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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패권주의’와 ‘기밀 주의’로 점철된 중국의 ‘특사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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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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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사 외교’로 글로벌 패권 위한 지역 협력 도모
아프리카, 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에 외교 노력 집중
‘외교 채널 중복’, ‘기밀 주의’ 등 문제점 노출

[동아시아포럼] 섹션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 이코노미(Policy Economy)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중국의 외교 전략은 특사(special envoy)들에게 글로벌 개입의 핵심 역할을 부여하면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보통 서구 국가들의 외교는 시민 사회 단체 및 다자간 회의 참석을 포함한 포괄적 접촉을 의미한다. 반면 중국의 외교는 대정부 관계에만 집중해 경제 협력과 갈등 해결을 도모하는 방식을 띠고 있다. 문제는 특사를 통한 외교 범위가 확대될수록 일관성 없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상대국들의 불만도 증폭된다는 것이다.

사진=동아시아포럼

중국, ‘전랑 외교’ 중심인물 ‘유럽 특별 대표’ 임명

최근 중국 정부가 루샤예(Lu Shaye)를 유럽 문제 특별 대표(Special Representative for European Affairs)로 임명하면서 중국 정부의 외교 전략을 두고 논쟁이 불붙었다. 루샤예는 이른바 ‘전랑 외교’(wolf warrior diplomacy)의 대표 주자로 해당 조치는 중국 정부의 유럽연합(EU)에 대한 태도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서방 진영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가운데 경제 협력은 강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특사 외교 방식은 유럽을 넘어 외교 범위 확대를 위한 필수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의 개발도상국 그룹)가 핵심 목표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담당 국가에 장기 주재하는 일반 외교관들과 달리 특사들은 분쟁 해결 및 무역 협상 등 특수 임무를 띠고 파견된다. 강대국 위상을 드높이는 동시에 해당 지역의 문제를 비밀스럽게 해결하려는 중국의 목표에 부합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위상 강화 위한 지역 협력 목적

중국이 특사 파견을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기후 관련 행사 등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에서 중국의 책임감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해당 지역의 핵심 자원 확보를 위한 목적이었다. 2010년대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BRI) 착수 후에는 서구의 영향력에 대한 대항 세력으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해 외교 노력을 강화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지역 안정과 분쟁 해결을 위한 특사 활용이 늘어났다. 소말리아 반도(Horn of Africa, 소말리아, 지부티,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를 포함하는 아프리카 지역)와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특사 파견을 통해 경제 회랑(economic corridor)을 확보하고 대미 경쟁 격화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의 외교는 더욱 전략적 성격을 띤다. 공식 석상에서는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지만 전쟁 책임을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돌림으로써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피해 갔다. 동시에 브라질, 남아프리카와 접촉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침략이 아닌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득한다.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두 마리 토끼 잡기’다.

'글로벌 사우스'에 외교 노력 집중

실제로 중국의 특사 시스템은 글로벌 사우스 관계 강화의 핵심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rum on China–Africa Cooperation) 같은 지역 회의체가 주된 채널을 이룬다. 아프리카, 남미, 태평양 군도 등에 파견하는 특사들은 경제 외교 및 안보 대화, 지역 협력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특히 아프리카에 집중적으로 특사들을 파견해 아프리카 연합(Africa Union) 및 개별 국가 고위급 리더들과의 회담을 도모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한 채무 부담과 자원 착취 이슈를 잠재우고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채널 중복, 상대국 불만, 기밀 주의 등 ‘문제 노출’

중국 정부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특사 시스템은 심각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외교 범위를 넓혀갈수록 속출하는 자국 외교 채널의 중첩과 일관성 없는 메시지 때문이다. 심지어 해당국 주재 외교관과 지역 책임자, 특사 사이의 갈등으로 조율에 문제를 겪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상대방 국가의 불만도 쉽지 않은 문제다. 일대일로하에서 사회 기반 시설 건설을 위한 자금을 중국 빚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이제 중국과의 협약 유지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중국 특사들은 외교적 잡음을 막고 경제적 협력을 유지하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중국 특사 시스템의 또 다른 문제점은 대부분 핵심 권력과 긴밀하게 연결된 전직 고위 관료 출신 특사들이 공식적인 대외 활동을 피한다는 점이다. 서구권 특사들이 시민사회는 물론 반대 단체 및 국제기구와의 접촉을 피하지 않는다면 중국 특사들은 오직 정부 대 정부 관계에만 집중한다. 민주주의나 인권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도 피하고 비밀리에 경제 협력이나 당면한 갈등 해결만 도모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중국이 주장하고 견지하는 ‘불간섭 정책’(non-interference policy)와 맥을 같이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특사 시스템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과의 경쟁이 심화할수록 중동, 아프리카, 인도 태평양의 지정학적 요충지에 더 많은 특사들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해당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에 대한 상대국의 부정적인 시각과 중국 내부에서 비롯된 메시지의 혼선과 역할 중복을 극복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특사 전략이 단순한 외교가 아니라 글로벌 헤게모니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정상적이고 전면적인 외교 방식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정도 이해는 간다.

