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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옥죄기 돌입한 은행권, 전세대출 제한에 둔촌주공만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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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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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銀 4곳이 전세자금 대출 제한, 둔촌주공 수분양자 발등에 불
전세자금 대출 열어 둔 하나은행, 대출 '쏠림 현상' 발생 우려
전세대출 대란에 분통 터뜨리는 수분양자들 "오락가락 정책으로 피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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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포레온 투시도/사진=둔촌주공 시공사업단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위기를 맞았다. 은행들이 가계부채를 옥죄기 위해 유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면서 해당 단지 수분양자들의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힌 탓이다.

전세대출 제한 본격화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3일부터 주택 보유자 및 신규 분양(미등기) 주택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기로 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의 뒤를 따른 것이다. 이들 은행은 또 일반 분양자가 전세 임차인을 구하고 임차인이 전세대출을 받는 당일 그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완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 등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고 가계부채를 옥죄겠단 취지다.

일선 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 제한을 본격화하면서 오는 11월 27일 입주가 시작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수분양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수분양자들은 계약금 20%를 내고 지난달 22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중도금 대출을 받았다. 11월에 맞춰 입주를 시작하려면 잔금 20%와 중도금을 내야 한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약 13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계약금을 20%만 냈을 시 입주 시점에 약 11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수분양자 입장에선 갑작스럽게 수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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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차만별' 가이드라인에 혼란 가중

은행별로 전세대출 가이드라인이 다른 탓에 혼란도 상당하다. 우선 NH농협은행은 조건부로 전세대출을 내주고 있다. 대출 실행일 전까지 임대인이 분양 대금을 완납한 사실이 확인되면 임차인에게 전세자금 대출을 실행해 주는 식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한 경우 전세자금 대출을 전면 중단했고, KB국민은행은 조건부 전세대출을 10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단 방침이라, 11월 말이 입주인 둔촌주공은 해당 사항이 없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규 분양 주택의 전세 임차인이 실수요자로 인정될 시 전세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인정 요건은 직장 이전,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부모 봉양, 학교 폭력, 이혼, 분양권 취득 등이다. 1주택자가 전세대출 역시 본인 또는 배우자의 보유한 1개 주택이 투기·투기과열지구의 3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아닌 경우에는 실수요자로 보고 대출을 취급한다.

이처럼 은행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가 크게 갈리다 보니, 일각에선 특정 은행에 수요가 쏠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하나은행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 전세자금 대출 중단을 발표하지 않은 곳이 하나은행뿐이라서다.

지난해 중도금 대출 기준 변경으로 청약자 피해 입기도

둔촌주공 수분양자들이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피해를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10월 정부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신규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허용 기준을 종전 9억원에서 12억원 이하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을 돕겠단 취지였지만, 그해 12월 분양시장에 나온 둔촌주공은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전용면적 84㎡형의 분양 가격이 12억4,000만~13억2,000만원 선에 형성돼 중도금 대출이 막혔기 때문이다. 이에 목돈이 없던 수요자들은 무더기로 청약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런데 지난해 1월 정부는 돌연 정책 방침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신규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분양가에 관계없이 전면 허용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사실상 둔촌주공 청약 포기자들만 손해를 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둔촌주공 수분양자들은 전세대출 사태에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우선 지켜보겠단 태도를 견지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언제든 정책을 바꿔 은행권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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