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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3,000억' 파마리서치 경영권 지분 38%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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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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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중 거래 마치는 것 목표로 매각 절차 돌입
시총에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매각 대금 2조원 추산
회사 측 "어떠한 절차도 진행하지 않아" 매각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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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지 리쥬란/사진=파마리서치

코스닥 시가총액 38위인 재생의학 전문기업 파마리서치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정상수 창업자의 보유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 38.89%로, 일각에서는 2세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김신규 파마리서치 대표는 매각설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2조 매각설', 현재 투자자 협상 중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최근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주관사는 삼일PwC이며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았다. 다음 달 말까지 거래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재무적투자자(FI)뿐 아니라 전략적투자자(SI) 등 여러 투자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FI 중에는 인수 이후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방식으로 엑시트(투자금회수)를 계획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은 정상수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지분 34.51%를 포함해 최대주주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 38.89%다.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은 7.28%며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측은 코스닥 시가총액 1조2,89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2조~2조5000억원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측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데는 약 8,000억원에서 1조원(약 7억2,800만 달러) 안팎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1년 설립된 파마리서치는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추출한 재생물질 PDRN/RN을 분리·정제·규격화하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PDRN/PN은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분리된 DNA 분절체로 인체 고유의 재생 메커니즘을 활성화시키는 자기재생 촉진제로 파마리서치는 PDRN 기반 의약품·의료기기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2014년 출시된 스킨부스터 '리쥬란', 2019년 내놓은 관절강 주사제 '콘쥬란'이 있다.

2018년에는 '파마리서치바이오'를 인수해 보툴리눔 톡신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2019년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스에 대한 수출허가를 취득해 생산한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주 100단위(클로스트리디움보툴리눔독소A형)'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리앤톡주'는 국내 허가를 목표로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으로 중등증 내지 중증의 심한 미간 주름의 일시적 개선에 대한 효능효과로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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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8년 만에 매출 7배 성장, 영업이익도 5.7배 증가

파마리서치의 실적은 캐시카우인 PDRN/RN 등 재생의학 부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상장한 파마리서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화장품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상장 8년 만에 7배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연도별 연결기준 매출액을 보면 2015년 375억원에서 2020년 1,087억원, 지난해에는 2,608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률도 33.9%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18년 87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2019년 191억원, 2020년 334억원, 2021년 525억원, 2022년 659억원, 2023년 909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당시 영업이익 161억원과 비교하면 5.7배 증가한 규모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제약업계 1위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568억원임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30.7%, 2021년 34.07%, 2022년 33.83%, 2023년 34.85%로 4년 연속 30%를 넘어섰다.

파마리서치는 상장 이후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등 전 분야에서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며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의약품 21.4%, 의료기기 51.9%, 화장품 23.4%, 기타 3.3%로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2022년 이후 2년 연속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스킨부스터 '라쥬란힐러'를 중심으로 의료기기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의료기기 수출액은 2021년 136억원, 2022년 193억원, 지난해 412억 순으로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도 2021년 8.8%, 2022년 9.9%, 2023년 15.8%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1분기 파마리서치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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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마리서치

경영권 지분 매각, 승계작업의 일환이란 시각도

제약업계에서 파마리서치는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한 '현금부자'로 평가받는다. 상장 이후 이어진 호실적이 현금유동성으로 연결되면서 매년 유동성금융자산이 증대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03억원으로 여기에 유동성금융자산 1,249억원까지 합치면 2,000억원이 넘는다. 2022년 유동성금융자산 1,843억원보다 209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이를 토대로 한 타 법인 투자도 활발하다. 2021년 미용 의료기기 기업 메디코슨을 인수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플루토를 인수했다. 지난해 3월에는 동물의약품 생산시설과 기술 확보를 위해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인수에 30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후 장외투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가 같은 해 9월 지분율 17.27%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앞서 인수한 플루토의 지분 1.05%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8.32%까지 늘어난다.

이렇게 파마리서치가 국내·외 의료기기·화장품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해 가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경영권 지분 매각설에 대해 업계에서는 재정적 문제를 개선하거나 사업의 전략적 재편을 염두에 두고 이뤄지는 일반적인 M&A와는 결이 다르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런 매각설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지난해 3월 파마리서치는 정상수 의장의 장녀 정유진 파마리서치USA 법인장을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는데, 이는 1958년생인 정 의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정 법인장의 경영권 상속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파마리서치는 정 법인장의 사내이사 선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조사 배경으로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주식 이동 등이 지목됐다. 34.51%의 지분율을 확보한 최대주주인 정 의장과 달리 정 법인장의 지분율은 0.1%에 불과하다.

한편 이날 김신규 파마리서치 대표는 "어떠한 매각 절차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특정 투자자와의 경영권 매각 관련 협상 또한 진행되는 바 없다"며 최근 불거진 매각설을 전면 부인했다. 매각을 위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자리일 뿐 매각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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