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폴리시] 日의 對中 정책, ‘감정’ 아닌 ‘현실’에서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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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 경쟁력 확대, 일본 전략 재정비 필요 정치권 강경 기조와 경제 현실 괴리 심화 민간기업 대중 투자 선별 확대 전환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4년 중국은 7만1,600건의 국제 특허를 출원한 반면, 일본은 4만8,397건에 머물며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졌다. 같은 해 중국의 연구개발(R&D) 지출은 3조6,130억 위안(약 78조8,120억원)에 이르렀고, 전기차 판매량은 1,100만 대를 넘어섰다. 전 세계 전기차 생산의 7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산업 규모와 공학 역량, 상업적 실행력 전반에서 세계 경제사에서 보기 드문 수준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이 마주한 현실을 분명히 드러내며 대중 접근법의 재정비 필요성도 함께 부각된다. 안보를 지키고 경제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지역 혁신을 이끄는 중국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대중 인식과 정책 현실의 간극
일본 내 대중 담론은 여전히 감정과 가치 판단에 기울어 있다. 중국을 위협적 존재로 보는 시각이 대표적이다. 이는 대만 해협의 긴장과 중국의 경제적 압박, 누적된 불신 등 현실적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다만 2024년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문화·예술 교류와 유학생 교류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응답도 여전히 확인된다. 국가 간 호감도는 낮지만 민간 차원의 접점은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문제는 이러한 감정이 정책 판단을 앞설 때다. 도덕적 비판과 실익 계산이 뒤섞이면서, 정교한 외교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관계 단절을 지향하는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일본 정치권은 안보와 가치를 앞세워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지만, 현장의 경제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2024년 양국 교역 규모는 44조2,000억 엔(약 417조5,460억원)으로 전체 무역의 20.2%를 차지한다. 대중 투자도 전년 대비 6.1% 증가한 5,116억 엔(약 4조8,320억원)에 이르렀다. 3만1,000개가 넘는 일본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수사와 달리 양국 경제는 이미 깊이 얽혀 있는 상태다.

기술 경쟁 속 현실적 대응 전략
정치권의 강경 발언과 경제 현실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본에 필요한 것은 감정적 거리 두기보다 중국의 혁신 구조를 정확히 읽는 일이다. 갈등의 성격 역시 문화나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재편된 공급망과 산업 구조의 충돌로 봐야 한다.
중국은 이미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 영역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중국은 국제 특허 출원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R&D 지출 증가율도 8%대를 이어간다. 국가 주도의 지원과 거대 내수 시장, 빠른 상용화 역량이 결합된 혁신 구조가 자리 잡은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중국이 약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기댄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도체와 방위 기술, 핵심 인프라 등 안보와 직결된 분야는 엄격히 관리하되, 배터리 화학과 산업용 소프트웨어,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는 협력과 학습을 병행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조사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63.2%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민간 기업들이 수익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대중 투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이미 전략을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론과 전략 사이의 균형
최근 일본 내 여론은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인적·학술 교류까지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모든 교류를 잠재적 안보 위협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며, 이는 인재 확보와 연구 네트워크 유지에 부담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장기적 비용도 불가피하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일본이 중국과 거리를 두는 과정에서 전문가 부족과 연구 기반 약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류 축소는 결국 중국의 변화를 읽어낼 정보력과 분석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은 단기 여론이 아니라 제도에 기반해 추진돼야 한다. 외교와 경제는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작동하지만, 정치권이 강경 기조에 기대는 흐름이 이어지면 정책의 일관성은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핵심은 여론에 기대는 메시지와 냉정한 국익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 있다. 일본이 중국의 강압적 행위를 용인하거나 기존 동맹을 훼손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대응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감정에 치우친 거리 두기에서 벗어나 관여와 경쟁을 함께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Japan China Policy Cannot Be Built on Dislik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