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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없는 성장" 日 꺾고 신차 판매 1위로 올라선 中, 급성장 이면에는 품질 논란·출혈 경쟁

"내실 없는 성장" 日 꺾고 신차 판매 1위로 올라선 中, 급성장 이면에는 품질 논란·출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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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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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년 강자' 日 제치고 세계 최대 신차 판매국 등극
정부 주도하에 전기차 중심으로 양적 성장, 품질 논란은 여전
지속되는 공급 과잉發 출혈 경쟁, '자동차판 헝다 사태' 우려도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신차 판매국 자리를 차지했다. 정부의 지원하에 급증한 전기차(EV)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과잉 생산 물량을 대거 쏟아내며 외형적 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저품질 제품 양산, 과도한 출혈 경쟁 등 아직 중국 자동차업계가 뛰어넘어야 할 한계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중국산 차, 전 세계 시장 휩쓸어

5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언론 데틱(detikOto)과 닛케이 아시아는 2025년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총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모빌리티데이터와 각 기업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예상 판매량은 2,700만 대에 달한다. 이는 2024년 대비 무려 1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오랜 기간 1위를 수성해 온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같은 기간 신차 판매량은 2,5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일본이 20년 넘게 지켜온 글로벌 완성차 판매 1위 자리가 중국에 넘어간 셈이다.

중국 차가 글로벌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물량 공세'가 있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전기차 물량을 해외 시장에 밀어내듯이 수출 중이다. 특히 일본 브랜드가 장악했던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우, 지난해 중국 차 판매 대수가 50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4년보다 49%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유럽 내 중국 차 판매량도 230만 대(7% 증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며, 아프리카(23만 대, 32% 증가), 중남미(54만 대, 33% 증가)에서도 중국 차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무역 장벽에도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의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5%로 추정된다. UBS의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5년 내에 중국 차의 시장 점유율이 두 배가량 뛰게 되는 셈이다.

지워지지 않는 품질·안전성 의문

다만 중국 자동차업계가 내실 없이 외형만 성장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전부터 중국산 차량의 고질적 한계로 거론되던 품질 문제가 최근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탓이다. 일례로 지난해 3월 중국 안후이성 고속도로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모드(NOA) 상태로 주행하던 샤오미 SU7이 충돌 후 화재를 내면서 탑승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위험 상황에서 개입을 시도했으나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에는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동일 모델이 과속 주행 중 통제력을 잃고 도로 중앙 녹지대와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사고 후 주변 사람들은 불타는 차 문을 잡아당기고 유리창을 깨보려 발길질까지 했지만, 운전자가 빠져나올 통로는 확보되지 않았다. 곧바로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끝내 문은 열리지 않았고,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전기차에 흔히 적용되는 '히든 타입 도어 핸들'이 화재의 영향으로 오작동하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 기업인 BYD 역시 안전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BYD는 돌핀(Dolphin), 위안 플러스(Yuan Plus) 등 자사 전기차 약 9만7,000대를 리콜했다. 조향 제어 장치의 상단 커버 닫힘이 내부 콘덴서에 미세 균열을 유발해 누전과 과열, 화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밖에도 중국 내 여러 BYD 전시장에서 화재 사고가 다수 보고됐으며, BYD 한 EV(Han EV) 모델이 충돌 후 화재 사고를 낸 사례도 있다.

BYD는 최근에도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 제조 공정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20만 대가 넘는 차량을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 대상에는 친 플러스(Qin Plus) DM-i 8만9,000여 대, 탕(Tang) 4만4,000여 대 등 주력 모델들이 대거 포함됐다. 해당 차량들에서는 배터리 팩 출력 저하와 밀봉 구조 문제 등 핵심 부품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中 전기차업계의 치킨게임

극심한 출혈 경쟁 역시 중국 전기차업계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양적 팽창’에 치우친 구조로 성장해 왔다. 대형 국유 기업에서 민간으로 업계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등장하자,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부진으로 갈 곳을 잃은 지방 재정과 은행 대출, 민간 자본 등이 줄줄이 관련 시장에 유입됐다. 이는 전기차 업체의 난립 및 치명적인 공급 과잉을 촉발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펴낸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설, 내권(內卷)'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완성차 생산 능력은 연간 5,507만 대로 내수 판매량(2,690만 대)의 두 배에 달했다. 일정 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중국 자동차 산업 평균 가동률은 2024년 기준 72.2%로 나타났으나, 조사 대상을 전체 등록 제조사로 확대하면 실질 가동률은 50% 내외로 추산됐다. 일반적으로 가동률이 75% 이하로 떨어지면 해당 산업계의 설비가 과잉 상태라고 간주한다.

공급이 수요를 한참 웃돌며 시장 균형이 무너지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입지를 지키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BYD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 제조사의 평균 차량 판매 가격은 2021년 3만1,000달러(약 4,480만원)에서 2024년 2만4,000달러(약 3,470만원)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계 수익률은 2017년 8.0%에서 2024년 4.3%로 반토막 났으며, 지난해에는 3.5%를 밑돌았을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이 같은 과도한 할인 경쟁이 이어질 시 앞으로 5년 내에 129개 중국 전기차 브랜드 중 114개가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업계 역시 이 같은 위기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국자동차충칭포럼에서 지리자동차의 리수푸(李書福) 회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지리는 더 이상 공장을 짓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장안자동차의 주화룽(朱華榮) 회장도 “중국에는 70여 개의 로컬 브랜드에 수십여 개 해외 브랜드까지 난립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가격 경쟁과 허위 광고, 자본 유입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시기 장성자동차의 웨이젠쥔(魏建軍) 회장은 “자동차판 헝다(에버그란데)가 곧 터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자동차업계가 2021년 440조원 규모 부채를 안고 파산한 부동산 개발사 헝다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외형 성장보다 내실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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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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