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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안보 영향 심사 종료 15일 이내 바이든 대통령 결정 일본제철은 클로징보너스 제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연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한 ‘불허’를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도 당선 이후 처음으로 US스틸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산업화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미국 철강 회사인 US스틸을 외국 기업에 넘겨줄 수 없다는 인식이 초당적으로 형성된 가운데 일본제철은 클로징 보너스 지급 등을 제시하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CFIUS "인수 시 中 철강 공급 과잉으로 안보 위협"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연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불허'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그동안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따른 안보 영향 문제를 검토해왔는데 이달 22∼23일께 바이든 대통령에게 위원회 결정을 통보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CFIUS의 권고를 청취한 후 15일 이내 최종 방침을 발표하거나 아니면 CFIUS의 심사를 연장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CFIUS의 심사를 연장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로 결정이 넘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심사 연장없이 15일 이내 최종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공식적으로 막을 것으로 전망된다. CFIUS는 지난 9월 일본제철 등에 서한을 보내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할 경우 중국의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국가안보에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美 대선 맞물려 민주·공화 모두 US스틸 매각 반대
지난해 12월 세계 4위의 철강회사인 일본제철은 경쟁 입찰 끝에 인수자로 선정된다. 인수금액은 기존 주가보다 40%나 높은 149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였다. 양사는 올해 4~9월께 최종 계약서에 사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 주요 기업이 해외에 매각될 때, 미국 재무장관 등이 참여해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없는지 등을 판단하는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제동을 걸었다. US스틸을 외국 기업이 사들일 경우 철강 산업이 받쳐줘야 하는 운송·건설·농업 분야의 국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국가안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애초 예정됐던 두 회사의 최종 계약 시기가 미국 대선 기간과 맞물리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US스틸 본사와 미국철강노동조합이 있는 펜실베이니아가 대선 격전지의 한 곳이어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 계약에 '매각 반대' 뜻을 보여 왔다. 당시 요미우리신문은 "85만여명 조합원을 보유한 미국철강노조가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인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며 "미국 내 매각 반대 분위기 배경에 11월 대선에서 '표 끌어모으기'가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1901년에 설립된 US스틸은 설립 당시 세계 최초로 자본금 10억 달러는 돌파했으며 100년 가까이 국제 철강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일본·한국·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새로운 기술 투자에 소홀하면서 현재는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24위의 작은 철강회사로 전락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불려온 만큼 미 정치권에서는 미국 산업의 근간인 철강 산업의 대표 기업을 외국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초당적으로 형성돼 있다.
트럼프 "US스틸 매각 반대" 당선 후 첫 입장 표명
대선 운동 기간 중 US스틸의 인수를 반대해 온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일 자신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한때 위대하고 강력했던 US스틸이 외국 기업, 이번 경우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것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련의 세제 혜택과 관세 조치들로 US스틸을 다시 강하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대통령에 취임하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막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확정 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언급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시장 일각에서 트럼프가 대선 승리 후 해당 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으나, 이번 발언으로 이 거래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일본제철은 당근책을 내놓으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일본제철은 이날 자사 누리집에 "현재 진행 중인 인수 거래가 최종 완료되면 US스틸 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선임 매니저 이하 모든 직원에게 5,000달러(약 710만원)의 클로징(계약완료) 보너스를 주기로 결정했다"며 "노조에 속한 조합원에게는 노조 대표를 통해 같은 클로징 보너스 지급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US스틸 직원들의 지지를 모아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