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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병목] "의회 제재에 가격·기술 한계까지" 애플向 메모리 공급 제동 걸린 CXMT, 中 내수서 돌파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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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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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메모리 도입 검토하는 애플, 美 의회 압박 직면
中 메모리도 가격 천정부지, 성능·완성도·수율도 '의문'
급격히 불어나는 CXMT 설비투자, 본토 내수 수요 빨아들일까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조달 계획이 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했다. 미국 의회 차원에서 중국 메모리 업체와의 거래에 제동이 걸린 데다, 공급사로 거론되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제품 역시 기대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중국산 메모리 특유의 부족한 성능·완성도, 불확실한 수율 등 각종 리스크 요인을 고려하면 CXMT가 단기간 내 기존 공급망을 대체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美 의회, 애플 中 메모리 구입에 제동

11일(이하 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미국 의회가 중국 메모리 기업 제재를 요구하면서 애플의 칩 조달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을 포함한 여러 제품군에서 CXMT 메모리를 테스트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기기에 CXMT 부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두고 초기 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장기화하는 메모리 수급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애플에 맞춤형 메모리를 공급하는 기업은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다.

미국 의회는 이전부터 애플의 이 같은 구상에 제동을 걸어 왔다.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의 존 물레나(공화당) 위원장은 앞서 “애플이 중국 군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핵심 공급망을 장악하도록 돕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물레나 위원장은 지난달에도 민주당 조지 화이트사이즈 의원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CXMT·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미국 시장 진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CXMT를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의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엔티티 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작성하는 일종의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다. BIS는 미국의 국가 안보나 외교 정책에 반하는 활동에 관여했거나, 그럴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기업·기관 등을 명단에 올린다. 명단에 등재된 기업은 미국 수출관리규정(EAR)의 적용을 받는 제품·소프트웨어·기술을 수출하거나 재수출할 때 원칙적으로 BIS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대부분의 허가 예외도 제한된다.

CXMT 메모리 가격도 '천정부지'

설령 의회의 반대를 이겨내고 CXMT와의 거래를 현실화하더라도, 애플이 누리게 될 원가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는 중국 메모리 업체를 공급망에 편입하면 기존 메모리 3사 중심의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고,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지금까지 중국 업체들이 기술 격차를 만회하고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아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메모리 시장에서 CXMT를 ‘저가 공급자’로 보기는 사실상 어렵다. 지난달 로이터통신은 CXMT가 64기가바이트(GB) DDR5 서버용 모듈을 동급 삼성전자 제품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애플과의 협상에서도 삼성전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처럼 CXMT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AI발(發)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있다. 최근 메모리 3사는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및 서버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서버용 D램,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추세다. 단순 고성능 메모리를 넘어 범용 D램의 공급 여력까지 눈에 띄게 빠듯해진 이유다. 이에 범용 D램 중심 후발 업체인 CXMT 역시 낮은 가격을 앞세워 고객을 확보할 유인이 줄었고, 오히려 기존 업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가격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성능·완성도 여전히 부진

성능 한계 역시 뚜렷하다. 반도체 분석 업체 테크인사이츠가 CXMT의 16기가비트(Gb) DDR5를 분석한 결과, 해당 제품은 16나노급 공정을 통해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3사가 12~14나노 공정에서 DDR5를 생산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뒤처진 수준이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가 2024년 말 상용화한 DDR5 기술이 선두 업체들이 2021년 양산에 들어간 세대와 비슷하다며 기술 격차를 약 3년으로 평가했다. 최선단 공정의 경우 진입장벽이 한층 높다. CXMT는 미국의 규제로 인해 네덜란드 ASML이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며, 기존 심자외선(DUV) 장비로 동일한 회로를 여러 차례 노광하는 멀티패터닝 방식을 통해 공정 미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수율과 원가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한 전략이다.