원문의 저자는 하오난(Hao Nan) 샤하르 연구소(Charhar Institute) 연구원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China’s special envoys are redefining global diplomacy | EAST ASIA FORUM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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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 관리 위해 대출 줄이는 은행들, 기업 ‘돈맥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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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기업 파산·부도 등으로
4대 은행 짊어질 손해 26조
기업대출 심사 더 까다로워질 듯

경기 침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기업 관련 신용위험이 1년 새 2배나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국면 이후 시중에 좀처럼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최악을 기록했는데, 최근 들어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신용위험까지 부쩍 커진 것이다. 향후 은행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대출 등을 깐깐하게 관리하면 기업 자금줄이 더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년 새 기업 관련 신용위험 증폭

3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거래상대방 신용위험(CCR)은 2023년 12조2,776억원에서 지난해 26조812억원으로 증가했다.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은 금융거래를 할 때 계약 상대방이 돈을 지급하지 못할 리스크를 금액으로 산출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거래상대방이 부도날 경우 은행권이 대규모 손실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해 신용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은 대출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 등 금융 상품과 각종 보증기관의 보증액까지 합산해 신용위험을 산정하고 있다.

2020~2023년만 해도 4대 은행의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은 연간 10조~12조원 선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본격화하면서 신용위험도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통상 분쟁 리스크가 커졌고, 국내에선 계엄 사태가 겹치며 기업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영향이다.

특히 달러당 원화값이 추락하자 수출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기업들이 쥐고 있는 해외 자산이나 지분 투자분에 대한 원화 환산 평가이익이 줄고, 원화값 하락분만큼 웃돈을 주고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외화부채 환산 손실 역시 불어난다. 여기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 매입까지 늘리며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3월 기업대출 2.5조 뚝

실제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 대비 0.11%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은 0.05%로 전월 대비 0.02%p 올라갔고, 중소기업도 0.15%p 증가한 0.77%의 연체율을 나타냈다.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0.70%로 0.10%p 뛰었다. 은행들의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지난해 말 기준 13.07%로 전분기 대비 0.26%p 하락한 상황이다. CET1을 일정 수준(13%)으로 관리하려면 위험가중자산(RWA)를 낮게 관리하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신용위험 확산을 막기 위해 관리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25조2,094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4,936억원 감소했다. 지난 1월 5조1,003억원, 2월 1조9,802억원 증가했다가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중 영세한 개인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대기업대출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기업대출은 162조172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255억원 줄었다. 작년 12월 이후 석 달 만의 감소세다. 중소기업대출도 338조7,251억원으로 전월 대비 4,658억원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324조4,671억원으로 전월 대비 4,024억원 감소해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업들 '일단 버티기' 돌입

돈맥경화에 내몰린 기업들은 일단 버티자는 분위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각 계열사 성과 평가 항목에서 재무건전성 지표를 강화했다. 이전에는 일부 관련 부서에만 적용했는데, 마케팅 같은 ‘돈 쓰는’ 부서의 평가에도 포함시켰다. 계열사들은 차입 비용 축소, 사옥 등 보유 부동산 자산 매각, 투자 규모 축소‧보류 등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과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롯데 임원은 “목표가 막연한 인수‧합병(M&A)은 하지 말고 내실을 다지라는 메시지 자체는 맞다”면서도 “‘돈 쓰지 말라’는 소리로 들려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특히 유통업계에선 올해만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 온라인 명품 플랫폼 1위 발란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애경그룹도 유동성 악화로 그룹이 흔들리자 알짜 자산인 애경산업 매각에 나섰다. 새벽배송 대행 1위인 팀프레시도 배송기사들에 대금 결제 못 해주자 결국 지난달 31일부터 일부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건설업계에서는 ‘4월 위기설’이 공공연하다. 연초부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아예 빚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 직전 단계 기업이 늘고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용 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기업은 모두 6곳이다. 또 올해 시공능력 평가 200위 가운데 신동아건설(58위),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 7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건설뿐 아니라 화학과 이차전지 업황 부진,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이번에 신용등급 전망치가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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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휴직 갈 길 멀었다, 대기업 10곳 중 8곳 10%도 안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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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 육아휴직 사용률 저조
보수적인 문화 및 낮은 여성 취업률 영향
조직이 나서 업무 공백 막아야

기업들이 출산·육아 복지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빠 육아휴직’ 사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톱 10’ 대기업 중 남성 육아휴직률이 두 자릿수인 기업은 단 두 곳뿐이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직 남성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은 먼 나라 이야기’라는 푸념이 나온다.

남성 유아휴직률 한 자릿수 불과, 지방은행은 0%대

3일 상장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톱 10 중 삼성전자(13.6%)와 LG에너지솔루션(22.7%)만 남성 육아휴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나머지 8곳은 한 자릿수로, 여성의 육아휴직률이 70~90%대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육아휴직률은 당해 출생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직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을 말한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3%), 삼성바이오로직스(5%)가 남성 육아휴직률이 특히 낮았다. 여성 육아휴직률의 경우 삼성전자(97.8%)가 가장 높았고, 현대차(91%), KB국민은행(90.74%)도 90%를 넘겼다.

