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AI 확산 속도 못 따라가는 교육, 생산성 양극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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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확산 속도 못 따라가는 교육체계 학력·소득 따라 벌어지는 AI 역량 격차 검증된 직장 교육이 생산성 경쟁력 좌우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뉴욕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미국 취업자 가운데 업무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비율은 39%에 달했지만, 고용주로부터 관련 교육을 받은 비율은 15.9%에 그쳤다. 그 결과 AI 활용 역량에 따라 생산성과 임금, 고용 안정성의 격차도 점차 벌어지는 모습이다. 전문성과 판단력에 AI 활용 능력을 갖춘 근로자는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체계적인 교육 없이 독학에 의존하는 근로자는 AI 활용 과정에서 실수를 반복하거나 일자리를 잃고 임금이 낮아질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 이러한 차이는 기업 경쟁력으로도 이어진다. 교육체계를 갖춘 기업은 적은 자원으로도 높은 성과를 내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같은 AI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도 기대한 만큼의 생산성 향상을 거두지 못한다.
AI 확산 못 따라가는 교육체계
생성형 AI는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 코딩, 분석, 의사소통에 드는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를 검증하며 이를 실제 업무와 의사결정에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AI 활용 성과는 결국 이러한 판단 역량을 얼마나 갖췄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기존 교육체계는 이 같은 변화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한다. 기업은 AI를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지만, 대학의 학위과정은 교육 기간이 길고 비용 부담이 커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적기에 길러주기 어렵다. 자기주도형 온라인 교육 역시 학습 내용의 선택과 성과 검증을 개인에게 맡긴다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은 한계는 실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2026 디지털 평생학습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사용 편의성을 학습 참여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교육 콘텐츠가 충분하더라도 학습자가 쉽게 접근하고 단계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과정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제 참여와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기초 역량이 부족하거나 직장에서 학습시간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일수록 교육에서 소외되기 쉽다. 앞으로의 역량 격차는 연령보다 기존 전문성과 학습 여건, 일자리의 질, 직장의 지원 여부에 따라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멘토링과 유급 학습시간, 공식 자격인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풍부한 디지털 콘텐츠도 기존의 불평등을 고착화할 수 있다.

교육 격차가 키우는 생산성 양극화
교육 기회의 차이는 근로자의 생산성과 임금 격차로 이어진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졸자의 AI 사용률은 58.7%였지만 비대졸자는 22.9%에 그쳤다. 연소득 20만 달러(약 2억8,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AI 사용률은 66.3%였던 반면, 5만 달러(약 7,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은 15.9%에 불과했다. 업무에 AI를 활용한 근로자의 3분의 2가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점을 감안하면 교육과 훈련 기회의 격차가 생산성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이 같은 흐름은 세계적으로도 확인된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체계적인 교육에 참여한 근로자는 전체의 약 16%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성인역량조사(PIAAC)에서도 성인 5명 가운데 1명은 문해력과 수리력, 적응적 문제 해결 능력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수리력이 표준편차 1만큼 높아질 때 임금은 약 9%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활용이 질문을 구성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이러한 기초 역량의 가치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교육과 조직 운영 방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고객서비스 상담원 5,17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생성형 AI 보조도구를 도입한 뒤 생산성이 평균 15% 향상됐으며, 특히 경력이 짧고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에게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났다. 숙련자의 업무 방식을 AI에 반영해 조직 전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교육 투자 막는 시장의 한계
AI 역량이 노동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의 인재 확보 방식과 조직 운영에도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조사와 분석, 문서 작성, 업무 조정까지 수행하는 이른바 '초인적 노동(SuperHuman Labor)'이 새로운 인재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보상을 제시하는 대신 신입 채용을 줄이거나 단순·반복 업무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시장만으로는 이러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업은 교육받은 근로자가 다른 회사로 이직할 가능성을 우려해 범용 역량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근로자도 교육이 실제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고, 특히 저임금 근로자는 무급 학습에 따른 소득 감소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 정부 역시 성인교육 투자에 소극적이다. ILO에 따르면 전체 교육예산의 1% 미만을 성인교육에 배정한 국가는 46%에 달한다. 이 같은 구조는 결국 노동시장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30년까지 재교육이 필요한 근로자 100명 가운데 11명은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에서 배제된 인력이 늘어날수록 노동력 부족과 전환 비용은 커지고 기업의 AI 도입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
직장 교육의 새 과제
AI가 업무 과정에서 학습을 돕는 도구로 활용되면서 직장 내 교육의 일부를 대신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AI의 효과는 모든 업무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어떤 업무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판단 오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턴트 75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확인됐다. AI 활용에 적합한 과제를 수행한 사용자의 작업속도는 25.1% 빨라졌고 과제 완료량도 12.2% 늘었다.
반면 AI가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과제에서는 정답을 제시할 가능성이 19% 낮아졌다. 이에 따라 AI 평생학습도 실제 업무 성과와 연결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기업은 유급 학습시간을 보장하고 공인 단기자격과 업종별 공동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 대상도 정규직뿐 아니라 계약직과 파견근로자, 이직 과정에 있는 근로자까지 넓혀야 한다.
AI 도입 속도는 이미 교육의 속도를 넘어섰다. 이제는 단순히 교육 기회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평생학습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훈련을 현장과 긴밀하게 연계해 학습이 곧 업무 성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증된 직장 내 학습체계는 AI의 생산성 효과를 기업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AI 시대 노동시장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Training Gap Behind the Rise of SuperHuman Labor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