까지 서울에서 이뤄진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7,685건으로, 2022년 1만4,486건 대비 6,801건(46.94%)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로 꼽히는 2021년 1만9,245건과 비교하면 1만1,560건(60.06%)이나 줄어든 셈이다. 이는 비단 서울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난해 4분기 전국 오피스텔 가격은 전분기 대비 0.56% 하락하며 직전분기(-0.37%)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0.26%→-0.45%)과 지방(-0.82%→-1.02%)에서도 하락 폭이 커지는 추세다.

실제 서울에선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소재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오피스텔) 전용 21㎡의 매물 최저가는 2억5,000만원으로, 2020년 6월 분양가(3억1,400만원)와 비교하면 6,400만원 낮다. 중구 중림동에 위치한 쌍용더플래티넘서울역도 마찬가지다. 해당 건물 전용 17㎡ 매물 최저가는 2억6,000만원으로, 4년 전 분양가(3억88만원)보다 약 14% 낮다.

기준시가 19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 고액 월세 비중은 증가

오피스텔 매매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올해 기준시가도 19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국세청이 고시한 ‘2024년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과 수도권·5대 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에 소재하는 3,000㎡ 또는 100실 이상의 구분 소유된 상업용 건물의 기준시가는 올해 대비 각각 4.77%, 0.96% 하락했다. 2005년 고시가 시작된 뒤로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월세는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3분기 대비 0.56%, 전셋값은 0.38% 각각 떨어졌지만, 월세는 0.1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전세수요가 일부 월세로 전환하는 등 상대적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고액 월세 계약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오피스텔 월세 거래량(3만6,068건) 가운데 월세 1만~59만원의 거래량은 1만4,234건으로 전체 거래의 39.5%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1~11월 기준)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반면 60만~99만원 오피스텔 거래 비율은 48.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인으로는 전세사기 여파가 지목된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지난해 전세사기가 시장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갔고, 덩달아 고액 월세 계약도 늘고 있다”며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오피스텔 고액 월세 계약 비중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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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시장 침체 원인과 전망

아파트 시장과 달리 오피스텔 시장의 침체가 뚜렷한 이유는 규제 때문이다. 아파트는 대부분 지역이 조정지역 해제 등으로 규제가 완화됐지만, 오피스텔은 여전히 취득세 4.6%가 적용되고 있다. 또 주거용의 경우 주택 수로 간주됨에 따라 취득세 중과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아파트와 달리 자금조달이 용이하지 못한 점도 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도록 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이후 아파트 매수세가 강화됐다. 반면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등은 지원 대상에서 빠지면서 매수세가 붙지 못하고 지속 침체를 겪었다.

아울러 전세사기 여파로 오피스텔의 월세는 소폭 상승한 반면, 매매 후 전세를 놓는 오피스텔의 투자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다. 국내 한 부동산 투자자문사 대표는 “전세사기와 역전세 이슈가 불거지면서 일정 부분 아파트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오피스텔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며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오피스텔은 가격 하락 폭이 아파트보다 더 깊고, 반대로 상승기엔 상승 폭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오피스텔 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가 비아파트에 대한 금융 지원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수요가 끊긴 상황에서 시장 반전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수요층이 두텁지 않고 경기 여건과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며 “저성장, 전세 리스크 등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2024년에도 현재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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