범위를 코스피 ‘톱 20’으로 넓혀도 남성 육아휴직률이 두 자릿수인 기업은 7곳(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HD현대중공업·포스코·한화오션·LG화학·카카오)에 불과했다. SK이노베이션은 3.26%로 톱 20 중 최저였다.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8.6%)와 카카오(12.3%)도 육이휴직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조직문화가 유연하다고 알려진 IT 업계에서도 1년 내 배우자가 출산한 남성 직원 10명 중 1명 남짓만 육아휴직을 쓴다는 뜻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한데, 특히 지방은행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개 은행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평균 5.4%로 낮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해 지방은행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두드러지게 낮았다.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 직원 수는 8명으로 사용률은 1.2%에 그쳤다. 경남은행과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iM뱅크(옛 대구은행)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각각 5명, 1명으로 사용률로 따지면 0%대에 머물렀다. 제주은행은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한 명도 없었다.

기혼 여성 취업률 저조

기업들이 출산장려금, 육아기 단축 근무 등 복지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음에도 남성 육아휴직이 저조한 데는 여성들의 낮은 취업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근로자 취업결정요인에 관한 종단적 연구'를 보면 30대 초반 여성 고용률은 사상 최대인 71.3%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돌봄이 필요한 나이대의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일수록 취업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15세~75세 경제활동 가능자 중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미취업자는 지속적으로 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15~34세는 전반적으로 취업자와 미취업자 비중이 등락을 반복하다 2007년부터는 미취업자가 증가하고 취업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35~44세와 45~54세 계층은 전 연령대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계층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해 2022년에는 각각 74.2%, 78.2%였다. 65~75세의 전기노령층은 1998년에는 취업자가 21.9%였으나 2022년에는 44.7%로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개인마다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조금씩 달랐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돌봐야 하는 미취학 자녀 수가 많을수록, 혼인할수록 미취업할 확률이 높았다. 혼인과 양육으로 남성이 취업할 확률은 높아지지만, 여성은 그 반대였다.

육아휴직 남성은 해고 대상? 눈치 보는 분위기 여전

한국 기업 특유의 ‘눈치 보는 분위기’도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기업 화학계열사에 다니는 한 남성 직장인은 “맞벌이하며 세 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어 육아휴직을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용기가 안 났다”며 “30대 후반은 차장 승진 시기인데 남자가 육아휴직을 쓰는 순간 승진은 아예 포기해야 하는 분위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육아휴직 신청은 곧 퇴사라는 인식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올해 1월 16일부터 2월 3일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노동자 1,72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언제든지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분위기다’라고 답변한 이들은 29.0%에 그쳤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육아휴직 사용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22.5%)과 이런 인식에서 비롯되는 ‘인사고과, 승진 등 직장 생활에 발생할 불이익에 대한 우려”(27.4%) 때문에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해도 부담을 느끼거나 눈치가 보인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육아지원제도 사용이 동료 직원의 부담 증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직 차원에서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나서 육아휴직으로 인한 조직 생산성 공백을 메울 방법을 미리 갖춰야 한다”며 “그래야만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육아휴직자 때문에 내 일이 늘어난다’는 인식이 개선되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안착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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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틱톡 인수전에 아마존도 막판 출사표, 강제 매각 성사될까

'D-2' 틱톡 인수전에 아마존도 막판 출사표, 강제 매각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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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美 법인 매각 시한 코앞으로
아마존 막판 입찰, 앱로빈도 가세
블랙스톤 등 기존 후보들과 경쟁 치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한 틱톡 매각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마존과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앱러빈 등이 인수 제안서를 냈다. 오라클과 블랙록·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등 투자사들도 틱톡 인수를 타진하는 등 대형 매수자들이 등장함에 따라 틱톡 미국 사업이 중단되는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틱톡 미국 사업 인수에 도전장

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틱톡 인수전 막판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마존은 틱톡 매각 책임자인 JD밴스 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서한으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백악관은 아마존의 제안서를 받았다고 확인했지만, 입찰 금액이나 세부 사항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의회는 지난해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 금지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올해 1월 19일까지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간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사업권 매각 마감 시한이 오는 5일까지로 연장됐다.

NYT는 틱톡이 전자상거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아마존을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틱톡은 ‘틱톡숍’이라는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지만, 틱톡에서 제품을 홍보·판매하는 대다수 인플루언서는 아마존에서 제품을 구매토록 권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은 인플루언서 등에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틱톡을 인수하면 부담이 줄어든다. 틱톡숍과 연계해 직접 매출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블랙록·오라클 등 투자사들도 참전

틱톡을 노리는 곳은 아마존 만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앱러빈은 카지노 거물 스티브 윈과 함께 틱톡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성인 플랫폼 온리팬스(OnlyFans) 창업자가 만든 새 스타트업 주프(Zoop)도 가상화폐 관련 단체 HBAR 재단과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외에도 오라클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의 컨소시엄, 마이크로소프트(MS), 벤처캐피털(VC) 회사인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이 틱톡 미국 법인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마존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실제 틱톡을 인수할 의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제안서를 낸 후 실사를 통해 틱톡의 내부를 살펴볼 수 있고, ‘몸값’을 올려 경쟁사들의 손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실제 틱톡 인수에 진심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표명하는 것만으로도 전략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짚었다.

틱톡 美법인, 신규 투자자 50% 지분 보유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 아메리카'라는 새로운 법인 만들어 신규 미국 투자자들이 약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바이트댄스로부터 틱톡 알고리즘 사용권을 획득하게 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바이트댄스의 기존 투자자들은 새 틱톡 법인의 약 3분의 1 지분을 보유하며 바이트댄스 자체는 19.9%의 지분을 유지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 러시아 등 특정 국가를 외국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에서 핵심 기술, 데이터, 통신망, 미디어 플랫폼 등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틱톡이 미국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관련 사업부 매각은 필수적이고, 바이트댄스는 미국 사업 지분을 20% 미만으로 소유해야 한다.

