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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고금리도 감수” 반도체 쟁탈전이 키운 ‘AI 빚투’ 공포, 고금리·유동화에 겹치는 금융위기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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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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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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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확보 경쟁에 AI 기업 대규모 차입 확대
대출채권 거래·유동화 거쳐 금융권 투자도 증가
사업 부진 땐 기업·금융권 동반 타격 가능성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반도체 확보 경쟁이 대규모 차입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에 부실 위험이 쌓이고 있다. 앤트로픽이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제시하며 자금 조달에 나선 가운데, 코어위브와 xAI 등도 반도체와 미래 수입을 담보로 거액을 끌어왔다. 여기에 대출채권 거래와 자산유동화까지 더해지면서 AI 사업의 성패에 돈을 건 투자자의 범위도 넓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수익이 나오지 않고 담보로 잡힌 칩의 가치마저 떨어지면 기업의 상환 차질이 금융권 손실로 번질 위험이 크다. 대출 부실이 금융권 손실로 번지고 자금 경색을 불러 다시 기업의 상환 능력을 약화시키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앤트로픽 차입금리 넉 달 만에 1.5%P 상승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추가 반도체 확보를 위해 블랙스톤에서 90억 달러(약 12조66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블랙스톤 운용 펀드가 앤트로픽의 향후 5년간 반도체 임대료 지급액을 담보로 한 후순위 대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대출 표면금리는 연 10%로, 발행 할인과 수수료까지 반영한 투자자의 총수익률은 이를 웃돈다. 앞서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빅스카이 프로젝트(Project Big Sky)’를 통해 연 8.5% 금리로 44억 달러(약 5조8,990억원)를 조달했다. 넉 달 만에 다시 차입에 나서면서 표면금리만 1.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번 자금 조달은 총 600억 달러(약 80조4,420억원) 규모의 ‘북극성 프로젝트(Project North Star)’의 일환이다. 구글이 개발한 맞춤형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확보해 1.5기가와트(GW) 규모의 연산 용량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조달 자금은 2027년 공급될 반도체 물량에 투입된다. 앤트로픽은 반도체를 인도받은 뒤부터 임대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필요한 자금은 선순위 대출 420억 달러(약 56조3,090억원)와 후순위 대출 180억 달러(약 24조1,330억원)로 나눠 조달할 계획이다. 선순위 대출은 구글과 TPU를 공동 개발하는 브로드컴이 보증하며,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모건스탠리가 금융 주선을 맡았다. 후순위 대출은 절반인 90억 달러를 블랙스톤이 인수하고, 나머지 90억 달러(약 12조660억원)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다른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앤트로픽이 블랙스톤을 대규모 자금 조달의 파트너로 택한 데는 올해 이어 온 사업 협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지난 3월부터 사모펀드 운용사 헬먼앤드프리드먼 등과 기업용 AI 서비스 합작사 설립을 논의했고, 5월에는 골드만삭스가 참여한 법인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앤트로픽의 기술·개발 인력에 투자사들의 자본·고객망을 결합해 AI 모델 클로드를 기업 핵심 업무에 도입하는 구상이다. 주요 대상은 투자사들이 보유한 기업과 자체 개발 역량이 부족한 외부 중견기업으로, 고객별 업무에 맞춘 AI 시스템 구축부터 운영 지원까지 맡기로 했다. 이를 수행할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서비스·컨설팅 업체 인수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1. 주요 AI 기업의 차입·장비 금융 조달 현황

