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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 집값 상승세 랠리, 8월 국평 최고가 '60억원' 기록
'플랜 B' 언급한 서울시장, 반포 토허구역 지정되나
토허제 실효성 의문 제기도, "반포는 실거주 수요도 높아"
서울 서초구 반포권역(반포·잠원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인 지역의 투자 수요를 반포가 흡수한 영향이다.
반포권역 집값 상승세, 래미안 원베일리 60억원에 손바뀜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달 전용 84㎡가 60억원(9층)에 손바뀜했다. 이는 3.3㎡당 1억7,600만원 꼴로, 전국 국민평형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 수준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올해 초만 해도 40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이후 집값이 상승하며 지난 7월 55억원으로 국평 최고가 기록을 세웠고, 약 한 달 만에 5억원이 또 오르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부동산 업계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이 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반포동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하려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로,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지역에서 투기가 성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토허제에 묶인 주거용 토지는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걸려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고, 2년간 매매·임대도 금지된다. 이런 탓에 토허제를 비껴나 갭투자가 가능한 반포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반등했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토허구역 확대" 시사
다만 반포 일대 주민들도 미래를 마냥 낙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허구역을 확대 지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라서다. 오 시장은 지난 8월 주택 공급 확대 관련 브리핑에서 "신고가가 발생하는 지역의 부동산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면 토허구역 확대 지정을 포함한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포동은 서울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강남권에서도 특히 오름세가 강한 지역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기준 같은 서초구 내에서도 반포동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40억7,000만원으로 서초동(13억6,000만원), 잠원동(18억9,000만원) 등 타지역을 압도했다.
거래량도 반포에 몰렸다. 부동산 실거래가 제공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서초구 거래량 상위권엔 반포자이(83건), 아크로리버파크(66건), 래미안퍼스티지(65건) 등 반포동 아파트들이 다수 포진했다. 사실상 반포가 집값 상승의 '진앙지'가 된 셈이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업계에선 토허구역 확대 지정이 현실화할 경우 반포가 1순위 지역으로 꼽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거주 수요 높은 반포, "토구역 가격 억제 효과 없을 것"
다만 일각에선 반포가 실제로 토허구역에 묶일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적잖이 나온다. 반포가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큰 가격 억제 효과는 없을 거라는 시선에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토허구역으로 묶이면 수요가 줄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거주 목적 수요가 많은 도심 주택의 경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라며 "실제로 토허구역으로 묶인 압구정, 잠실, 대치 등은 실거주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신고가가 속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역시 "이미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압구정동에서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고, 50억~60억 원대 반포 아파트를 대출받아 사는 비중보다 현금 부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제도 실효성과 사유 재산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반포권역의 실거주 수요를 고려하면 토허구역으로 지정한다고 하더라도 신고가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