그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의 미국 법인을 분사한 뒤 바이트댄스의 기존 미국 투자자들이 틱톡 미국 법인에 대한 지분을 높이고 중국 측은 지분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 왔지만, 중국 측 지분을 유지한 채 미국 측이 50% 지분을 유지한 채 사실상 새 법인의 지배권을 보유하는 형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안을 바이트댄스와 중국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바이트댄스는 여전히 미국 내 사업 매각에 저항하고 있다. 인수자가 나타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서에 서명하더라도 바이트댄스와 중국 정부 승인은 별개다. 이에 미 정부 내부에서는 틱톡을 중국과의 관세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지난달 26일 “틱톡에 관해 중국 정부가 (미국 사업권 매각을) 승인하는 형태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성사되면 중국에 약간의 관세 인하나 다른 것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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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요금 '인상설' 선 그은 정부 “운임 인상 고려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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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사장, 간담회서 “KTX 요금 인상 추진” 발표
정부, KTX 운임 인상은 정책 기조에 반하는 것
KTX 올리면 ITX·지하철 운임도 올릴 명분 생겨
KTX 차량이 열차 차고지에서 대기하고 있다/사진=코레일

최근 KTX 운임 인상을 두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정부 간 기싸움이 드러났다. 코레일 사장이 정부와 논의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17% 인상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정부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정부는 운임 인상 가능성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었다. 물가 안정 등 정책 기조에 따라 운임을 인상할 수 없고, 코레일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이미 국고 보조금까지 투입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레일, KTX 운임 17% 인상 추진

3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지난달 25일 대전 코레일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철도운임 인상안에 대해 정부와 협의해야 할 사안으로, 14년간 동결된 만큼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국민경제나 소비자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와 함께 진행해야 하는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코레일이 밝힌 인상 폭은 평균 17% 정도다. 이렇게 되면 서울~부산 구간의 운임은 기존 5만9,800원에서 약 7만원 오르게 된다. 그런데 한 사장의 간담회 후 정부는 코레일 측 실무진에 연락을 취해 상황 파악에 나섰고, 실무진은 정부에 “사장님이 그렇게 지를 줄 몰랐다”며 어쩔 줄 몰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장이 KTX 운임 인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한 셈이다.

전기요금 등 물가 상승 및 인건비·운영비 상승 못 버텨

한 사장이 공식석상에서 KTX 운임 인상 필요성을 호소한 배경은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가 상승하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다양한 운영비가 늘어났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다. 전기요금 인상도 큰 부담요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2021년 3,687억원에서 2024년 5,796억원으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올해는 6,4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KTX를 운영하는 데 드는 에너지 비용이 크게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또 교통 인프라 유지와 철도 노선의 관리 등도 운영비에 추가 부담을 줬다.

재정악화도 해결해야 한다. 코레일의 누적 부채는 2024년 말 기준으로 21조원에 달하며, 감당해야 하는 이자 비용만 해도 연간 약 4,13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은 코레일의 경영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수조원에 달하는 열차 대체 비용 마련도 시급 과제다. 현재 운행중인 KTX 열차의 절반 이상이 2033~2034년 사이에 한꺼번에 퇴역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레일 운영 초기 도입 모델인 KTX-1 열차는 2004년에 도입돼 이제 교체 시점에 다다른 상태인데, 이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약 5조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정부 "원가 절감·자구노력으로 인상요인 흡수"

정부 안에서도 철도 운임 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물가 관리를 위해 KTX 운임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수년간 ‘공공운임 인상 억제’를 경제정책방향에 담고 있다. 이는 2021년 이후 한국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된 영향이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2020년 0%대에서 2021년 2.5%, 2022년 5.1%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3.6%로 감소했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2% 내외로 둔화됐지만, 이미 많이 오른 물가로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KTX 운임 인상이 소비자한테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TX 운임을 올리면 ITX나 전동열차 등의 운임 역시 잇따라 올릴 명분이 생긴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이미 코레일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자산 매각이나 인력효율화 등을 주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익서비스의무(PSO) 보상을 해주고 있다. PSO는 정부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의 노약자, 학생,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할인 요금과 적자 노선 유지 등에 드는 공적 비용을 보상해 주는 제도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매년 3,000억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KTX 운임 인상은 주무 부처인 국토부와 먼저 협의를 하고, 그 이후에 진전이 있으면 국토부와 기재부가 협의를 하는 절차를 거친다”며 “코레일 내부와 국회 등에서 운임 인상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국토부는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공공요금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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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사옥 매각 시도 불발되자 ‘리츠’ 상장 “투심악화 타계할까”

대신증권, 사옥 매각 시도 불발되자 ‘리츠’ 상장 “투심악화 타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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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밸류리츠, 1,500억 프리 IPO 투자유치 마무리
비우량 자산에 무리한 유증하다 주가 하락할 수도
부동산 부실에 상장 리츠 손실 폭증 우려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리츠(REITs·부동산위탁관리회사)와 관련해 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룹 측은 금리 하락 시기와 맞물린 매력적인 투자 자산이라고 강조하지만, 다른 상장 리츠와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팽배한 분위기다.

