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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6월 정상회담 논의 시작, 개최시기·개최지 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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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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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美·中 정상회담 논의 
홍콩 SCMP·美 WSJ, 개최시기 두고 엇갈린 전망
관세 전쟁 격화하는 가운데 회담 성사 여부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미·중 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회담의 개최 시기와 개최지 등을 놓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외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 이전인 4월에 중국에서 개최될 것이란 전망과 두 정상의 생일이 있는 6월에 미국에서 열릴 것이란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최근 양국 간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각국의 외교적 고려와 경제적 상황이 회담 성사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WSJ "두 정상의 생일 시점인 6월 성사 가능성"

1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6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다만, 이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6월이 생일인 점을 고려해 '생일 정상회담'의 의미도 있다"며 "회담 장소와 관련해 중국 측은 베이징 개최를 선호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시 주석이 방미하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찾는 방식으로 회담이 성사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워싱턴DC를 찾을 경우 외양적으로 시 주석이 미국에 경제적 압박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중국 측 우려가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 초에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제품에 대해서는 이른바 '10+10%(모두 20%)'의 추가 관세가 붙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에 맞대응해 이날부터 미국 농축산물 등에 대해 10∼1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 조치를 강화했다.

SCMP "트럼프 대통령 중국 방문 먼저 논의 중"

반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0일 단독 기사로 양국 정상이 무역전쟁 격화에도 불구하고 빠르면 다음달 중국에서 만날 수 있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집권 1기인 2017년 4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 것처럼 이번에도 마러라고를 방문하기를 희망했지만, 중국은 베이징이나 워싱턴에서 더 공식적인 장소를 원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SCMP는 "두 나라 정상 모두 상대방 국가를 방문해 외교적 승리를 보여주기를 원하지만,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중국 방문 이후 시 주석이 미국을 찾을 때는 2017년처럼 마러라고를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은 미국을 방문하더라도 마러라고가 아닌 워싱턴에서 더 공식적으로 회동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정상회담의 개최지와 개최 시기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100일 안에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한 점을 들어 11일 폐막한 양회(중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국을 방문할 경우 외교적 승리가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2023년 11월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점을 들어 이번에는 미국 측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관례에 맞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두 정상, 관세 전쟁 중에도 대화 가능성 언급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양국의 관계가 악화했지만, 두 정상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취임 3일을 앞둔 올해 1월 17일 시 주석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취임 이후 시 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통화했고 그의 측근들과도 얘기를 나눴다"며 "그와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중국에 부과한 추가 10% 관세 발효 전날인 지난달 3일 트럼프 대통령은 "24시간 이내에 시 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튿날 "시 주석과의 통화는 적절한 때에 이뤄질 것이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경제력이 강하고 무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이 막 나가도록 내버려뒀고, 우리는 중국에 연간 1조 달러(약 1,450조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지금처럼 많은 돈을 빼내도록 놔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미국와 대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AP통신 등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3일 전에 이뤄진 통화에서 이견보다는 대화와 소통, 협력에 무게중심을 뒀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미 관계가 미국 대통령 새 임기에서 좋은 출발을 하기를 희망하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을 얻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며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호혜·윈윈으로, 대결과 충돌이 우리의 선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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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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