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잠수함 원자로 北 이전 정황 포착, 우크라 전쟁 이후 양국 혈맹 강화 흐름 뚜렷
러 핵잠수함 원자로 北 이전 정황 포착, 우크라 전쟁 이후 양국 혈맹 강화 흐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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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군사 협력, 전쟁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 맞이 北에 핵잠수함 원자로 전달하려던 러 무기선 침몰 우크라 전쟁에 北 재래식 무기 사용하자는 제안도

러시아가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원자로 부품을 은밀히 이전한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의 퇴역 핵잠수함에서 분리한 원자로를 이전받아 건조 중인 핵잠수함의 외관을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러시아 내부에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 자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활용하자는 제안까지 제기되는 등, 양국 간 군사 협력이 기술 지원을 넘어 실전 전력 차원의 공조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北 공작원 실은 러 무기선, 폭발 후 가라앉아
30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스페인 카르타헤나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러시아 무기 수송선 우르사 마요르(Ursa Major)호가 당초 신고되지 않은 대형 화물을 싣고 운항 중이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스페인 당국은 "당시 선미에 방수포로 덮여 있던 이 대형 화물은 연료가 실리지 않은 해군용 원자로 부품일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화물은 북한 라선항을 목적지로 운송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우르사 마요르호는 원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출발해 시리아를 경유한 뒤 블라디보스토크 기지로 돌아오는 항로를 따르고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21일 비정상적인 항로 변경이 포착됐다. 이틀 뒤 조난 신고를 접수받은 스페인 당국은 수색·구조 작업을 통해 승무원 16명 중 14명을 구조했다. 실종된 2명은 러시아 '그림자 함대' 소속 공작원으로 추정된다. 위성 데이터 분석 결과, 해당 선박은 구조 작업이 끝난 뒤 선체 내·외부에서 폭발로 선체가 옆으로 기울어지며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침몰 경위를 조사해 온 스페인 당국은 "우르사 마요르호는 대형 크레인과 쇄빙선 부품을 운송한다고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무게 65톤(t)으로 추정되는 2개의 대형 부품이 적재돼 있었다"며 "일반적인 쇄빙선 부품으로 보기에는 비정상적으로 무거운 물체"라고 설명했다. 해당 화물은 소련 시절 개발된 퇴역 전략원자력잠수함(SSBN) VM-4SG 핵잠수함 원자로 케이싱으로 추정된다. VM-4SG는 현재도 러시아 해군 델타Ⅳ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일부에 탑재돼 운용 중인 모델이다.
건조 중인 핵잠수함에는 핵미사일 탑재 전망
러시아가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은밀하게 공조해 온 정황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우리 군 당국은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 북한에 핵추진 원자로를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당시 러시아가 북한에 넘긴 것은 퇴역한 러시아 핵잠수함에서 분리한 원자로 모듈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핵잠수함 관련 기술과 함께 신형 전투기 제공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초기에는 소극적이던 러시아도 지난해 말부터 관련 기술과 부품 제공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북한은 지난 25일 건조 중인 8,700톤급 핵잠수함의 전체 외관을 공개했다. 이는 최근 한미 간 핵잠수함 협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대응해 사전에 견제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자신들이 수중 핵전력까지 갖춘 ‘불가역적 핵보유국’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핵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대형 잠수함 설계·건조 능력 △동력원인 소형 원자로 개발 능력 △연료인 농축 우라늄 확보 능력 등 세 가지 핵심 요건이 필수적인데, 북한이 이를 상당 부분 충족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추진하는 핵잠수함이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방어적 기능으로 제한된 데 비해, 북한은 군사·타격 목적에 초점을 둔 이동식 핵미사일 기지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핵잠수함 역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이 가능한 러시아식 SSBN의 형태를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퇴역 핵잠수함에서 원자로를 통째로 분리해 북한에 넘겼다면, 원자로뿐 아니라 잠수함 건조 및 운용 기술 전반이 함께 이전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北 공군 창설 80주년에는 Su-25 전투기 공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공조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러시아가 직접 활용하자는 제안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국의 군사 전문 온라인 매체 디펜스블로그(Defense Blog)는 북한 군수산업과 핵무기에 정통한 러시아의 군사 전문가 블라디미르 흐루스탈레프가 북한의 수호이-25(Su-25) 공격기를 빌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일 공군 창설 80주년을 맞아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Su-25 공격기에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장착한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흐루스탈레프의 제안은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Su-25 현대화 기종인 Su-25SM3의 전투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Su-25SM3은 정밀유도무기 운용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고, 항공전자 장비를 단계적으로 개량하는 방식의 추가 현대화 역시 현재의 작전·산업 여건에서는 사실상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현대식 방공망이 밀집된 전장 환경에서는 생존성과 작전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전장 적응성 전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안이 러시아 군수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 자산을 대체 전력 또는 보완 전력으로까지 고려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전쟁 장기화와 서방의 제재로 군수 생산과 무기 현대화에 구조적 제약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과거 기술 제공의 대상이었던 북한을 실전 전력을 보완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공조의 범위 역시 육상 전력에 국한되지 않고 항공·우주 분야로까지 확대되면서 양국 간 군사 협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