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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체온까지 구현한 휴머노이드 등장, 중국 로봇 산업이 노리는 ‘고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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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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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신체 조건 정밀 모사 단계 진입
저가·보급형 시장 확대와 이중 전략
기술력 입증·고부가가치 수익 도모
줘이더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모야(MOYA)'/사진=줘이더로보틱스

중국에서 사람의 체온과 피부 촉감을 재현한 초고가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개되며 로봇 산업 전반의 전략 변화를 시사했다. 단순 보행이나 동작 구현에 머물렀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생체 조건을 정밀하게 모사한 사례가 등장하면서 중국이 휴머노이드 기술의 상단을 어디까지 끌어올렸는지가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저가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량 생산하며 시장 저변을 빠르게 넓히는 추세다. 대중화와 고급화가 병행되는 이중 구조 속에서 초고가 모델은 기술력 과시를 넘어 수익성과 산업 경쟁력을 시험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 

인간과 유사한 온기·촉감 재현 시도

3일 기술 전문 매체 소후닷컴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기업 줘이더로보틱스(Zhuoyide Robotics, 卓益得机器人)는 최근 사람의 체온과 피부 촉감을 그대로 재현한 초고가 휴머노이드 로봇 모야(Moya)를 선보였다. 키 165cm, 무게 32kg으로 성인 여성의 외형을 지닌 해당 로봇은 ‘접촉 감각’에서 기존 휴머노이드와 큰 차이점을 보인다. 친환경 실리콘 소재를 적용한 피부 구조와 내부에 탑재된 지능형 온도 조절 시스템을 통해 모야는 사람과 유사한 32~36°C 체온을 상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모야의 생체 모사 기술은 촉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두상에는 25개의 고정밀 구동 장치가 배치돼 웃음과 찌푸림, 고개 끄덕임 등 미세한 안면 근육 변화를 구현할 수 있다. 또 몸체에는 16개의 자유도(DOF)를 갖춘 관절 구조가 적용돼 평지 보행뿐 아니라 방향 전환, 계단 오르내리기 등 기본 동작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줘이더는 “모야의 걸음걸이는 인간 보행과 약 92% 수준으로 일치한다”면서 “여기에 고정밀 3D 내비게이션과 분산형 압력 센서 시스템을 결합해 복잡한 실내 환경에서도 장애물을 인식하고 경로를 계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능 구조 역시 고급 모델을 전제로 한 설계가 반영됐다. 모야에는 줘이더가 독자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이 대화의 맥락을 기억하고 사용자의 반응을 학습한다. 장기간 상호작용을 전제로 사용자의 취향과 감정 상태를 파악해 맞춤형 반응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모야를 돌봄, 교육 보조, 고급 서비스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정서적 동반자’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출시 가격은 120만~150만 위안(약 2억5,000만~3억1,000만원)으로 양산이나 보급보다는 기술 완성도와 상징성에 초점을 둔 모습이다. 

업계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주목했다. 최근 중국 로봇업계가 체온·촉감·정서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고급화는 물론,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산업용 휴머노이드 기술을 병행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한창인 까닭이다. 영하 47.4°C 환경에서 장거리 자율 보행에 성공한 휴머노이드 ‘G1’을 공개하며 로봇의 전천후 운용 가능성을 입증한 유니트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성공 사례들은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단일 용도에 국한하지 않고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품 국산화로 저가 모델 상용화 

다만 중국의 로봇 기술 고도화 이면에서는 저가 모델을 앞세운 가격 경쟁도 동시 전개 중이다. 초고가 생체 로봇이 기술 상단을 형성하고, 대량 생산을 전제로 한 보급형 모델이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는 구조다. 카이위안증권은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0-1’ 단계에서 ‘1-10’ 단계로 이동했다”고 진단하며 “2026년에는 ‘10-100’ 단계, 즉 대량 생산과 본격 확산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가오공로봇산업연구소 역시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전년 대비 650%이상 증가한 6만2,500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주문과 납품 사례에서 확인되는 산업 현장의 체감 속도는 훨씬 빠르다. 유비테크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워커 S2’의 누적 출하량이 1,000대를 넘어선 상황에서 연간 납품량이 500대 이상, 연간 주문액은 14억 위안(약 3,000억원)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생산 목표도 1만 대 이상으로 설정됐다. 또 애지봇은 지난해 5,100대를 출하한 데 이어 올해 수만 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갤봇 역시 바이다정공과 협력해 1,000대 이상의 체화 지능 로봇 배치를 예고했고, 엔진AI는 순찰·점검 분야에서만 3,000대 이상의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로봇업계가 양산을 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품 비용의 급격한 하락이 자리한다. 장레이 국가·지방 공동 구축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 수석과학자는 “2018년 5만~6만 위안(1,000만~1,200만원)에 달하던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식 관절 비용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는 다시 저가·보급형 모델의 상용화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실제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유니트리 R1 지능 파트너’는 시장 가격이 2만9,900위안(약 620만원)으로 책정됐고, 노에틱스 로보틱스의 소형 휴머노이드 ‘부미’는 사전 판매가가 9,998위안(약 208만원)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가격대 별로 분리된 이중 구조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저가 모델은 소비급 시장과 산업 현장에서의 대량 배치를 목표로 가격 경쟁과 기본 성능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고가 시장은 감성 상호작용과 고정밀 동작, 특수 환경 대응 능력 등 고부가가치 기능을 중심으로 별도의 수요층을 공략하는 식이다. 이처럼 동일한 휴머노이드 범주 안에서 1만 위안 미만의 대중형과 100만 위안을 훌쩍 웃도는 초고급형이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는 중국이 기술 확산과 수익성 실험을 병행하는 전략을 택했음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유지·보수 등 지속적인 수익 모델 설계

중국은 이 같은 이중 전략 가운데서도 고가 상품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한창이다. 대규모 보급형 로봇은 정부 정책과 산업 육성 목적이 강해 단독 사업으로는 마진 한계가 분명하지만, 고급 휴머노이드는 단가 자체가 높고 활용 시나리오가 명확해 수익 구조를 설계하기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유니트리를 비롯한 다수 로봇 기업이 정밀 제조와 위험 작업, 고급 서비스, 연구·개발 실증 등 가격 민감도가 낮은 영역을 중심으로 고가 로봇의 적용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기술 집약도를 통한 단위 제품당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방향성으로 해석된다. 

수익성 관점에서 고급 휴머노이드는 부가 수익 창출의 거점 역할도 수행한다. 고가 모델은 초기 도입 비용이 크지만, 장기 운용 계약을 비롯해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맞춤형 기능 추가 등으로 지속적인 수익 흐름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대량 판매를 전제로 한 저가 모델과는 다른 사업 구조다. 중국 로봇 기업들이 고급 휴머노이드에 독자적 제어 시스템, 고자유도 관절, 고토크 액추에이터, 정밀 센서 융합 기술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이유다. 아울러 고급 모델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이를 다시 보급형 제품으로 이전하는 방식은 중국 제조업 전반에서 반복돼 온 전략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인공지능(AI)과의 결합 역시 고급 모델 전략의 핵심 축이다. 중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업화하는 생태계를 통해 고급 휴머노이드에 고성능 AI를 빠르게 결합했다. 화웨이의 판구(Pangu) 모델을 비롯한 자국 AI 기술이 로봇 기업들과 결합되면서 고급 휴머노이드 역시 상황 판단과 작업 맥락 이해 능력에서 월등한 개선을 보였다. 이는 다시 ‘체화된 지능’ 확보로 이어져 실제 현장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물리 데이터를 알고리즘 개선으로 환류시키는 구조를 만든다. 고급 모델은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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