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부터 늘리고 보자” 구글, 앤트로픽에 초대형 신용보증, AI 수익화 실패 땐 손실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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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자사 신용 앞세워 앤트로픽 150억 달러 조달 지원 올해 AI 부채 발행 5,700억 달러 전망, 부외금융도 급증 42개 주 반대 시위·전력망 접속 3~7년, 건설비용 상승 압력 증폭

구글이 앤트로픽의 텍사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임대료와 전력대금 지급보증을 추진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자체 현금창출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장기 계약에 구글의 투자등급 신용을 투입해 프로젝트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AI 서비스 매출이 장기 임대료와 전력구매대금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개발사의 차환 압력과 구글의 보증 손실로 번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구글, 앤트로픽 채무불이행 대비해 지급보증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주도하는 은행 컨소시엄은 앤트로픽과 협력하는 넥서스 데이터센터에 150억 달러(약 21조4,700억원)를 대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 조달은 14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브리지론과 리볼빙 신용공여로 구성될 전망이다. 넥서스는 이 자금으로 텍사스주 허버드에 AI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조성하고, 1.6기가와트(GW) 규모의 자체 천연가스 발전소도 함께 건설할 계획이다. 자체 발전소에서 전력을 직접 공급해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연시키는 전력망 연결 절차를 피한다는 구상이다.
구글은 앤트로픽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임대료와 전력 사용료 지급을 보증하기로 했다. 보증 대상은 앤트로픽이 체결한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 4건과 관련 전력구매 계약이다. 구글은 금융 지원의 대가로 데이터센터와 발전 프로젝트의 지분 약 20%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앤트로픽이 최종 고객인 테라울프와 헛8의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유사한 보증을 제공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6월 말 기준 이 같은 신용보증에 따른 최대 잠재 부담이 438억 달러(약 62조6,990억원)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앤트로픽이 클라우드 업체의 서버를 빌려 쓰는 데서 벗어나 데이터센터를 직접 임차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앤트로픽은 미국 내 개발업체들과 10건이 넘는 예비 임대 계약을 맺었으며, 향후 수년간 최소 10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앤트로픽은 이 시설에 구글이 브로드컴과 공동 설계한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를 설치할 예정이다. 칩 구매 비용은 앤트로픽이 브로드컴과 별도로 체결한 공급업체 금융을 통해 조달한다.
AI 투자금융, 연기금·보험사로 확산
최근 AI 업계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빅테크와 반도체 업체가 지급보증과 금융 지원을 제공해 적자 상태인 AI 기업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만으로는 AI 설비투자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픈AI도 엔비디아와 함께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최대 2,500억 달러(약 357조8,75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AI 인프라 금융은 빅테크의 신용과 장기 임대계약을 토대로 건설비를 먼저 확보한 뒤 미래 서비스 매출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개발사는 임대계약을 담보로 채권과 대출을 조달하고, 투자은행과 사모신용펀드는 해당 채권을 인수하는 식이다.
하지만 연기금과 보험사까지 관련 상품에 자금을 배분하면서 AI 산업의 영업 성과가 광범위한 금융자산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열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AI 기업과 빅테크, 반도체 공급사, 데이터센터 개발사가 상호 투자와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순환형 금융 구조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동일한 반도체와 설비가 여러 계약에서 담보와 수익 기반으로 활용될 경우 실제 레버리지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BIS는 특히 AI 투자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금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고 설비투자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표1. AI 인프라 금융의 구조와 잠재 위험
| 구분 | 핵심 내용 | 잠재 위험 |
|---|---|---|
| 금융 지원 | 신용도가 높은 빅테크·반도체 기업이 AI 기업에 지급보증과 금융 지원 제공 | 적자 AI 기업의 사업 부진이 보증 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전이 |
| 자금 조달 | 장기 임대계약을 담보로 데이터센터 개발사가 채권·대출 조달 | 미래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원리금 상환 차질 |
| 투자자 확대 | 투자은행·사모신용펀드뿐 아니라 연기금·보험사도 관련 상품에 투자 | 자산가치 하락과 평가손실이 장기 투자기관으로 확산 |
| 순환형 금융 | AI 기업·빅테크·반도체 공급사·개발사가 상호 투자와 구매계약 체결 | 동일 설비가 여러 계약의 담보·수익 기반으로 활용돼 실제 레버리지 파악 곤란 |
| 장부 외 의무 | 주요 빅테크 5곳의 장부 외 의무 1조6,500억 달러, 공식 부채 포함 전체 의무 약 3조 달러 | 데이터센터 가동과 GPU 인도 이후 장기 지급 의무로 현실화 |
| SPV 구조 | 별도 법인이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조달하고 빅테크가 시설을 장기 임차 | 부채는 SPV에 남지만 임대료 보장·손실 보전 약정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빅테크와 투자자에게 귀속 |
| 충격 경로 | AI 투자수익이 기대에 미달하면 신규 자금 공급과 설비투자 동반 위축 | 데이터센터 자산가격 하락과 투자 침체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장기 확산 가능 |
데이터센터 부채,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사
유럽중앙은행(ECB)도 사모신용을 통해 조달된 AI 투자 자금의 불투명성을 금융안정 위험으로 분류했다. 장기 자금 중심의 사모대출은 단기 예금에 의존했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은행권 대출과 구조가 다르지만, 자산가격 하락 시 평가손실이 연기금과 보험사로 확산할 가능성은 남는다는 지적이다. 미국 기술평론가 에드 지트론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사한 위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센터 자체의 성장성보다 검증되지 않은 미래 수요를 전제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고, 그 부담을 장부 밖으로 분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닛케이아시아 분석에 따르면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5개 기업의 장부 외 의무는 1조6,500억 달러(약 2,360조원)로 추산된다. 이들이 공식적으로 보고한 부채 1조3,500억 달러(약 1,932조원)를 더하면 전체 의무는 3조 달러(약 4,294조5,000억원)에 이른다. 장부 외 의무는 주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과 아직 인도되지 않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계약에서 발생한다. 시설이 완공되기 전에는 상당 부분이 재무제표 주석에 머물지만, 가동이 시작되면 장기간 지급해야 하는 비용으로 현실화된다.
