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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지원에도 출발선 못 벗어난 온라인 도매시장, 업자 '진입 장벽'부터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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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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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취급 금액 2,000억원, 총 거래액의 1% 미만
활성화 방안으로 '수입산' 취급 꺼내든 정부, 시장선 "서민 백안시한 행보"
정책자금 '일시 상환' 등 요건에 가로막힌 업체들, "플랫폼 진입부터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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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온라인에서 농수산물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도매시장'의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의 품질을 명확히 보증받을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지원 강화, B2B 플랫폼 통합하기도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온라인 도매시장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특정 구역 내에서 소수의 유통 주체 간 거래만 가능했던 기존 도매시장의 구조적 경쟁 한계와 물류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30일 농식품부가 출범한 전국 단위의 온라인 도매시장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출범 이래 정부는 다양한 정책사업 연계를 통해 이를 지원해 왔다. 우선 구매자들이 온라인 도매시장에서 전국 농산물을 비교할 수 있도록 중소형 마트나 외식·가공업체의 상품 등록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독려했고, 비축농산물 거래시스템(aTBid)을 온라인 도매시장 플랫폼과 통합해 거래 효율성을 높인 바도 있다. 최근엔 농협 온라인거래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이버거래소 등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통합을 타진하기도 했다. 파편화한 농산물 B2B 거래 플랫폼을 한데 모아 접근성을 제고하겠단 취지다.

여전히 저조한 이용률, 왜?

문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도매시장의 이용률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단 점이다. aT에 따르면 온라인 도매시장의 올해 취급 금액은 지난달 20일 기준 2,000억원 정도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온라인 쇼핑몰의 농수축산물 거래액이 총 10조8,000억원에 달한단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 소매상들의 온라인 도매시장 이용률은 총거래액의 1%에도 못 미친단 계산이 나온다.

업계는 온라인 도매시장의 '상품 신뢰도'를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거래인 만큼 상품을 직접 볼 수 없는 탓에 기존에 안면을 튼 판매자와 소비자 간 거래만 활성화되고 있단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신뢰성 있는 출하자의 발굴과 육성은 물론, 품질의 균질성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도 도입해야 한다"며 "출하 규격 및 품질 등급을 온라인에 적합하게 세분화함으로써 품질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온라인 도매시장 자체의 신뢰도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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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취급 논의 시작한 정부, 업계는 "진입 문턱 낮추는 게 우선"

이에 정부는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 방책으로 ‘수입산’ 취급 논의를 시작했다. 현재 공영 도매시장 거래 품목 중 수입산 비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취급되는 수입산 물품은 청과부류가 물량 기준 7.4%, 수산부류는 물량 기준 46.7%에 달한다. 결국 온라인 도매시장에도 수입산 물품의 수요를 끌어들여 이용률을 높이겠단 게 정부의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농업 상황과 농민 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수입 농산물을 지속 확산·도입하려는 건 서민을 백안시한 행보란 것이다.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시공간을 초월한 온라인 도매시장 내에서의 자유로운 거래로 출하자 가격 선택권을 확대하고 농업소득 증진을 기대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수입산 취급 논의는 온라인 도매시장을 수입 농산물 확대 정책의 발판으로 만들겠단 것"이라고 일갈했다.

일각에선 수입산 취급 논의보다 국내 농수산물업자들의 온라인 도매시장 진입을 보조하는 정책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도·소매 업체들이 새 플랫폼에서 거래를 하려면 기존에 이용 중인 정책자금을 일시 상환하고 서울보증보험(SGI)으로부터 신용등급 평가를 받은 뒤 새로운 보증보험 증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기존 농수산물업자가 온라인 도매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란 의미다.

이렇다 보니 온라인 도매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업체 수는 여전히 많지 않다. 실제 기존 민간 온라인 시장에 입점한 90여 곳의 구매업체 중 정부가 출범한 온라인 도매시장으로 넘어오지 않은 업체는 60여 곳에 달한다. 보증 심사 요건 완화 등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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