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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3년 전 比 1.7%↑
1위는 용산구 8%, 강북권은 여전히 회복세 더뎌
공급 부족 및 신축 선호 등 영향, 양극화 가속
이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 가격이 3년 전 고점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산, 성동, 서초 등 서울 중심 한강변 지역은 3년 전보다 5%가 넘는 실거래가 상승률을 보였다.
한강변 지역은 상승, 노원‧도봉은 하락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호갱노노가 제공하는 2021년 8월 대비 올해 8월 평균 아파트 실거래가 변동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울의 실거래가 상승률은 1.7%로 파악됐다. 최근 5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하반기에 비해 3년 뒤인 현재 자치구별로 실거래 가격의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의 25개 자치구별로 보면 서울 중심 한강변 위주로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치가 3년 전 고점을 넘어섰다. 용산구는 3년전보다 8.8% 오르며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성동구(5.9%), 서초구(5.3%), 강남구(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종로구(2.8%), 광진구(2.1%), 중구(1.8%), 강동구(1.6%) 역시 1~2% 상승했다. 마포구와 영등포구는 각각 0.5%, 양천구는 0.3% 올랐다.
반면 서울 중심에서 떨어진 강북권의 경우 3년전 고점보다 5~9% 하락한 상태다. 특히 노원구는 9.3% 떨어져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어 도봉구와 성북구도 각각 7.9%, 5.8% 내렸고, 강북구(-2.7%), 중랑구(-2.6%), 동대문구(-2.2%)도 하락했다. 은평구와 서대문구도 1.4%, 1.1% 각각 떨어졌다. 서울 서남권도 실거래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구로구와 금천구는 각각 4%, 3% 떨어졌고, 관악구도 2.4% 내렸다. 강서구와 동작구도 1.9%, 1% 각각 하락했다. 송파구는 강남3구를 비롯한 서울 동남권에서 유일하게 1% 하락해 3년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인천, 경기 모두 하락했다. 인천은 1.6%, 경기 5.7% 각각 내려갔다. 지방에선 강원도가 15.7% 올라 전국 상승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충북은 9%, 제주도 6.7% 상승해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이어 전북(5%), 경북(4.2%), 전남(4.2%)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광주광역시는 2.6%, 경남과 충남은 1.7%의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집값 회복세가 가장 더딘 지역으로는 세종이 이름을 올렸다. 세종은 9.5%의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대구도 8.7% 내렸고, 대전도 5.4% 떨어져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새 아파트 쏠림 현상 가속화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내에서도 실거래가 전 고점 회복 여부가 달라진 배경으로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을 꼽는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 변동 자료에 따르면 신축과 준신축, 그리고 구축의 강세가 뚜렷하다. 지난 6월 5년 이하 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1.03% 올랐고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은 0.86% 상승했지만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는 0.46% 올라 대조를 이뤘다.
올 상반기(1~6월) 누적 변동률도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이 1.31%로 가장 많이 올랐고 5년 이하 신축도 1.29% 뛰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10년 초과~15년 이하 1.15% △15년 초과~20년 이하 0.68% △20년 초과 0.21% 등의 순으로 나타나 신축에 가까운 아파트일수록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다.
업계는 이 같은 상승세가 사업 진행이 더딘 정비사업 추진 단지에서 촉발됐다고 본다. 올 들어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부동산R114 기준)이 0.14% 오른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0.06% 상승에 그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치솟는 공사비로 인한 분담금 부담도 구축 인기 하락을 부추겼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5로 이는 전년 동월 151.22 대비 2.40% 상승한 것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월 처음 150을 넘어서며 2분기까지 크게 오르다 잠잠해졌으나 올해 초부터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서울 내 상·하급지 양극화도 뚜렷
서울 내 실거래가의 양극화가 나타난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공급 부족이 거론된다. 서울 지역 안에서도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 정부가 내놓은 공급 대책만으로는 집값을 잡는 데 한계라는 분석이다. 상급지 갈아타기란 현재 살고 있는 집보다 더 살기 좋은 동네로 이사 가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권역과 마포, 용산, 성동 등 선호 지역 및 단지 위주로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를 자치구별로 나눠보면 6,833가구 중 마포구가 840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초구(490가구), 강남구(466가구), 송파구(452가구) 등의 순서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집을 사는 세대들은 불확실한 미래 투자보다는 지금 당장 편하게 살기를 원하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이나 준신축을 사려고 하고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면서 “요즘 갈아타기는 주택시장의 또 하나의 수요 축”이라고 설명했다.
상급지로 몰리는 외지인 거래도 증가 추세에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의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를 살펴보면 올 5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6,833가구 중 1,496가구는 서울 이외 지역 거주자들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5월 한 달간 거래된 전체 아파트 중 약 22%에 달하는 매물을 외지인이 투자 목적으로 사들였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해 6월 6,505건 중 1,533건을 기록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 8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도 사실상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토부는 8·8 공급대책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상급지에는 아파트를 대규모로 공급할 땅이 부족한 데다, 보통 공급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0~15년의 시차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시장 수요자들은 이번 상승장에서 올해나 내년 안에 집을 사려는 것인데, 신규 택지 발굴부터 시작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정책만 보고 아파트를 매수하지 않을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집값이 계속 올라갈 것이란 불안심리를 잠재워야 하는 것이 관건인데 공급대책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지방 미분양 물량을 1년 내에 사면 5년 양도세 면제, 분양가 할인, 대출 이자 할인 등 파격적인 패키지 정책을 내놓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