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인텔 ‘14A 개발’에 속도, 파운드리 부진 속 1나노에 미래 걸었다

인텔 ‘14A 개발’에 속도, 파운드리 부진 속 1나노에 미래 걸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수정

적자 늪 빠지고 주력 사업도 지지부진
차세대 주요 승부처 '14A' 경쟁력 확보 사활
1.4나노 이하 경쟁 점화, 파운드리 질서 재편 가능성
나가 찬드라세카란 인텔 파운드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인텔 14A 웨이퍼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인텔

인텔이 1.4나노(14A) 공정 개발에 전면 가속을 선언하며, 차세대 미세 공정 패권 경쟁의 시간표를 끌어당겼다.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외부 고객 부재를 이유로 14A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인텔은 수율과 포트폴리오 진전을 자신하며 전략 노선을 급선회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TSMC의 2나노 공정 진전이 가시화되는 국면 속, 첨단 기술 확보로 향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A 공정 '전면 가속' 나선 인텔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인텔은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14A 개발에 전면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립부 탄(Lip-Bu Tan) 인텔 CEO는 "14A에 전면 진출하고 있다"며 "수율과 지적재산권(IP)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이며, 고객들에게 잘 봉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의 14A는 2027년 양산 준비 완료가 목표다. 공정 설계 키트(PDK) 초기 버전은 올해 초 외부 고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탄 CEO가 '고객들'이라는 복수형 표현을 사용한 점은 인텔이 14A 제품에 여러 고객을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인텔 파운드리가 자사용 14A 칩과 최소 한 곳 이상의 추가 구매자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4A는 18A 공정을 기반으로 하되 한층 진보된 기술이다. 2세대 리본FET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를 도입하고, 2세대 후면 전력 전달 네트워크(BSPDN)인 파워다이렉트를 적용한다. 파워다이렉트는 트랜지스터의 전원과 드레인에 전원을 직접 연결해 과도 전압 감소 저하나 클럭 스트레칭을 줄인다. 또한 고구동 이중 높이 셀을 사용하는 터보 셀을 통해 밀집 표준 셀 라이브러리 내에서 중요 타이밍 경로를 최적화한다. 인텔에 따르면 14A는 18A 대비 성능-전력 효율이 15~20%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TSMC가 연 ‘2나노 시대’, 삼성전자 코밑 추격

인텔의 14A 진출 목표는 지난해 7월 대형 외부 고객 미확보 시 14A 개발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했던 것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당시 탄 CEO는 부진한 실적이 장기화하자 파운드리 사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인텔은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으로 폭발한 AI 반도체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엔비디아와 AMD 등 경쟁사에 시장을 내줬다. 이에 인텔은 외부 고객이 거의 없는 1.8나노(18A) 공정을 양산 체제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차세대 14A 공정 투자는 고객의 주문이 확보됐을 때만 집행하는 접근법을 취하기로 했다. 나아가 18A 기술이 인텔 내부 제품에만 사용되더라도 합리적인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랬던 인텔이 5개월 만에 방향을 수정한 건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공정 진전이 중대한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700'(코드명 울리시스)에서 현재 모델 대비 성능 40% 향상을 달성했다. 엑시노스 2700은 삼성 파운드리의 2세대 2나노 공정인 SF2P를 활용한다. SF2P는 전작 SF2 공정 대비 성능이 12% 높아지고 전력 소비는 25% 줄어든다. GAA 방식의 3차원 트랜지스터 구조로 게이트가 채널을 완전히 둘러싸 정전기 제어 능력이 개선됐다.

엑시노스 2700의 핵심 변화는 패키징 기술이다. 삼성은 FOWLP-SbS(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징-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을 채택해 D램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통합 히트패스 블록(HPB)을 구현했다. 구리 기반 히트싱크가 AP 전체를 덮어 효율적인 열 방출을 돕는다. 전작 엑시노스 2600은 AP 일부만 히트싱크와 닿는 구조였으나, 엑시노스 2700은 AP 전면에 히트패스를 배치해 고부하 작업 안정성을 강화했다. 메모리는 차세대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6를 지원해 최대 14.4 초당 기가비트(Gbps) 처리 속도를 내고, 저장장치는 UFS 5.0을 탑재했다. 관건은 제품 수익성을 좌우하는 수율 확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도입 초기 수율 부진으로 TSMC와의 격차가 벌어졌고, 최근까지도 이를 충분히 만회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2나노 공정에서는 수율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인텔, ‘1나노’는 제일 빨리 가겠다

이런 가운데 인텔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1나노 공정에 가장 먼저 도달하는 것이다. 14A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가 주력하고 있는 2나노보다 빠른 수준으로, 업계 주류 공정을 한 단계 앞서는 셈이다. 인텔이 14A 공정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지난 2024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파운드리 포럼(Direct Connect)'에서다. 당시 인텔이 공개한 1나노급 공정 계획만 놓고보면 기술력에서 훨씬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와 TSMC보다 1년가량 빠르다. 첨단 공정 선도입은 기술력을 과시해 고객사를 모으기 위한 후발주자 전략 중 하나다.

이 같은 인텔의 전략에 힘을 실은 것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 인수다. 트럼프 정부는 인텔 지분 인수를 대가로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고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 등 대형 IT기업도 지분 투자에 나서며 인텔을 적극 돕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을 TSMC와 같은 외국 기업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시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인텔에 자금을 지원한 것도 14A 파운드리 설비 투자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이 수년 뒤부터 14A 공정으로 고객사 수주 경쟁을 본격화하며 치열한 대결을 벌이게 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도 2029년부터 14A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TSMC도 대만 가오슝 공장에 A14 공정 양산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만 매체 공상시보에 따르면 해당 공장의 건설 절차도 최근 들어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도 올해부터 14A 제품의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는 반도체 공정 전쟁의 전장이 2나노를 넘어 1.4나노 이하의 영역으로 급속히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이태선
Position
선임기자
Bio
[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