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폴리시] 中·日 관계 경직, 긴장 완화의 출발점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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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상호 불신과 안보 경쟁이 지역 긴장 구조를 고착 정치·여론 결합으로 외교적 선택 폭이 축소되는 현실 긴장 완화를 뒷받침할 교육·교류 기반의 필요성 부상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의 상호 불신이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2024년 조사에서 중국 응답자의 87.7%가 일본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일본에서도 거의 같은 비율이 중국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사회 전반의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주며 양국 관계를 경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군사력 강화만으로 긴장을 관리하기 어렵다. 여론이 이미 경직된 상황에서는 우발적 마찰이나 정보 해석의 차이조차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정책은 부수적 조치가 아니라 긴장 완화를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일본의 안보 기조 변화가 긴장감을 높이는 배경
일본 정부의 최근 안보 노선은 지역 정세의 민감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방위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2% 수준으로 조기 달성하겠다고 밝히며 일정 전체를 앞당겼다. 대만 관련 사안에서도 강경한 대응 의지를 드러내면서 정책 방향이 분명하게 설정됐다.
이 노선은 시작부터 높은 지지율로 뒷받침됐다. 2025년 11월 말 산케이–FNN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75.2%였고,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방위비 증액에는 꾸준한 찬성이 확인됐다. 반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군과 공동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여론이 팽팽하게 갈렸다.
문제는 국내 지지가 클수록 외교적 공간이 좁아지는 점이다. 군사적 판단 중심의 정책 흐름은 사회 인식을 경직시키고, 상대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를 강화해 외교적 협상 여지를 줄인다. 양국 간 교육·학술·문화 교류가 약화될수록 이러한 경직성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주: 비호감도 비율(X축), 항목(Y축)/중국인의 일본에 대한 평가, 일본인의 중국에 대한 평가
양국의 긴장이 정치에서 소비되는 구조
일본의 방위비 증가는 정치권에서 강력한 메시지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다. 실제로 방위비는 2022년 약 346억 달러(약 46조7,000억원)에서 2025년 557억 달러(약 75조2,000억원)로 증가했다. 5개년 증강 계획도 이미 3년째에 접어들어 정책적 방향이 명확히 제시됐다.
이 변화는 유권자에게는 대비 태세를 강화한다는 신호로, 중국에는 군사력 확대의 의지를 드러내는 신호로 전달된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지지율 상승에 기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적 유연성을 제한한다. 긴장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명할수록 군사적 대응이 유력한 선택지로 자리 잡고, 복합적 접근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모순이 나타난다. 11월 중순 조사에서 방위비 조기 증액에는 60.4%가 찬성했지만,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군과 공동 작전에 참여할지 여부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억지력을 강화하고 싶지만, 전면 충돌은 피하고 싶다는 상반된 정서가 동시에 존재한다.
이 지점을 조정하는 수단이 교육이다. 시민이 갈등 관리 방식과 외교적 대안을 현실적으로 상상할 수 있어야 정치적 메시지도 완화의 방향을 포함할 수 있고,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피할 정책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주: 시점(X축), 국방예산 금액(Y축)
동아시아 판도를 다시 흔드는 일본–중국 경쟁
일본과 중국의 긴장은 양자 관계를 넘어 주변국의 전략적 선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과 필리핀이 2025년 9월 발효한 새로운 안보 협정은 한반도에서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협력망을 강화하며 지역의 안보 축을 재편했다. 한국에서도 2025년 처음으로 일본에 대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넘어서는 변화가 나타나며 지역 정서의 판도도 달라졌다.
동시에 외부 압박은 더 거세지고 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미국에 긴장 관리를 요구하는 논조를 보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통화한 직후 다카이치 총리와도 연락해 상황 악화를 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여론조사에서는 중국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부정적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해상 경계선 충돌, 영공 주변 비행 논란과 같은 단일 사건이 과도하게 확대될 위험이 있다. 여론이 이미 충돌을 예상하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는 만큼 오해와 과잉 대응의 가능성은 더 커진다.
교육을 통한 긴장 완화
사회적 비용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일본 방문과 유학에 신중할 것을 권고한 뒤, 항공사들이 대규모 환불을 진행했고 일본행 항공권 약 50만 장이 취소됐다는 추정도 나왔다. 관광업 관련 주가는 하락했고 영화 개봉이 연기됐으며, 대학 간 교류 역시 중단됐다. 양국 간 인적 흐름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류가 줄어들면 왜곡된 정보가 확산되기 쉽다. 학생들이 상대국을 직접 접할 기회를 잃고, 교육 현장에서 복합적 논의가 줄어들수록 사실과 추측의 구분이 흐려진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식을 경직시키는 구조로 이어진다.
교육 분야는 즉시 시행할 수 있는 조치가 많다. 일본·중국·한국의 학교는 다양한 역사 서술을 도입해 하나의 관점에 고정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동일 사건의 교과서 서술 차이를 비교·분석하는 수업도 학생의 판단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대학은 이동 제한 상황에서도 유지 가능한 온라인 공동 강의를 마련할 수 있으며, 각국 교육부는 연도별 예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언어 프로그램과 교류 장학 제도를 통해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외교·안보 환경에서 중요한 완충 장치다. 사회적 연결이 유지될수록 오해와 과잉 대응의 위험이 줄어들고, 긴장이 높아지는 국면에서도 정책 선택의 폭을 확보할 수 있다.
정책 균형을 위한 새로운 기준
방위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 기반도 함께 보완할 필요가 있다. 교육 투자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역사교육, 교류 프로그램, 위기 대응 교육은 단기간에 추진이 가능하고 동맹국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워싱턴·서울·마닐라는 군사 협력과 더불어 정보 대응력과 교육 협력을 공식 의제로 포함하고, 교사 연수·언어 프로그램·시뮬레이션 기반 교육을 공동 지원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정책을 평가하는 기준은 분명하다. 방위 역량이 강화되는 흐름과 함께 상호 이해를 넓히는 장치도 병행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두 요소가 함께 작동할 때 전략은 균형을 갖춘다.
앞으로도 지역 정세의 변동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일본의 조치를 지속적으로 비판할 것이고, 미국은 동맹을 지지하면서도 자국 상황에 따라 태도를 조정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교육 기반의 대화 구조가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과 중국의 긴장은 앞으로도 동아시아 질서의 중요한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군사력 강화만으로는 안정이 유지되기 어렵다. 사회가 갈등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방식까지 함께 정비돼야 작은 사건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핵심 기반이 된다. 역사교육, 교류 프로그램, 비판적 사고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 외교적 충돌이 생기더라도 인적 연결이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정책이 단기 논란에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적인 교육 투자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동아시아의 안정은 다음 세대가 무엇을 배우고,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교육을 안보의 일부로 보는 접근은 즉각적 성과를 내지는 않지만, 긴장을 관리하고 충돌을 방지하는 가장 신뢰도 높은 장기 전략이 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chooling for Restraint: Why Japan-China tensions now require an education-first strateg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