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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美 빅테크에 밀린 유럽 AI, 투자·기업 수요 동반 확대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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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3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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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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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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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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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3개사, 유럽 클라우드 시장 70% 점유
EU 대규모 AI 시설 투자로 역내 공급 기반 확충
제조업 강점 살려 기업 도입 늘리고 생산성 향상 모색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럽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역내 컴퓨팅 인프라 확충과 중소기업의 AI 활용 확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Synergy Research Group)의 자료를 인용한 싱크탱크 브루겔(Bruegel)에 따르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미국 3대 기업의 유럽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약 70%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이들 기업의 지난해 유럽 매출은 600억 유로(약 92조1,78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면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하는 동시에 역내 AI 수요도 키워야 한다. 현재 유럽이 보유한 컴퓨팅 파워는 전 세계의 5%에 불과한 데다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도 높은 이용료와 도입 비용 탓에 AI 활용에 소극적이다.

컴퓨팅 파워와 자금 조달의 현주소

유럽의 AI 컴퓨팅 역량은 미국과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유럽 AI 연구자·애널리스트·투자자 그룹이 작성한 ‘유럽 2031(Europe 2031)’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유럽연합(EU)에서 가동 중인 AI 컴퓨팅 파워는 약 2기가와트(GW)로 미국 35GW의 6% 수준이며 중국 5GW에도 못 미친다. 이 같은 격차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31년 유럽이 전 세계 AI 컴퓨팅 파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미국은 78%에서 68%로 낮아지는 반면 중국은 1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컴퓨팅 인프라의 열세는 AI 모델 개발과 투자 부문에서도 확인된다. 유럽의 주요 AI 모델 개발업체는 프랑스 미스트랄(Mistral)이 사실상 유일하다. 미스트랄은 이달 기업가치 210억 유로(약 32조2,620억원) 이상을 인정받아 30억 유로(약 4조6,080억원)를 조달했다. 투자시장에서는 미국과의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 분석에서는 2024년 전 세계 AI 분야 벤처캐피털(VC) 투자 가운데 미국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이 약 74%를 차지한 반면, 유럽은 약 12%에 머물렀다. 미국의 AI 유니콘 기업 수도 유럽의 약 4배에 이른다.

주: 미국 기업은 EU 기업보다 다양한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인프라 부족이 초래한 공급 측면의 병목

컴퓨팅 인프라 부족은 유럽의 AI 연구개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AI 시스템을 훈련할 시설이 부족하면 연구자들이 자본과 반도체, 연구시설을 찾아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인재 유출에 그치지 않고 관련 기술과 전문성까지 역외로 빠져나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큰 문제는 부족한 인프라를 단기간에 확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허가와 전력 확보부터 실제 가동까지 미국에서는 평균 24개월이 걸리는데 비해 독일은 42개월이 소요된다. 여기에 전력망 확보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크푸르트·런던·암스테르담·파리·더블린 등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전력망 연결에만 7~10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19개 ‘AI 팩토리’에 이어 지난 7월 최대 7개 ‘AI 기가팩토리’ 구축을 위한 입찰에 착수했다. EU와 회원국의 공공자금 최대 100억 유로(약 15조3,630억원)를 투입해 최소 200억 유로(약 30조7,260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300억 유로(약 46조89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AMD·엔비디아·퀄컴도 하드웨어 공급 의향서를 제출했다. 입찰은 오는 11월 12일 마감되며 사업자 선정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이후 계약 체결을 거쳐 18개월 이내 시설 가동을 목표로 한다.

주: 여러 시장 지표에서 차입을 활용한 AI 관련 투자가 늘고 있다.