제품 완성도 격차도 명확한 편이다. 톰스하드웨어는 지난달 오버클러커 ‘SafeDisk’가 진행한 테스트 결과를 인용, CXMT의 24기가비트(Gb) DDR5 다이를 탑재한 48GB 메모리 키트가 기본 DDR5-6000에서 최대 약 8,600 초당 메가트랜스퍼(MT/s)까지 작동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러한 동작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메모리의 데이터 응답 속도를 좌우하는 타이밍을 CL36에서 CL44까지 느슨하게 조정해야 했다. 단순히 동작 주파수를 높였을 뿐, 실제 체감 성능을 결정하는 지연 시간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CXMT DDR5에서는 전압을 높여도 추가적인 클럭 상승이나 타이밍 개선이 제한되는 ‘전압 스케일링’ 특성도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D램은 전압과 타이밍을 조정해 기본 사양 이상의 성능을 끌어낼 수 있는데, CXMT 제품은 이 같은 추가 성능 여유가 상대적으로 작은 셈이다. 이에 더해 생산 배치에 따라 실리콘 특성과 오버클러킹 한계의 편차가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표1. CXMT 메모리의 한계

한계주요 내용
가격 경쟁력기존 메모리 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기대하기 어려워 원가 절감 효과가 제한적
공정 기술선두 업체와 기술 격차가 존재하고 첨단 장비 확보에도 제약
제품 완성도성능과 안정성, 추가 성능 향상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
생산 수율높은 수율을 달성했다는 주장과 실제 수익성 사이 불일치
자료: 외신 종합

DDR5 공정 수율 불확실

수율에 대한 의구심도 아직 해소되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중국 매체들은 잇달아 CXMT의 17나노 DDR5 생산 수율이 90%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동세대 제품 수율이 92~93% 수준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사의 격차가 2%P 안팎까지 좁혀졌다는 주장이다. 수율은 투입된 웨이퍼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반도체가 생산되는 비율이다. 수율이 높아질수록 동일한 생산 능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정상 제품 수가 늘어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업계는 CXMT가 90%에 육박하는 수율을 실제로 달성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CXMT가 활용하는 멀티패터닝 공정은 동일한 회로를 여러 차례 나눠 형성해야 하는 만큼, 각 단계마다 수율이 누적해서 깎여 나간다는 특징이 있다. 개별 패터닝 단계의 성공률이 높아도 이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 최종 수율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종 수율이 90%에 이르려면 각 세부 공정 단계에서 사실상 90%를 훨씬 웃도는 안정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달성이 어려운 수준이다.

CXMT의 이익률 역시 실제 수율에 대한 의문을 가중하는 요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AI 붐으로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중국 내 조달 비용도 한국 업체보다 일부 낮은 상황"이라며 "CXMT가 90%에 가까운 수율을 확보했다면, 이익률은 현재 알려진 50%대를 상당 폭 웃돌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실제 이익률을 기준으로 원가 구조를 역산하면, 시장에서 거론되는 80~90%대 수율은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CXMT의 성장 가능성

다만 일각에서는 CXMT를 그저 '후발 주자'로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장의 기술력 한계보다도 CXMT의 생산 능력 성장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CXMT의 D램 웨이퍼 투입 능력은 지난해 말 월 26만5,000장에서 올해 말 35만 장까지 증가하고, 2028년에는 50만~60만 장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공격적 증설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장기적 자금 지원이 있다. CXMT는 2016년 안후이성 허페이 경제기술개발구 산하 투자회사가 출자해 설립됐다. 로이터가 CXMT 상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안후이·허페이발(發) 국유 자본은 CXMT 지분의 약 절반을 점유 중이며, 중국의 국가 반도체 펀드인 ‘빅펀드’도 주요 투자자다.

중국 내수 시장 수요 역시 변수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현재 중국에서는 전 세계 D램 수요의 약 25%가 발생하고 있지만, 자급률은 아직 30% 안팎에 불과하다. CXMT가 공격적 증설을 통해 확보한 물량 중 상당 부분이 중국 내수 시장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굳이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저가 공세를 펼치지 않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향후 CXMT가 현지 수요를 흡수하며 거둬들인 이익을 증설과 공정 개선에 재투자하며 덩치를 불릴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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