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도 새 공장" 설비투자 속도 내는 CXMT, LPDDR6 경쟁도 뛰어들었지만 성과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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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허페이·상하이 이어 베이징에도 신규 공장 건설 불붙은 메모리 업계 LPDDR6 경쟁, CXMT도 개발 박차 中 반도체 자급률 지지부진, 공정·장비 역량도 의문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D램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섰다. 허페이·상하이 신규 공장 건설에 이어, 베이징에도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공장이 범용 D램 시장의 차세대 격전지가 될 LPDDR6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중국 반도체 산업의 구조·기술적 한계가 아직 명확한 만큼, 이러한 투자가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CXMT, 설비투자 재차 확대
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CXMT가 베이징에 두 번째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CXMT는 베이징 이좡 지역에 12인치 메모리 공장을 짓는 계획과 관련해 베이징경제개발구과 자금 조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CXMT는 개발구로부터 최소 6,000만 위안(약 130억원) 규모 지원을 받는 것을 희망 중이며, 다른 국유 기술 기업들도 해당 사업에 관심을 표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자금 지원 패키지의 규모와 구조 역시 차후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CXMT가 본사가 있는 안후이성 허페이와 상하이에도 각각 신규 공장을 짓는 중이며, 이와 별도로 다른 지역 당국과 세 번째 공장 건설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허페이는 CXMT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이미 월 10만 장 규모의 12인치 D램 공장 2곳이 가동되고 있다. 향후 상하이와 허페이 신규 공장을 비롯한 전체 증설 계획이 실현되면 CXMT의 월 생산 능력은 현재 약 30만 장에서 60만 장 이상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LPDDR6 선점 경쟁 본격화
시장에서는 이들 공장이 LPDDR6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PDDR6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저전력 D램의 6세대 규격으로, 지난해 7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이 확정됐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10.67~14.4기가비트(Gbps)이며, 기존 LPDDR5X보다 대역폭과 전력 효율이 대폭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LPDDR6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인공지능(AI) PC, 자율주행차, 엣지 AI 기기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범용 D램 시장의 차세대 전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은 차세대 LPDDR6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본격화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 LPDDR6 개발에 성공했으며, 하반기부터 공급을 시작해 AI 시대에 최적화된 범용 메모리 제품군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6에서 LPDDR6를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양산 일정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마이크론도 지난 6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D램 수요 중심축이 LPDDR5·DDR5에서 LPDDR6·DDR6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제품 개발 진척이나 양산 계획은 공개된 바 없다.
CXMT의 개발 현황
CXMT도 LPDDR6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 제일재경은 1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CXMT 핵심 계열사가 LPDDR6 연구·개발(R&D) 검증을 거의 완료했으며, 현재 양산 직전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이전 세대 제품인 LPDDR5X를 양산한 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차세대 제품의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CXMT가 올해 안에 LPDDR6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CXMT가 세계 최초로 LPDDR6를 시장에 선보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CXMT가 준비 중인 LPDDR6는 최대 12.8초당 기가비트(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제품의 최고 속도(14.4Gbps)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CXMT의 가격 경쟁력과 중국 내수 시장 수요를 고려하면 시장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장기화하는 메모리 수급난 역시 CXMT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AI 인프라 투자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등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3사의 공급 여력이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향후 기업들이 메모리 물량 확보 압박 속 공급처 다변화에 나설 경우, 글로벌 D램 업계 4위 업체인 CXMT가 일부 수주 물량을 확보할 여지도 커진다.
中 반도체, 투자 대비 성과 미진
다만 CXMT의 이 같은 공격적 투자가 시장 판도를 뒤집을 만한 변수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아직 명확하기 때문이다. 핵심 취약점은 낮은 자급률이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면서 핵심 부품과 소재의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자국 기업이 공급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중국이 지난해 말 자국에서 사용하는 반도체의 약 30%만을 현지 제조사에서 조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당초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은 중국의 집적회로 수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무역통계기관 OEC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4,250억 달러(약 606조6,000억원) 규모의 집적회로를 외국에서 사들였으며, 수입 물량 중 상당 부분은 스마트폰, 서버, 데이터센터,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 반도체였다.
산업 성장 동력이 성숙 공정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 기업이 글로벌 기반 반도체(28나노미터 이상 성숙 공정에서 생산되는 범용 반도체) 생산 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9%에서 2023년 33%로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반도체 수요 증가 속도보다 네 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2022년 기준 11%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부문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이 이뤄진 결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공정 기술 및 설비뿐만 아니라 칩 설계에 필요한 지식재산권, 설계 도구, 고객사와의 공동 개발 경험, 제품 검증 자료 등도 함께 축적돼야 한다"며 "최선단 공정 경쟁 및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메모리 3사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이유"라고 짚었다.
표1. 중국 반도체 산업의 한계
| 핵심 취약점 | 주요 수치·현황 | 의미 |
|---|---|---|
| 낮은 자급률 | 2025년 중국산 반도체 조달 비중 약 30% | ‘중국제조 2025’의 목표치 70%에 크게 미달 |
| 높은 수입 의존도 | 2025년 집적회로 수입액 약 4,250억 달러 | 생산능력 확대에도 국내 수요와 자체 공급 제품 간 격차 지속 |
| 성숙 공정 편중 | 세계 기반 반도체 생산능력 비중이 2015년 19%에서 2023년 33%로 상승 | 양적 성장이 28나노미터 이상 범용 제품에 집중 |
| 낮은 부가가치 | 2022년 세계 반도체 가치사슬 내 부가가치 비중 11% | 생산능력 확대가 고부가가치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못함 |
| 첨단 생태계 부족 | 설계 지식재산권·설계도구·공동개발 경험·검증 자료가 미흡 | 첨단 설계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영향력 지속 |
노광장비 자립 성과도 불투명
생산 장비 부문의 한계도 뚜렷하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중국은 자체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 아이성나(愛晟納) 전자기술그룹'이 현지 노광장비 스타트업 유량성(Yuliangsheng), 상하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장비(SMEE) 등의 팀들을 흡수해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을 주도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들은 올해 5대, 내년 20대의 노광장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중신궈지(SMIC)·화훙반도체·CXMT 등 중국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에 제품을 인도할 예정이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기판 위에 빛을 쏴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기는 핵심 공정 장비로, 사실상 네덜란드 업체 ASML이 관련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2019년부터 ASML 장비 수입에 막대한 차질을 겪어 왔다.
다만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성과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프랑스 금융그룹 ODDO BHF의 스테판 후리 연구원은 중국이 제조할 수 있는 장비 수준이 극히 일부 저가 영역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 역시 중국 장비의 해상도, 처리 속도, 장비 안정성, 수율 등이 ASML 제품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단기간에 글로벌 노광장비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노광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면 동일한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공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고, 웨이퍼 처리량이 감소하면서 생산비가 상승하게 된다. 장비 고장과 공정 오차가 잦아질 경우 불량률이 높아져 상업적 경쟁력 역시 약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