대신증권 본사 담은 대신밸류리츠, 프리IPO 유치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신그룹 본사 사옥 ‘대신343’을 담은 ‘대신밸류리츠’는 2,024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프리IPO에는 대형 보험사를 비롯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 투자은행과 다수의 금융기관, 교보AIM자산운용의 블라인드펀드와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GRE파트너스자산운용의 펀드 등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대신밸류리츠는 2분기 중 1,0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신그룹은 보유 또는 개발 중인 국내 자산을 계속 편입해 대신빌류리츠를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초대형 상장 리츠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신밸류리츠는 대신증권을 비롯한 그룹계열사들과 최대 10년의 장기 임차 계약을 진행했으며, 분기배당을 통해 7년 평균 연 6.4%의 배당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곤 대신자산신탁 리츠투자부문장은 “대신343 건물 가치와 안전성에 여러 기관투자자가 일찌감치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대신343 건물은 매각을 추진하다가 불발된 전력이 있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와 관련 협의를 진행했으나 가격 눈높이 차이, 협상 기간 장기화 등을 이유로 매각이 결렬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매각이 불발된 사옥을 리츠에 편입하는 모습이 롯데·한화 등 주요 대기업이 팔리지 않는 부동산을 투자자에게 ‘떠넘기기’해 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리츠는 비우량 자산 편입과 이를 목적으로 한 대규모 유상증자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리 인하기에 배당주인 리츠 주가가 하락하는 건 예외적인 상황이다.

공실에 부동산 리츠 ‘빨간불’

리츠 시장이 부진한 또 다른 이유는 공실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이 리츠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옛 롯데마트 동대전점이 최근 경매에 부쳐졌다. 대주단 중 남대전농협은 케이원제3호CR리츠가 대출 이자를 연체하자 2월 5일 기한이익상실(EOD) 예정 통지를 한 뒤 지난달 19일 지방법원에 경매를 신청했다. 7년 전 롯데마트 폐점 이후 공실 문제를 겪으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한 해당 리츠가 결국 부실 위기에 빠진 것이다.

케이원제3호CR리츠가 남대전·구미·제천·도초농협 등 대주단으로부터 받은 대출의 규모는 150억원이며, 부실채권 규모는 2억6,423만원이다. 이 리츠가 보유한 상가 토지와 건물의 평가가치는 385억원 수준이다. 한토신은 주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토신은 지난 2013년 케이원제3호CR리츠를 통해 대전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옛 롯데마트 동대전점을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한 지 5년 만에 롯데마트가 폐업하면서 이 CR리츠는 수년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임대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케이원제3호CR리츠는 누적 손실만 수십억원을 기록하다가 2021년에야 임차인을 유치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전체의 면적의 60% 수준만 임대가 되면서 리츠 운영에 필요한 충분한 임대수익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케이원제3호CR리츠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5억913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이 리츠가 지난해 벌어들인 임대료·관리비 수익 등 영업수익은 5억8,508만원으로, 영업비용(10억7,485만원)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리츠의 지속 가능성도 떨어진 상태다. 케이원제3호CR리츠의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은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82억7,400만원 초과하고 있다”며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지의 여부는 회사의 향후 자산매각계획, 재무 등 경영 개선계획의 성패에 따라 좌우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여파, 리츠에 불똥

이런 가운데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일부 리츠에도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KB부동산신탁이 운용하는 'KB사당리테일위탁관리리츠'와 'KB평촌평촌리테일위탁관리리츠'도 잇따라 부실자산 발생 가능성을 공시했다. 두 리츠는 홈플러스 사당점과 평촌점을 담고 있다.

아울러 현재 증시에 상장된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투자자산 중에도 홈플러스가 임차한 매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모자리츠 구조로 설계된 상품으로, 이런 경우 대개 자리츠들이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모리츠는 자리츠들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하는 구조다. 자리츠는 펀드와 리츠를 통해 용산 그랜드머큐어호텔, 동대문 나인트리호텔, 광화문 G타워에 투자 중이다.

그런데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경우 자리츠는 물론 모리츠도 직접 실물자산을 편입하고 있다. 이 자산이 인천시 연수구에 소재한 복합쇼핑몰 스퀘어원이다. 스퀘어원은 연면적이 5만1,145평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로 여기에 홈플러스가 입점해 있다. 다만 홈플러스는 스퀘어원 건물 지하 3층~지상 5층 중에서 지하 1층의 4분의 1 정도 면적을 장기임차한 것이어서 이번 사태가 전체 신한서부티엔디리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편이다. 또한 선취 임대료를 받아 당장 홈플러스 측에서 임대료를 내지 못한다고 해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과정에서 매장을 철수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공실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배당이 감소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홈플러스 부지를 갖고 있는 펀드나 리츠에 다양한 방식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회생절차 중 폐점하면 건물 공실 문제가, 임차료를 주지 않으면 대출금 이자를 못 갚는 펀드의 기한이익상실(EOD) 문제가, 부지 매각 시에는 자산 가치 하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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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똑똑해진 자율주행차, 기술 불완전·사회 반발에 상용화는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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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보급에 박차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잇따라 잠정 중단
기술적 한계 및 고가의 개발 비용 발목 
바이두 로보택시 '뤄보콰이파오'의 운행 모습/사진=바이두

중국의 정보통신(IT)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 대중화’를 외치며 기술 개발과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인간 운전자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당장 바이두의 자율주행 택시 ‘뤄보콰이파오’와 택시업계 간 밥그릇 분쟁만 봐도 글로벌 확대 단계로 나아가기엔 시장 수용도가 떨어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기술 한계와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바이두, 로보택시 주문 1,000만 건 돌파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바이두는 우한시에서만 400대가 넘는 뤄보콰이파오를 운행 중이다. 우한시는 서울(약 600㎢)의 5배 면적인 3,000㎢(약 9억 평)의 자율주행 시범구를 보유해 중국 최대 자율주행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바이두는 우한시를 포함해 중국 10여 개 도시에서 뤄보콰이파오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총 주문건수 1,000만 건, 총 주행거리 1억5,000만㎞를 돌파했다.