기업시기·구분규모조달 구조·용도
앤트로픽2026년 6월
빅스카이 프로젝트
44억 달러연 8.5% 금리로 자금 조달
2026년 10월
북극성 프로젝트
총 600억 달러 조달 계획구글 TPU 확보로 1.5GW 연산 용량 구축
2027년 공급 물량에 투입, 반도체 인도 후 임대료 지급
북극성 프로젝트
선순위 대출
420억 달러 조달 계획브로드컴 보증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모건스탠리 금융 주선
북극성 프로젝트
후순위 대출
블랙스톤 인수분
90억 달러 조달 계획향후 5년간 반도체 임대료 지급액 담보
표면금리 연 10%, 발행 할인·수수료 포함 투자자 총수익률은 10% 초과
6월 대비 표면금리 1.5%포인트 상승
북극성 프로젝트
후순위 대출 잔여분
90억 달러 판매 추진향후 수개월간 다른 투자자 대상 판매 추진
코어위브2023년23억 달러GPU 등 담보로 자금 조달
2024년 5월75억 달러블랙스톤·블랙록·칼라일 등 참여 대출 약정
2025년 7월26억 달러오픈AI 공급용 연산 인프라 확충 자금 확보
2026년 3월85억 달러대출 계약 체결
2026년 4월35억 달러전환사채 발행 조건 확정
2026년 5월·8월각각 31억·26억 달러추가 대출 계약 체결
2026년 9월37억 달러전환사채 발행 조건 확정
2026년 10월 중순전체 부채 500억 달러해당 시점 전체 부채 규모
xAI2025년 6월50억 달러모건스탠리 주선 담보부 채권·기간대출
데이터센터 확충·그록 개발 등에 활용
2026년 1월임대용 장비 54억 달러아폴로 측, 발러에쿼티파트너스 인프라 펀드에 자금 공급
펀드가 GB200 등 매입 후 xAI 자회사에 임대
아이렌2026년 6월36억5,000만 달러GPU·계약상 현금흐름 담보, 마이크로소프트 공급용 GPU 구매
사모채 21억 달러·인출형 대출 15억5,000만 달러
가중평균 금리 6%
2026년 8월 말24억 달러매켄지 데이터센터용 블랙웰 울트라 등 구매
선순위 담보대출·담보부 채권 각각 12억 달러
고정금리 9%
자료: 파이낸셜타임스, 코어위브, 모건스탠리, 아폴로, 아이렌

5,000억 달러 투자계획에 커지는 외부 자금 의존

블랙스톤과의 협력이 고객 확보에서 대규모 금융 지원으로 확대된 데는 앤트로픽의 막대한 투자자금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기업은 통상 보유 현금과 영업활동으로 마련한 자금을 투자에 활용하고, 부족분을 대출이나 채권·주식 발행으로 충당한다. 앤트로픽은 올해 3분기 매출 168억 달러(약 22조5,240억원)와 두 분기 연속 조정 기준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감당하려면 외부 자금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10년간 예정된 반도체·인프라 투자액만 5,000억 달러(약 670조3,500억원) 이상으로, 공모자금 유입에 앞서 투자 일정을 진행하려면 외부 자금이 필요하고, 차입이 늘어나는 만큼 향후 현금 지출에는 임대료와 금융비용 부담도 더해진다.

하지만 필요한 투자금을 사모대출로 충당하면 기업의 신용위험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진다. 사모신용 시장은 은행 대출이나 공모채 발행에 제약이 있는 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하되, 투자금 회수의 불확실성을 금리에 반영한다. 앞서 앤트로픽은 지난 6월 신용평가사 KBRA로부터 투자적격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을 받았다. 비슷한 신용등급 기업의 공모채 수익률이 약 7%인 점을 고려하면, 블랙스톤에 제시한 10% 이상의 수익률에는 상당한 추가 비용이 붙은 셈이다. 자금을 공급하는 쪽의 위험도 적지 않다. 블랙스톤이 인수할 후순위 대출은 채무 불이행 시 변제 순위가 밀리는 데다, 선순위 대출에 붙는 브로드컴의 보증도 없어 손실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앤트로픽의 임대료 지급에 차질이 생기면 이를 상환 재원으로 삼은 대출이 부실해지고, 해당 자산을 보유한 펀드와 출자자에게 손실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기업들, 반도체 담보로 거액 조달

이 같은 부실 위험은 AI 업계 곳곳에 쌓이고 있다. 투자 경쟁에 나선 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사모대출을 끌어다 쓰고 있어서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반도체와 고객 계약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을 이어 왔다. 2023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담보로 23억 달러(약 3조840억원)를 조달했고, 이듬해 5월에는 블랙스톤·블랙록·칼라일 등이 참여한 75억 달러(약 10조55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 이후 오픈AI에 공급할 연산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지난해 7월 26억 달러(약 3조4,860억원)를 추가로 확보했다. 올해도 3월 85억 달러(약 11조3,960억원)에 이어, 5월과 8월 각각 31억 달러(약 4조1,560억원), 26억 달러(약 3조4,860억원) 규모의 대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대출과 별도로 지난 4월에는 35억 달러(약 4조6,920억원), 9월에는 37억 달러(약 4조9,61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코어위브의 이달 중순 기준 전체 부채는 500억 달러(약 67조350억원)에 달한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도 데이터센터 확충과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채권·대출 시장에서 확보했다. 지난해 6월 모건스탠리 주선으로 조달한 차입금은 총 50억 달러(약 6조7,040억원)로, 담보부 채권과 기간대출로 구성됐다. 조달 자금의 사용처에는 데이터센터와 AI 서비스 그록 개발 등이 포함됐다. 올해 1월에는 xAI에 장비를 빌려주는 임대 사업에도 대규모 금융 지원이 붙었다. 아폴로운용 펀드와 계열사들이 자금 공급을 주도했으며, 자금은 장비 매입을 맡은 발러에쿼티파트너스의 인프라 펀드에 제공됐다. 이 펀드는 엔비디아 GB200 등을 포함한 54억 달러(약 7조2,400억원) 규모의 연산 장비를 매입해 xAI 자회사에 임대하기로 했다.