지트론이 주목하는 부분은 특수목적법인(SPV) 구조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와 사모신용 펀드가 별도 법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빅테크는 완공된 시설을 장기간 임차한다. 형식상 부채는 SPV에 남으나, 임대료 보장이나 손실 보전 약정이 붙으면 경제적 부담은 결국 빅테크와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지트론은 이를 두고 “위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쪼개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주택담보대출 위험이 여러 금융상품으로 나뉘어 분산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은행과 보험사, 연기금 전반으로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 투자, 지역사회 저항 촉발
변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주민 반발이 정치적 쟁점으로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미국 42개 주 142곳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시위를 동시에 개최했다. 정당 성향이 다른 지역에서도 전기요금 상승과 용수 부족, 소음,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공통된 반대 명분으로 제시됐다.
데이터센터 감시단체 데이터센터워치는 올해 1분기에만 750억 달러(약 107조3,62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가 주민 반대와 인허가 문제로 지연되거나 중단됐다고 집계했다. 관련 사업 규모는 1,300억 달러(약 186조원)에 달했다. 미국 전역의 데이터센터 반대 단체도 지난해 말 396개에서 올해 3월 833개로 증가했으며, 주 의회에서는 건설 제한과 비용 분담을 다루는 법안 300여 건이 발의됐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상시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면서 계통 증설 비용과 발전원 확보 부담을 가계에 이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데이터센터 서버가 2025년 상업 부문 전력 소비의 약 7%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했다. 서버 전력 수요가 하루 24시간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성까지 고려하면 폭염기의 냉방 수요와 겹칠 때 전력 예비율과 도매가격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접속 대기만 3∼7년, 전력이 투자 속도 결정
전력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도 데이터센터 확장을 제약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피치솔루션스 산하 연구기관 BMI에 따르면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통상 18∼24개월이 걸리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망 연결에 3∼7년이 소요되고 있다. 건물과 서버를 모두 갖춘 뒤에도 수년간 전기를 기다려야 하는 사업장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구글의 에너지·지속가능성 책임자도 여러 전력회사가 계통 연계에 4∼5년, 일부는 10년을 제시했으며 한 전력회사는 접속 일정 검토에만 12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력망 운영기관의 접속 대기열은 이미 포화 상태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 PJM인터커넥션은 신청이 폭증하자 신규 접수를 중단하고 심사 체계를 뜯어고쳤다. 초고압 변압기와 가스터빈의 납기도 수년으로 늘어나면서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사업자까지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조달 확정과 전력 공급 개시 사이의 시차가 길수록 건설기간 이자와 계약 불이행 위험이 함께 불어난다는 점에서 빅테크들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전력망 병목이 개별 사업자의 대응 범위를 벗어나자 연방 규제당국은 접속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지난 6월 PJM을 포함한 6개 광역 전력망 운영기관에 대형 전력수요자의 접속 규정을 60일 안에 소명하거나 개편하라고 명령했다. 접속 심사 단축과 송전비용 전가 방지, 자체 발전설비를 갖춘 데이터센터의 연계 기준 마련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기존 계통 운영체계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접속 속도와 비용 부담 원칙을 함께 손질하려는 조치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AI 경쟁을 경제·국가안보 의제로 다루는 만큼 인허가 단축과 비용 부담 강화를 병행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인허가는 앞당기되 계통 증설비와 자체 발전 비용은 사업자에게 더 많이 부담시키는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 서비스 매출이 장기 임대료와 전력구매대금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개발사와 사모신용 투자자가 먼저 차환 압력에 직면한다. 구글과 같은 보증기업도 임차권 인수나 대금 지급을 통해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