바이두는 차량 단가가 이전보다 절반가량 낮아진 뤄보콰이파오 6세대(RT6)를 앞세워 올해부터 자율주행 대중화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물론 혼자는 아니다. 다양한 통신, 자동차 기업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의 숨 가쁜 경쟁 덕에 중국의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바이두 측은 뤄보콰이파오 6세대의 경우 안전에 특히 중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뤄보콰이파오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은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10배 더 안전하다”며 “특히 중국의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 뤄보콰이파오의 실제 사고 발생률은 인간 운전자의 14분의 1에 불과하다”고 했다. 6세대 차량 문에도 ‘뤄보콰이파오는 더 안전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中 자율주행, 올해 시장 규모 100조원

자율주행 분야에서 질주하는 중국 기업은 바이두 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기업인 중국 비야디(BYD)의 왕촨푸 회장이 “2025년은 전 국민 지능형 운전(자율주행)의 원년”이라고 말할 만큼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개인 자가용 부문에서 중국 자율주행 기술은 대부분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레벨2까지 상용화돼 있는데, 올해 중 긴급 상황 외엔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3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두처럼 시스템을 개발해 자동차 제조기업과 협업하는 기업으로는 화웨이가 있다. 위청둥 화웨이 스마트카솔루션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7월 중국 국영차 치루이와 함께 만든 전기차 ‘즈제(智界)’에 탑재되는 운영체제(OS) 훙멍즈싱 ADS가 레벨3 수준인 4.0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지난달 밝혔다. 전기차 기업 중에선 BYD가 지난 2월 내놓은 ‘신의 눈(天神之眼)’이 대중화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 7만 위안(약 1,400만원)짜리 소형 전기차에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다고 밝히면서다. 이 외 전기차 기업 지커는 이달 중 레벨3 기술을 공개하기로 했고, 리오토와 샤오펑은 올해 중 레벨3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이들 기업은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BYD는 지난해 541억6,000만 위안(약 10조9,000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왕 회장은 지난해 6월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자율주행에만 1,000억 위안(약 19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는 자율주행 분야에만 매년 100억 위안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뤄보콰이파오 관계자는 “바이두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분야에 2013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1,800억 위안(약 36조6,000억원)에 달하는 R&D 투자를 집행했다”고 했다.

택시업계 “일자리 위협” 반발, 기술적 한계도 여전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자율주행의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레벨4까지 장담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요원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적 완성도가 보장되지 않다 보니 자연히 안전성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악천후나, 복잡한 도로 환경, 예상치 못한 상황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결정적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간혹 발생하는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는 이런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3년 8월 발생한 샌프란시스코의 크루즈 택시는 자율주행운행 허가를 받은 뒤 크고 작은 사고를 연달아 일으켰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의 발을 찧는다거나, 심지어는 한 여성이 크루즈에 깔려 중상을 입는 일이 벌어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해결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도 자율주행 시스템의 의사 결정 과정과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그 책임 소재에 대한 윤리적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프로젝트의 속도를 조절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애플은 ‘애플카’를 포기하며 자율주행차 사업을 아예 접었고, 폭스바겐과 포드, GM도 자율주행업체 투자를 중단했다. 향후 다시 이 분야에 투자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현대차·기아도 당초 목표했던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 개발과 상용화 계획을 연기했다.

택시업계와의 분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우한시 택시기사들은 하나같이 우려 또는 불만 등 쓴소리들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택시업계는 뤄보콰이파오의 생태계 파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우한의 한 택시기사는 “디디(중국 차량공유 서비스)와 뤄보콰이파오의 기본요금은 각각 13위안(약 2,600원), 15위안(약 3,000원)으로 디디가 더 저렴하지만, 뤄보콰이파오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요금을 대폭 깎아주고 있어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실제 뤄보콰이파오는 거리에 따라 적게는 60%대, 많게는 70%대까지 할인을 해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뤄보콰이파오 때문에 당장 승객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불만이다. 뤄보콰이파오와 같은 로보택시는 이론상 운영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차량을 정확히 제어해 에너지 소비 효율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로보택시는 휴식도 필요 없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로보택시 운영 비용이 1㎞당 1달러(약 1,500원)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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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장기화에 빚 못 갚는 자영업자 수두룩, 새출발기금 신청액 20조 육박

불황 장기화에 빚 못 갚는 자영업자 수두룩, 새출발기금 신청액 2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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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 신청액수 1년 새 10조 증가
생계형 자영업자 채무불이행 급증세
당국, 소상공인 재기 지원 및 기금 대상 확대