아이렌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연산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GPU 구매자금을 외부 차입으로 마련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GPU와 계약상 현금흐름을 담보로 36억5,000만 달러(약 4조8,940억원) 규모의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주선한 거래로, 사모채 21억 달러(약 2조8,150억원)와 필요에 따라 인출하는 대출 15억5,000만 달러(약 2조780억원)를 묶었으며 가중평균 금리는 6%였다. 이어 8월 말에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매켄지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 등의 구매자금으로 24억 달러(약 3조2,180억원)를 추가 확보했다. 블루아울과 핌코 측이 참여한 이 거래는 선순위 담보대출과 선순위 담보부 채권이 각 12억 달러(약 1조6,090억원)로 구성됐고, 고정금리는 9%로 정해졌다.

칩 임대료·잔존가치에 장기 자금 베팅

반도체를 담보로 한 차입이 늘면서 대출채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되파는 거래도 시작됐다. 지난 7월 브로드컴과 앤트로픽의 반도체 확보를 위해 마련한 350억 달러(약 46조9,250억원) 규모 사모대출 가운데 일부가 월가 은행들을 통해 거래됐다. 칩 구매자금을 더 확보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추진되고 있다. 칩 관련 대출채권이나 임대료를 받을 권리를 묶어 증권으로 만든 뒤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대출 원리금과 임대료에서 수익을 받고, 금융회사는 증권을 판 돈으로 기존 대출금을 회수해 추가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 엔비디아와 금융회사들이 준비하는 인프라 금융 사업에서도 이 방식을 활용해 보험사·연기금 등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칩의 임대수익과 잔존가치를 토대로 투자상품을 설계해 장기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들 투자상품의 수익을 뒷받침하는 칩의 임대료나 잔존가치에는 기술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신형 칩 보급으로 기존 장비의 수요가 줄면 임대수익과 중고 가격이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도 GPU의 빠른 노후화를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장비의 경제적 수명이 짧을수록 채무 불이행 때 회수할 금액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대 계약 종료 후 재임대나 장비 매각으로 남은 빚을 갚아야 하는 거래는 가격 하락에 취약한 구조다. 여러 업체가 자금난으로 담보 장비를 한꺼번에 처분하면 매물 증가로 중고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대출 부실과 담보가치 하락이 맞물려 손실 규모가 커지고, 해당 대출을 기초로 발행한 ABS의 원리금 지급에도 부담이 가중된다.

고수익 좇아 AI로 몰린 자금, 금융위기 재현될 수도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키운 것도 담보가치 하락과 유동화증권 부실의 연쇄 작용이었다. 당시 금융회사들은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 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를 묶어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하고, 이를 다시 기초자산으로 삼아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만들었다. 집값 상승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상환 능력이 부족한 차주도 주택을 팔거나 추가 대출을 받아 빚을 갚는 것이 가능했으나 집값이 꺾이자 차환과 담보 처분이 동시에 막혔고, 연체 증가로 관련 증권의 가격과 신용등급도 추락했다. 여기에 증권 판매를 통한 자금 조달까지 끊기면서 신규 대출이 줄고 주택 수요가 위축돼 담보가치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당시 고위험 대출을 떠받쳤던 고금리 수익에 대한 기대는 지금의 AI 금융에서도 엿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구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혼합형 변동금리 대출의 초기 금리는 약 8%였고, 초기 우대금리를 적용하지 않으면 이보다 2~3%포인트 높은 금리가 적용됐다. 투자자에게는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기회였지만, 차주에게는 금리 상승에 따라 상환 부담이 커지는 구조였다. 앤트로픽이 제시한 10% 이상의 수익률에도 투자자가 떠안는 상환 위험과 기업이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이 함께 담겨 있다. 투자 이후에도 상환 능력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채권 매물이 늘고, 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코어위브의 경우 투자자들이 채권을 내다 팔면서 이달 중순 일부 채권 수익률이 약 15%까지 치솟았다. 채권 가격 하락으로 수익률이 뛰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표면화한 것이다. 이런 불안이 대출 축소로 이어지면 차입에 의존해 온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설비 가동이 늦어져 매출이 제때 발생하지 않으면 기존 부채를 갚을 여력마저 약해질 수 있다. 부실 우려가 자금 경색을 부르고, 자금 경색이 다시 부실을 키우는 악순환에 AI 투자시장도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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