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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과 '배터리 협력' 마무리한 포드, 전기차 전략 수정·르노와의 유럽 파트너십 등이 영향 미쳐

LG엔솔과 '배터리 협력' 마무리한 포드, 전기차 전략 수정·르노와의 유럽 파트너십 등이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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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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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포드-LG에너지솔루션, 9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 해지
유럽 공략 파트너로 르노 낙점, 전기차·경상용차 협력 예정
배터리 공급사로 '엔비전 AESC' 택한 르노, LG엔솔과 연결고리 부족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 맺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 장기화하는 시장 침체 흐름 속 전기차 사업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기존 배터리 파트너십을 줄줄이 청산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포드의 행보에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확보한 새로운 파트너사 프랑스 르노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포드,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줄줄이 끊어내

17일 LG엔솔은 “2024년 10월 15일 공시한 당사와 포드 간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며 “거래 상대방(포드)의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 중단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두 회사는 2032년까지 6년간 75기가와트시(GWh),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 규모의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배터리는 LG엔솔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돼 포드의 유럽용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었다. 이 중 해지된 것은 2027~2032년 계약 건으로, 해지 금액은 9조6,030억원에 달한다. 이는 LG엔솔 최근 매출액의 28.5%에 해당하는 규모다.

포드는 최근 SK온과의 배터리 협력에도 마침표를 찍은 바 있다. 지난 11일 SK온은 “포드와 블루오벌SK의 생산 시설을 독립적으로 소유 및 운영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두 회사는 2022년 각각 57억 달러(약 8조4,000억원)씩을 투자해 미국 배터리 합작 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2025년 8월부터 미국 테네시, 켄터키주에 위치한 3개 공장에서 배터리 양산을 순차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합작 관계 청산은 켄터키 1공장(37GWh) 및 켄터키 2공장(45GWh)은 포드가 소유하고, 테네시 공장(45GWh)은 SK온이 소유하는 조건으로 이뤄진다.

포드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전기차 사업 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이 있다. 포드는 전기차 사업 비중을 줄이고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에 무게를 싣는 중이다. 최근에는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던 대형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저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포드는 2027년까지 세전 기준 195억 달러(약 28조8,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 시장 공략 위해 르노와 '맞손'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구축한 새로운 협력 관계도 포드의 배터리 협력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포드는 르노그룹과 유럽 전기차 시장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포드는 유럽에서의 미래 전략을 결정하기 위해 1년 이상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으며, 르노가 불과 2년 만에 ‘트윙고’와 ‘다치아’ 등 전기차 모델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점이 파트너십 체결 결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양 사가 협력해 개발하는 두 모델은 르노그룹의 전기차 전문 조직 암페어(Amper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프랑스 북부 암페어 일렉트리시티(ElectriCity)에서 생산된다. 이를 통해 포드는 르노의 전기차 자산과 제조 경쟁력을 활용하고, 르노는 대형 글로벌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두 모델 중 첫 번째 차량은 2028년 초 유럽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기차 협력에 더해 양 사는 유럽 내 경상용차(LCV) 공동 개발을 위한 의향서에도 서명했다. 이를 계기로 양 사는 자사 브랜드로 판매될 경상용차 일부를 공동 개발·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포드가 이미 폭스바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형 트랜스포터 기반 모델을 터키에서 생산 중인 만큼, 이번 협력은 기존 파트너십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완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르노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르노는 이미 지난 2021년 중국 엔비전 AESC(Automotive Energy Supply Corporation)를 전기차 배터리 협력사로 채택한 상태다. AESC는 전기차용 리튬 이온 배터리 및 ESS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글로벌 배터리 기술 기업으로, 2007년 일본에서 닛산과 NEC, NEC 토킨(Tokin)의 합작 투자 회사로 설립됐다. 2018년부터는 중국의 엔비전그룹(Envision Group)이 주요 파트너(지분 약 80% 보유)로 참여하면서 중국계 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2021년 엔비전그룹은 르노를 위해 프랑스 북부 지역에 24억 달러(약 2조6,95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 능력(캐파)의 절반 이상을 르노에 할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당 공장은 프랑스 두아이 지역에서 완공돼 올해 6월 본격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 모델인 르노 R5를 포함해 연간 최대 2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은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 함께 르노가 2026년부터 진행하는 'LFP 배터리 전환 계획'의 주요 공급사 중 하나로 채택됐지만, 이외에 양 사간 뚜렷한 협력 관계가 구축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포드가 유럽 시장에서 단독으로 움직였다면 LG엔솔과의 계약이 여전히 유효했을 수 있다"면서도 "르노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협력사로 채택한 이상, LG엔솔과의 계약보다 르노가 기존에 보유 중이었던 배터리 계약이 우선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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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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