정부가 부실자산 처리 전문 공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올해 1조원을 출자한다. 경기 침체 여파로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며 빚 변제를 위한 ‘새출발기금’ 신청이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새출발기금 출범 후 11.4만 명 신청, 채무액 18.4조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2월 열린 이사회에서 새출발기금 운영에 소요되는 재원을 정부로부터 출자받기 위해 ‘자본금 증자를 위한 신주 발행’을 승인했다. 정부는 현금 5,000억원을 캠코에 출자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올해 추가로 5,000억원 규모의 현물을 출자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캠코 관계자는 “이달 중순 정부로부터 현금 5,000억원 중 일부를 출자받았다”며 “현물 출자 시기 및 방법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캠코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 신청자는 누적 11만3,897명으로, 1월 말보다 5,510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청 채무액도 1월 말 대비 9,060억원 증가한 18조4,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피해로 빚을 갚기 어려워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022년 10월 도입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으로 원금을 감면하거나, 상환 기간을 늘려주거나, 이자를 낮춰주는 방식으로 채무 조정을 해준다. 대출 원금의 최대 80%를 감면하며 채무조정 한도는 1인당 최대 15억원(담보 10억원+무담보 5억원)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새출발기금 지원을 위해 출자한 자금은 1조7,100억원으로, 올해 1조원 추가 지원 시 2조7,1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직업 전환' 연계 지원 강화

새출발기금 규모도 기존 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국회는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금융위원회와 관계부처는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직업 전환과 연계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단순 채무조정을 넘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다.

올해부터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금융위는 이를 이수하고, 취업·재창업에 성공한 자영업자의 공공정보(채무조정 프로그램 이용 정보)를 즉시 해제할 계획이다. 채무조정 이용 정보가 삭제되면 신규 대출이나 카드 이용·발급 등 정상적인 금융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7·3 대책에서 발표된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는 고용노동부의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중소벤처기업부 '희망리턴패키지'를 연계한 취업·재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를 이수하는 지원자에겐 매달 최대 110만원의 훈련참여수당도 지급된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 새출발기금 제도를 개선해 두 프로그램으로 취업·재창업 교육을 이수한 폐업 자영업자의 채무 원금을 최대 10%P 더 깎아주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10%P 채무 원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요건도 넓힌다. 현재는 국민취업지원제도와 희망리턴패키지 교육 이수자만 추가적인 원금 탕감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 한국폴리텍대학 직업 훈련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재기 교육도 추가할 계획이다.

채무불이행 자영업자 35% 증가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집중하는 건 그만큼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부실에 빠지는 사례가 많아서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신용평가의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1,122조7,919억원으로 전년보다 7,719억원(0.1%) 늘어났다.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 중 금융기관에 진 빚(대출액)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이들은 15만5,06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4명(35%) 급증했다. 이들이 진 빚은 30조7,24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9.9%인 7조804억원 늘어 30조원을 돌파했다.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는 배경은 고금리 속에 장기화하는 내수 침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소매판매액은 전년보다 2.2% 줄어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며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감소다.

자영업자들의 빚이 급증한 계기는 코로나19다. 당시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에서는 전면봉쇄를 하면서 재정을 동원해 자영업자를 직접 지원했지만, 우리나라는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 등 대출을 통한 지원을 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손님들이 100%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치솟자 그동안 빚이 많아진 자영업자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이에 연체율이 올라가고 폐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출 부담은 더욱 암울한 실정이다. 작년 말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372조4,9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7,303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1조9,030억원), 30대(-6조4,589억원), 40대(-12조9,124억원), 50대(-2조6,843억원) 등 다른 연령대에서 대출잔액이 모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대출규모가 늘면서 고령층 채무불이행자 수와 이들의 대출 잔액도 다른 연령대보다 가파르게 증가했다. 1년 사이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 수는 2만795명에서 3만1,689명으로 52.4% 늘어 다른 연령대의 증가세를 압도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금액 역시 1년 새 5조1,840억원에서 7조8,920억원으로 52.2%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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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에 짓눌린 상호금융, 1년 만에 부실채권 10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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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상호금융
부동산 급등기에 PF 늘려
덩치 불어도 관리는 느슨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4대 상호금융의 지난해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2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6배 급증한 규모다. 지역·서민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한눈을 판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환위기 때보다 적자폭 커

2일 금융감독원의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신협과 수협은 지난해 각각 3,419억원, 2,725억원 순손실을 냈다. 1960년 설립된 신협은 2002~2023년 22년 연속 흑자 기록을 세웠으나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수협 역시 1962년 창립 이후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 외환위기 여파가 미친 1999~2001년보다 적자 폭이 크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등의 적자를 합하면 2조3,526억원에 달한다.

전국 상호금융 단위조합 2,164곳의 부실 채권 규모도 상당하다. 금감원의 금융통계를 보면 이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27조3,517억원으로, 2023년 말 17조3,535억원 대비 57.6% 급증했다. PF 부실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2년(9조1,339억원)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고정이하여신비율)도 5.26%로 전년(3.41%) 대비 1.85%포인트 뛰었다. 전체 대출 중 5%는 회수가 쉽지 않은 채권이라는 의미로,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부실률이다. 수협(7.20%), 신협(7.08%), 산림조합(6.58%), 농협(4.53%) 등 개별 조합들도 모두 최고치였다.

