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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기재부, 제15차 일자리전담TF 회의 개최 "산업·인구구조 전환으로 인해 노동력 추가 필요" 자동화 흐름과 배치, 기업들 "인력 공백 AI로 메울 것"
경제성장 둔화를 막으려면 향후 10년간 최대 89만4,000명을 추가 고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청년·여성·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취업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의 고용 축소 추세나 디지털노마드족의 증가 흐름과는 상반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이다.
여성·청년 참여 유도, 생산인구 감소 대응해야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15일 오전 관계부처 합동 제15차 일자리 전담반(TF) 회의에서 한국고용정보원이 보고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2022∼2032년)을 인용해 이같은 추계를 전했다. 이 차관은 "산업구조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취업자가 늘어나는 업종과 줄어드는 업종이 보다 뚜렷해지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노동공급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돌봄수요 증가, 디지털 전환에 따라 보건복지업·정보통신업·전문과학기술업 등 서비스업이 취업자 증가를 견인하는 반면, 자동차 제조업 등 제조업 취업자 수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이 차관은 전했다. 고용정보원은 이러한 산업별 전망을 바탕으로 2032년까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최대 89만4,000명의 인력이 노동시장에 추가로 유입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 여성, 중고령층 등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 촉진을 위한 과제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청년 일경험 확대와 유연근무 지원 확대, 육아지원제도 강화, 사회적 대화를 통한 계속고용 기반 조성과 전직 지원 강화 등 청년·여성·중장년 지원 정책에 집중할 방침이다.
자동화 가속화에 기업들 일자리 줄이는데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용부의 이번 전망이 일자리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최근 자동화가 가속화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용 축소를 택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IBM은 매년 자연감소로 발생하는 인력 공백을 채우지 않기로 했다. 인공지능(AI)으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직무를 대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IBM은 최근 출시한 ‘왓슨X’을 예로 들었다. 왓슨X는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해 기업이 자사 사업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왓슨X가 작업량의 30~50%를 담당하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능숙하게 작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8월 공개한 플랫폼 프로젝트 ‘커넥트X’도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릴 생성형 AI 사례 중 하나다. 커넥트X는 보고서 작성, 업무메일 회신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이 사용 중인 코드나 업무 흐름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개발·디자인·시안 제작 등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김종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전략산업 브리프’를 통해 “생성형 AI가 언어,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코드 등 작업 방식을 변화시킨다”며 “생성형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로 업무시간이 약 70% 축소되고 고객관리, 영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등에서 활발하게 적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홍성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과학기술인재정책연구센터장도 지난해 연구보고서를 통해 “금융업을 중심으로 상당히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직업에서도 일자리가 감소한다고 전망되는 것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발달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대표 모델인 챗GPT의 활성화는 전체 근로자 3분의 2 이상에게 직무 변화를 10% 이상 경험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5분의 1은 절반 이상 직무가 변하는 영향에 노출될 전망이다.
원격 해외 취업 지원해야
한편 일각에서는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발맞춰 원격 해외 취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디지털 노마드란 특정 직업이나 작업 장소에 구매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 또는 IT 관련 업무를 통해 수익 구조를 올리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차 출퇴근제 등 유연 근무와 더불어 원격 근무가 정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족이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원격 해외 취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격 해외 취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해외 정착에 애먹을 필요 없이 자유롭게 일하며 글로벌 기업 근무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유연 근무를 통한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 증대에 눈을 뜬 다국적기업들 역시 능력만 된다면 디지털 노마드 채용에 굳이 국적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곳이 많다.
원격 해외 취업에는 IT 개발, 웹디자인 등이 유리한 직군으로 꼽힌다. IT 부문은 세계적으로 인력 수요가 커서 다른 직군보다 비교적 쉽게 채용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관련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확실히 유리하다”며 “영어가 조금 부족해도 관련 경력이 풍부하면 언어를 가르치면서 채용하겠다는 곳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례로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이모티콘 미디어 플랫폼 스티팝은 지난 2022년 10월 화상면접을 거쳐 IT 전문 홍보 인력을 1명 채용했는데, 해당 직원은 인도 방갈로르에서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다. 스티팝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IT 분야 식견이 뛰어나고, 직무 특성상 원격 소통 및 업무가 가능해 현지 근무 조건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원격 해외 취업은 외국으로 이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비자 발급도 필요 없어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