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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넘어 인도네시아로" 현지 시장 공략 나선 K-푸드, '할랄 인증' 부담 딛고 안착

"베트남 넘어 인도네시아로" 현지 시장 공략 나선 K-푸드, '할랄 인증' 부담 딛고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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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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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인도네시아 진출 가속화, 기존 거점 베트남에서 공략 범위 확장
지난해 라면 등 핵심 품목 규제 완화되며 수출 한층 원활해져
현지 소비자 선택 좌우하는 할랄 인증, 변수 될 가능성은 낮아

국내 식품·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시장 성장 가능성, 규제 완화 흐름 등에 주목해 기존 동남아시아 지역 거점이었던 베트남에서 인도네시아로 공략 범위를 확장하는 양상이다. 현지 시장 특성상 '할랄 인증(제품이나 서비스가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생산, 가공, 유통됐음을 증명하는 절차)'이 유통·판매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변수는 남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한국 기업들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만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도네시아 상륙한 韓 식음료

3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식품·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인도네시아 진출·매장 확장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대표 식품 기업 구눙세우그룹 계열사 ‘자카르타 헤리티지 라사하룸’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올해 수도 자카르타 등에 4곳의 매장을 열었다. 내년에는 현지에서 4곳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낙점한 것이다. 경쟁사 bhc도 이달 자카르타 시내 중심가에 있는 네오소호몰에 첫 매장을 열고, 현지 배달 플랫폼을 통한 제품 판매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 2위인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울라마위원회에서 대표 제품 진라면의 할랄 인증을 받은 뒤 올해 8월 수입 허가 절차를 마쳤으며, 지난달부터 현지 대형마트·슈퍼마켓에서 진라면 판매를 본격화했다. 농심은 2022년 현지에 생산 시설을 짓고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을 생산·판매 중이며, 최근에는 현지 청년층 취향에 맞게 향신료와 매운맛을 가미한 다양한 신라면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도 매운맛을 선호하는 현지 문화에 따라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도시 내 복합몰을 중심으로 입점 매장 수를 꾸준히 늘려 가는 추세다. 파리바게뜨는 이달 말 기준 현지 21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뚜레쥬르는 매장을 70개 이상 운영하며 추가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 역시 올 초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등 3개국에 진출하기 위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장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인도네시아 시장이 품은 가능성

국내 식품·프랜차이즈업계의 기존 동남아 지역 거점은 베트남이었다. 최근 수년간 현지에서 K-콘텐츠가 인기가 끌며 한국 제품 선호 흐름이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5 해외한류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의 월평균 K-푸드 콘텐츠 지출액은 17.8달러(약 2만5,700원)로 전년 대비 40.2% 증가했으며, K-콘텐츠 소비 이후 실제 식품을 구매한 소비자 비율은 84.3%에 달했다.

식음료 시장 성장세 역시 가팔랐다. 도시화, 중산층 확대, 젊은 소비층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며 관련 산업이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베트남의 식음료 전문 판매 관리 소프트웨어·솔루션 제공 업체 iPOS.vn과 네슬레 베트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 식음료 시장 규모는 688조8,000억 동(약 37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성장했다. 다만 최근에는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시장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Q&Me가 분석한 베트남 소비자의 평균 식음료 지출은 600만 동(약 33만원)으로 가계 소득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추가 성장을 위해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베트남과 함께 경제 및 정치가 안정돼 있다는 평을 받는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전체 인구 2억8,000만 명 중에서 약 10%가 중산층으로 성장해 잠재 소비자층이 탄탄한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현지 식품 시장(외식 프랜차이즈 포함) 규모는 2020년 73조원에서 올해 90조원으로 증가했고, 2030년에는 16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및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에 따라 산업계 성장세 역시 지속되는 추세로, 향후 중·장기적인 고용 환경 개선과 민간 소비 증가도 기대된다.

규제 완화로 수출 경쟁력 강화

지난해에는 한국산 라면에 대한 에틸렌옥사이드(이하 EO) 검사성적서 제출 의무가 해소되며 국내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이 한층 용이해지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2022년 10월부터 K-라면에 대한 EO 검사를 강화해 왔으며,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로 라면을 수출할 때 선적 시마다 EO 및 2-CE의 최대 잔류 수준 규정 준수 여부를 증명하는 검사 성적서를 제출해야 했다. 이는 수출 절차를 지연시키고 비용 부담을 가중하는 요소였다. EO는 미국, 캐나다에서 농산물 등의 훈증제, 살균제로 사용되는 물질로, 국가별로 잔류 기준을 설정·관리하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양자 회담을 통해 K-라면의 안전 관리 현황을 전달하고, EO 관리 강화 조치 해제를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지속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같은 해 12월 K-라면에 대해 한국의 식품안전관리 체계를 인정하고, 추가적인 EO 검사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인 인도네시아 즉석면 시장의 문이 완전히 열린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한 해 즉석면 소비는 145억 개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소비량의 12%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현지 시장을 온전히 공략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제약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는 단일 국가 기준 최대 무슬림 국가로, 이슬람 율법상 허용된 할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내년 10월부터는 수입 식품에 대한 할랄 인증 제도가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현재는 돼지고기·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비할랄 제품이 할랄 제품과 같은 매대에 진열되지만, 앞으로는 매대가 완전히 분리된다. 할랄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소비자 접근성이 대폭 낮아지는 셈이다. 다만 한국 기업들은 이미 현지 시장 진출 경험을 충분히 쌓아 온 만큼, 이 같은 조치가 K-푸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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