'회수 불능' 부실채권 7,000억 돌파

상호금융권이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낸 것은 부동산 PF 부실이 확대돼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았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회수가 어려운 때를 대비해 미리 마련해 두는 일종의 준비금으로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조6,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고, 신협과 수협은 지난해 각각 충당금 약 6,500억원, 800억원을 쌓았다.

전문가들은 상호금융이 저금리 시기에 부동산 PF 대출에 집중하며 부실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치솟으며 사업성이 악화한 PF 대출이 대규모 연체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상호금융의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54조6,000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216조5,000억원)의 4분의 1에 이른다. 일련의 부실채권 등은 재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며 4대 상호금융의 3분의 1이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기준 상호금융 지역 조합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 중 회수를 포기한 금액도 7,704억원6,500만원으로, 전년 동기(5,722억3,400만원) 대비 35%가량 늘었다.

상호금융이 기업대출을 늘리게 된 배경은 불어난 자산 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자산이 늘어난 만큼 한 번에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고 높은 수익률로 회수할 수 있는 기업대출에 관심을 쏟은 것이다. 하지만 애초 상호금융은 조합원의 자금 융통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기업대출 위험성을 따질 만한 전문 인력이 충분치 못하다. 실제 같은 농·수협 이름을 공유하지만 NH농협은행과 Sh수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 미만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상호금융은 리스크를 검토할 만한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동산 대출 열풍에 편승한 것”이라며 “다른 금융기관 대비 PF 부실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관리·감독 안돼 부실 눈덩이

더 큰 문제는 개별 단위조합의 감독 체계가 미비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실을 제때 포착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4대 상호금융 단위조합 중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대형 조합은 2019년 말 89개에서 지난해 6월 말 163개로 83.1% 늘었다. 자산 규모는 커졌으나 상호금융 단위조합에 대한 내부통제와 이를 강제할 법적 규제는 비슷한 자산 규모를 갖춘 다른 금융사에 비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79개 중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곳이 31개에 불과하지만, 금융당국의 관리와 감독을 받으며 2027년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작성해야 한다. 반면 상호금융은 저축은행과 달리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단위조합과 금고가 감사, 준법감시인 선임 등 의무에서 자유로운 이유다. 관리·감독 주체인 주무 부처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산림청 등으로 제각각이어서 통제도 어렵다.

이에 정치권에선 내부통제 장치가 미비한 상호금융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효율적 부실 관리를 위해 상호금융이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일 업무,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대형 단위조합은 금감원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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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만 뛰네" 부동산 시장 집값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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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마용성 고가 거래 속출
서울서도 지역별 집값 '천지차이'
지방은 악성 미분양 쌓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를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한 가운데, 강남권에서만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가격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 상승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과의 토론회에서 강남권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1월 14일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거래 신고된 아파트 중 28.8%가 15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두 달 반(작년 11월1일∼올해 1월 13일) 동안 발생한 거래에서 15억 초과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4.3%였다.

특히 토허제 해제 언급 직전 19.0%였던 15억∼30억원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언급 이후 23.5%로 뛰었다. 9억 초과∼15억원 이하 거래 비중 또한 27.4%에서 32.9%로 5.5%p 증가했다. 토허제 해제 가능성이 거론된 이후 강남권에서 고가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고, 주변 지역 아파트의 호가가 덩달아 상승하며 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토허제 언급 전 48.3%에서 언급 후에는 38.4%로 10%p가량 급감했다. 9억원 초과 비중이 51.7%에서 61.6%로 10%p 가까이 증가한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토허제 해제 언급 전후로 24.1%에서 16.3%로,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비중은 24.2%에서 22.0%로 각각 감소했다.

외면받는 서울 외곽지

강남권 집값이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서울 내 집값 양극화는 한층 심화하는 추세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5.8로 집계됐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5분위 배율은 집값 상위 20%인 고가 아파트 평균 가격을 하위 20%인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3월 기준 고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28억2,912만원으로 전달(27억5,169원) 대비 2.8% 올랐다.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연속 상승세다. 반면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8,976만원으로 전달(4억8,998원)보다 0.4% 줄었다. 이와 관련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 규제로 집을 여러 채 보유하기가 어려워지자, 강남권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한참 전에 갭투자 수요가 빠진 서울 외곽 지역은 현시점 사실상 찬밥 신세"라고 짚었다.

지방 부동산은 '침몰 직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흐름은 서울 내에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두드러진다. 특히 미분양 매물 관련 통계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61가구로 1월보다 3.5% 감소했다. 수도권 미분양이 1만9,748가구에서 1만7,600가구로 줄었고, 지방 미분양 역시 5만2,876가구에서 5만2,461가구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3,722가구로 1월에 비해 3.7% 증가했다. 이는 2013년 10월(2만4,667가구) 이후 최대치다. 특히 지방 물량(1만9,179건)이 전체 악성 미분양의 81%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3,067건)였으며, 이어 경북(2,502건), 경남(2,459건), 전남(2,401건), 부산(2,261건)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 매물을 소화하지 못하고 침체하는 가운데,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방 소재 준공 후 미분양 3,000가구를 매입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매입 대상 주택은 입주자 모집 공고 절차를 거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로, 지방 전 지역이 대상이다. 다만 업계는 LH의 3,000가구 직매입만으로는 빠른 속도로 침체하는 지방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등 특단의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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