수요 측면의 격차와 중소기업의 부담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실제 기업의 AI 활용을 늘리는 것도 과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회원국의 AI 도입 기업 비중은 2023년 8.7%에서 지난해 20% 이상으로 높아졌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직원 10명 이상 기업의 20%가 AI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상당수 영세기업이 통계에서 빠져 있고 유럽 기업은 미국 기업보다 AI를 활용하는 업무 범위도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AI 도입에 필요한 고정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데이터 준비와 소프트웨어 연동, 직원 교육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대적으로 적은 생산량으로 감당해야 하는 데다 기술 공급업체와의 협상력도 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생산성에서도 나타난다. 유럽투자은행(EIB)이 EU와 미국 기업 1만2,000여 개사를 분석한 결과, AI 도입에 따른 노동생산성 향상 효과는 약 4%로 추산됐다. 그러나 생산성 개선 효과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직원 교육 등에 함께 투자한 중견·대기업에서 두드러졌다. AI 도입 자체보다 이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추가 투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부담은 영세기업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EU 가입 후보국인 몬테네그로는 전체 기업의 95.9%가 영세기업으로, 2022년 디지털화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353개사에 그쳤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관련 지원제도를 알고 있는 곳도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산업 AI와 ‘피지컬 AI’ 중심의 성장

이처럼 컴퓨팅 인프라와 기업 활용 모두에서 과제를 안고 있는 유럽에서는 기존 산업 경쟁력을 AI와 결합하는 전략도 부상하고 있다. 미국·중국과 최첨단 AI 모델 개발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제조업과 로봇 등 강점을 지닌 산업에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자는 구상이다. 이달 4일 짐 하게만 스나베(Jim Hagemann Snabe) EU 집행위 산업 AI 특사는 27명의 집행위원에게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둘 것을 주문했다. 자율주행차 시험 규정 간소화와 맞춤형 의료를 위한 데이터 공간 구축, 농업인을 위한 디지털 자문 서비스 등이 활용 사례로 제시됐다. 산업별 AI 활용 방안을 담은 첫 정책안은 연말께 나올 예정이다.

이와 같은 전략을 뒷받침하는 것은 유럽의 제조업과 연구개발 기반이다.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는 로봇·제조업·화학·에너지 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유럽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분야로 꼽았다. 유럽은 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219대의 로봇을 운용하고 있으며 연구자는 215만 명, 매년 배출되는 과학·공학 분야 졸업생은 220만 명에 달한다. 2024년 연구개발(R&D) 지출도 4,030억 유로(약 619조1,280억원)를 기록했다. 관건은 이러한 연구·산업 기반을 실제 사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인시아드는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고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경우 차세대 유럽 기업이 세계 차세대 AI 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활용이 확산되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여지도 있다. IMF는 AI가 장기적으로 세계 연간 잠재성장률을 0.1~0.8%포인트 높일 수 있으며 유럽에서는 비교적 큰 성장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도 유럽이 AI 인프라와 모델을 개발하는 동시에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활용해 경제활동 방식을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한 과제

결국 유럽이 보유한 산업 기반을 AI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기업의 수요가 역내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유럽 기업이 역내에서 개발·구축된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관련 기업의 매출이 늘고 추가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다. 시장 참여 기업이 늘면서 경쟁이 확대되면 기술 개선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중소기업의 AI 활용 문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자금을 지원해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분석에서는 민간의 투자 여력이 부족해 AI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실제 확인된 인프라 프로젝트 101개 가운데 76개가 전액 민간자금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들 사업이 전체 계획 용량의 84%를 차지한다. 또한 유럽의 클라우드·AI 정책에서 주권 요건을 강화할 경우 비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따라서 지원 정책도 시설 확충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업의 실질적인 AI 활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매체 소셜유럽(Social Europe)은 지원 사업의 성과를 중소기업의 참여 정도와 핵심 업무에서의 활용 여부, 도입 12개월 후 지속적인 사용 여부 등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 내부의 참여도 중요하다. 현장 직원은 정보가 중복되거나 불필요하게 시간이 소요되는 업무를 파악하고 있어 AI 도입이 필요한 분야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관광·소매·농업 분야의 산업단체가 기술 시연과 전문지식, 조달 조건을 공유하는 방식도 개별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앞으로 유럽 AI 시장의 경쟁력은 인프라 확충과 기업 수요가 얼마나 맞물려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의 AI 활용이 투자와 경쟁을 촉진하고 기술 개선과 비용 절감이 다시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러한 선순환을 촉발할 동력이 민간 수요와 공공조달, 인허가 및 전력망 개선 가운데 어디에서 나올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rtificial Intelligence Market in Europe: Compute, Adoption and the Scale Gap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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