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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체코 정상회담에 두코바니 원전 사업 수주 기대감↑, 尹 "사업 수주 계기로 '원전 동맹' 구축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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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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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코바니 원전사업 '세일즈 외교' 나선 윤 대통령, "수주 성공 시 원전 동맹 구축"
양국 정상 '전방위적 협력 방안' 약속,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도 합의
자본조달 모델 불안정한 체코, "재정 여건 및 지출 여력 투명하게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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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프라하성에서 열린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한 이정표 역할을 자처했다. 페트르 파벨(Petr Pavel)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끌어낸 것이다.

한 자리 모인 한-체코 정상, 파벨 "한국 두코바니 사업 참여에 거는 기대 커"

19일(현지시각) 윤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에서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계기로 체코와 전략적 공조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최종 계약 체결까지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힘줘 말했다.

'두코바니 원전 수주가 양국 관계에서 어떤 의미 갖는지'를 묻는 질문엔 "원전 동맹이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바라카 원전을 처음 수주했을 때 UAE 현지에 원전 엔지니어가 3명에 불과했는데 15년이 지나 2,000명까지 늘었다"며 "두코바니 원전은 체결이 된다면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절차에 있어서 체코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새로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인력 양성 문제까지 협력할 것이라 그야말로 원전 동맹이란 것이 구축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원전을 함께 짓는다는 것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한 단계 도약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첨단과학 기술 분야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체코 측도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한국 컨소시엄이 수주할 것이라는 데 낙관적인 전망을 전했다. 파벨 대통령은 "체코도 한국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최종 수주에 낙관적이며 이 사업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기반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하는지에 따라 테멜린 신규 원전 사업이 고려될 것"이라며 "폴란드, 슬롭키아 등에서 원전 개발 계획이 있다. 우리가 한국과 협력할 잠재력이 크고 제3국 시장 진출을 같이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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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MOU 체결도

윤 대통령의 이번 체코 방문은 한국이 지난 7월 두코바니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따른 세일즈 외교 차원이다. 내년 3월 사업 수주를 확정 짓기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양국이 단순 원전 협력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했단 점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원전 협력을 계기로 바이오, 디지털,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 체코 정부와 함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수교 35주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는 내년도를 기점으로 정치, 경제, 문화, 과학기술과 외교안보, 국방, 방산과 같은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을 전면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협력 사업에 양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파벨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양국 외교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개발 협력과 인도적 지원 등 분야에서 협력 지지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연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이 평화와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함께 강구하기로 한 것"이라며 "재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양국 기업들이 사업정보 공유, 프로젝트 공동개발, 투자 공동유치 등의 구체적인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전 규제 높은 체코, 한수원 사업 역량에 우려 확산

업계에선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진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침체한 국내 원전 업계가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계기로 재차 빛을 발할 수 있단 기대감이 나온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사업 수주를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란 의견도 적잖이 나온다. 체코의 원전안전 규제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체코 국가핵안전청(SUJB)은 20년 넘게 서유럽의 원전 안전규제 표준을 활용해 왔다. 결국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수주할 시 유럽의 신규원전 표준이 된 코어캐처(사고로 용융한 핵연료가 원자로 외부로 유출될 경우 격납건물 외부로 추가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저장시설)와 이중 격납설계를 건설해야 한다는 건데, 한수원은 관련 분야의 시설을 건설해 본 경험이 전무하다. SUJB의 엄격한 안전 규제 아래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설비들의 안전성을 입증하며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은 한수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자본조달 모델이 다소 불안정하단 점도 문제다. 체코 정부는 이번에 원전 2기 건설사업에 대한 우협을 한수원으로 선정했으면서도 건설에 필요한 자금 계획은 두코바니 원전 1기에 한정했다. 민간 투자자를 찾을 수 없어 정부의 재정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 탓이다.

체코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원전 1기 건설을 위한 정부 지원 저리 장기대출 총 75억 유로(약 11조5,000억원)를 받았다. 이는 체코 정부의 2024년 예산 대비 8.6%가량으로, 국방(6.4%)이나 보건(7.5%) 부문 비중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여기서 원전 2기 건설에 대한 자금을 모두 대출받으면 예산 대비 원전 건설 비용이 17.3%까지 치솟는다. 체코 정부의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란 의미다. 정부 차원에서 체코 정부의 재정 여건과 지출 여력을 투명하게 검증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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