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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진척 없으면 신통기획 후보지서 제외" 강수 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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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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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서대문구서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 취소 사례 등장
서울시, 입안 취소·단계별 처리기한제 도입 등으로 사업 추진 속도
"불이익 앞세워 조합 조종한다" 일각선 불만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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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후보지 거르기에 나섰다. 주민 갈등이 심한 지역을 과감하게 후보지에서 제외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속하지 않은' 신통기획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재개발 후보지 심의위원회를 통해 강북구 수유동 170-1번지 일대와 서대문구 남가좌동 337-8번지 일대의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을 취소했다. 이들 지역은 신통기획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의 비율이 30%를 넘어 이주민들 간 갈등·분쟁이 극심하던 곳이다. 향후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입안 동의 요건(찬성 50%)과 조합설립 동의요건(찬성 75%)도 충족하기 어려웠다.

신통기획은 지난 2020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입한 주택공급 모델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도시계획 관련 규제를 완화해 통상 5년 이상 소요되는 정비구역 지정을 2년가량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과 달리 공공이 사업 초기부터 민간의 정비 사업을 지원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문제는 신통기획 모델 도입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시점 신통기획 사업장 중 가장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곳은 올해 1월 정비구역이 지정된 중랑구 면목7구역이다. 하지만 면목7구역도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곳곳에서 신통기획이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기한 내로 절차 밟아라" 서울시의 압박

신통기획 재개발 사업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자, 서울시는 올해 2월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개정해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토지 등 소유자 25% 이상 또는 토지 면적의 2분의 1 이상이 반대하는 경우 ‘입안 취소’를 할 수 있다는 기준을 신설했다. 주민 갈등이 심한 구역을 후보지에서 배제해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이번 후보지 선정 취소는 기본계획 개정 이래 첫 취소 사례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한 서울시의 제도 개선 노력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일 서울시는 신통기획에 ‘단계별 처리기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신통기획 재개발 사업은 신통기획 자문 요청, 자문 결과 통보, 주민공람, 신통기획 완료, 심의, 정비계획 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시는 자문 요청 이후 결과 통보까지는 1개월, 이후 주민공람까지는 2개월의 처리 기한을 설정했다. 심의 상정은 신통기획이 완료된 후 2개월 내로 완료해야 하며, 심의 완료 후 3개월 내엔 정비계획 결정을 고시해야 한다. 해당 기한 내 사업이 진척되지 않을 경우 기존 신통기획 절차는 취소되고 일반 재건축 사업 단지로 전환된다.

단계별 처리기한제는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최초 적용된다. 시범아파트 정비계획은 이미 지난해 10월 심의를 통과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시범아파트에 오는 12월 30일까지 정비계획 결정 고시를 요청하라고 공문을 발송했다. 3개월의 처리 기한을 지키라는 주문인 셈이다. 향후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정비계획 결정을 앞두고 있는 압구정 2~5구역, 대치미도아파트 등에도 순차적으로 시범아파트와 동일하게 단계별 처리기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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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개선에 대한 평가 엇갈려

다만 업계에선 이 같은 서울시의 신통기획 개선 움직임을 두고 이견이 갈린다. 우선 일부 전문가들은 신통기획 자체가 공공성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갈등이 심한 소수의 사업지를 제외하고 사업 진척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통기획 자체가 일반 정비 사업보다 지자체의 손이 많이 가는 제도인 만큼, 시 차원에서 주민 반대가 심한 지역까지 포용할 수는 없다”며 “정책 수용성이 높은 후보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주택 공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신통기획 취소 시의 불이익을 이용해 정비사업 조합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통기획이 취소돼 일반 재건축 사업 단지로 전환될 경우,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재개발 사업 기간이 대폭 지연될 수 있어서다.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 상황에서 사업이 미뤄질 시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 역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한 신통기획 후보지 조합원은 “신통기획 신청 당시에는 조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것처럼 해놓고, 기부채납 등 서울시가 원하는 조건을 안 들어주면 후보지 지정 취소를 하겠다니 막막하다”며 “조합원으로선 사실상 서울시가 내세우는 조건을 거부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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