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격차 뚜렷" HBM3 양산에도 난항 겪는 中, SK하이닉스·삼성전자 떠난 레거시 시장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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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한계 부딪힌 中 CXMT, HBM3 양산 차질 28나노 이상 레거시 시장서 中 반도체 영향력 확대 전망 SK하이닉스·삼성전자, 레거시 비중 줄이고 차세대 기술에 집중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율·장비 확보 등의 문제로 양산 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돼 온 가운데, 열 제어까지 난제로 부상하며 상용화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CXMT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한동안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주요 메모리 업체가 발을 뺀 레거시(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머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CXMT HBM3 양산 재차 지연
21일(현지시각) IT 매체 컴퓨터베이스는 CXMT가 4세대 HBM(HBM3) 양산 목표를 내년 이후로 미뤘다고 보도했다. CXMT는 약 3년 전 HBM 개발에 본격 착수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립 전략에 발맞춰 관련 투자를 급격히 확대해 왔다. 미국의 제재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등의 수입이 어려워지자 자체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HBM3 공정에 생산 능력 일부를 배정하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수십억 달러 자금을 차세대 D램과 HBM 라인 확충에 투입하는 등 실질적인 설비투자 규모도 대폭 늘렸다.
CXMT의 초기 로드맵은 2025년 HBM3, 2027년 5세대 HBM(HBM3E) 양산이었지만, 낮은 수율과 장비 도입 지연 등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가장 최근에 알려진 양산 목표 시점은 올 상반기였다. 문제는 CXMT가 현재까지도 각종 한계로 인해 양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CXMT가 생산한 HBM3 칩은 과도한 발열 탓에 동작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는 단순한 초기 불량을 넘어 장기적인 내구성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삼성전자가 초기 HBM 도입 과정에서 겪었던 문제와 유사한 성격을 띤다. 당시 삼성전자는 열 제어 이슈를 해결하는 데 1년 반 이상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주요 시장과의 기술 격차 역시 상당하다. 엔비디아의 호퍼 GPU가 HBM3를 탑재하며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한 것은 2022년이다. 약 4년이 지난 현시점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이미 HBM3E 양산 확대와 6세대 HBM(HBM4)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엔비디아 베라 루빈과 AMD MI400 등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칩도 본격적으로 HBM4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HBM4는커녕 HBM3 양산에도 차질을 빚는 중국은 선단 경쟁에서 한참 뒤처져 있는 셈이다. 여기에 미세 공정의 수율 및 패키징 기술 확보, 시장 신뢰 제고 등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여전히 많다.
中 중심으로 움직이는 레거시 시장
시장에서는 한동안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레거시 시장에서 머무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중국 파운드리 기업들은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의 레거시 반도체 위주로 생산을 확대해 왔으며, 글로벌 고객사의 수요도 일정 부분 확보한 상태다. HP, 델, 에이수스, 에이서 등 글로벌 소비 가전 기업들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 목록에 포함할 정도다. 이는 공급망 다변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 속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2,019억 달러)를 경신했으며, 반도체 무역적자도 2,224억 달러(약 328조8,400억원)로 2021년(2,787억 달러) 대비 20% 감소했다. 개별 기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중국 낸드플래시 기업 YMTC의 지난해 3분기 세계 출하량 비중은 13%까지 뛰었다. CXMT도 최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4~5%대까지 끌어올리며 대만 난야를 제치고 세계 4위권에 안착했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상위 3사의 합산 점유율이 90%를 상회하는 만큼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향후 이들 기업의 레거시 시장 내 영향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I발(發) 수요가 폭증하며 HBM 및 첨단 D램의 수익성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거시 반도체 생산 비중을 줄이고 선단 공정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레거시 비중을 한 자릿수까지 낮추는 전략을 추진하며 최신 제품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 중이고, SK하이닉스 역시 HBM4 등 차세대 메모리에 생산 역량을 대거 할당하며 자연스럽게 레거시 공정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

韓 메모리 업계, CXL 개발 경쟁 본격화
레거시 시장에서 발을 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HBM의 뒤를 이을 혁신 반도체로 꼽히는 CXL(Compute Express Link)이 대표적인 예다. CXL은 시스템 차원에서 메모리를 확장·공유하도록 지원하는 인터커넥트 기술이다. HBM이 가속기 인접 대역폭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CXL은 이후 단계에서 메모리 용량 한계를 뛰어넘고 자원 활용 효율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CXL을 활용하면 중앙처리장치(CPU) 및 GPU에 장착하는 메모리의 용량을 테라바이트(TB)급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5월 업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공개했고, 이후 2023년 CXL 2.0을 지원하는 128GB(기가바이트) 제품을 내놓으며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256GB 제품까지 고객 인증을 진행하며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고, 최대 1TB 용량과 초당 72GB 대역폭을 지원하는 CXL 모듈 'CMM-D 3.1'도 개발됐다. 단순 하드웨어를 넘어 메모리 풀링(여러 서버의 메모리나 컴퓨팅 자원을 논리적으로 통합해 동적으로 공유·할당하는 기술)과 확장 기능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제공하며 실제 데이터센터 환경에서의 적용을 위한 준비에도 힘이 실리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CXL 2.0 기반 메모리 모듈(CMM-DDR5) 개발과 고객 인증을 빠르게 진행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 96GB 제품 인증 완료 이후 128GB 제품도 서버 고객과 검증을 진행 중이며, CXL 컨트롤러 및 메모리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 등 기술 내재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CXL 개발이 초기 단계인 중국, 상용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미국 등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선두를 거머쥐었다는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