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전기차 넘어 피지컬 AI로" 사업 전략 전환한 샤오펑, 中 전기차 업계 경쟁 판도 급변

"전기차 넘어 피지컬 AI로" 사업 전략 전환한 샤오펑, 中 전기차 업계 경쟁 판도 급변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테슬라 능가하겠다" 中 샤오펑, 자율주행 고도화 나서
휴머노이드 시장 공략도 박차, 테슬라와 '정면승부'
출혈 경쟁 지속하던 中 전기차 업계, 질적 성장으로 눈 돌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이 미국 테슬라에 도전장을 던졌다. 자체 인공지능(AI) 칩 및 모델을 적극 활용해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샤오펑의 행보가 저가 경쟁을 마무리하고 질적 성장에 힘을 쏟기 시작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이 나온다.

샤오펑의 자율주행 자신감

26일(이하 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샤오펑의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허샤오펑은 25일 베이징 국제 모터쇼 '오토 차이나 2026' 미디어 브리핑에서 "우리는 8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FSD(완전 자율주행)를 완전히 능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아울러 테슬라의 FSD 시스템 전체 버전이 아직 중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아 직접 비교가 어렵지만, 샤오펑의 비전 랭귀지 액션(VLA) 시스템이 이미 복잡한 특정 주행 시나리오에서 미국 회사를 능가했다고 주장했다.

허 CEO는 앞서 지난달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관련 현장 언론 인터뷰에서도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거대 언어 모델(LLM)과 자체 컴퓨팅 인프라의 결합으로 연구·개발 효율이 급증했다”며 "과거 1년이 걸리던 개발 과업을 최근 4주 만에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1~3년 내 레벨4 자율주행이 상용화되고, 5년 내에는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레벨5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오펑은 현재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2세대 VLA 베타 테스트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데이터 축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LA 2.0은 약 1억 개의 극한 주행 시나리오 데이터를 학습했으며, 고가의 라이다 센서 없이 카메라만으로 복잡한 도심 환경을 정밀하게 인식하고 판단하는 ‘비전 온리’ 방식을 채택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레이더를 제거하고 카메라 영상 기반 컴퓨터 비전만을 사용하는 테슬라의 ‘테슬라 비전’ 기술과 유사한 형태다. 줄곧 핵심 벤치마크로 삼아 왔던 테슬라를 향해 정면승부를 건 셈이다.

'아이온' 앞세워 옵티머스와 맞대결

샤오펑과 테슬라의 경쟁 구도는 자율주행을 넘어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부각된다. 샤오펑은 현재 차세대 인간형 로봇 '아이언(IRON)'의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아이언은 지난해 11월 광저우에서 열린 ‘AI 데이’ 행사에서 최초 공개된 모델로,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AI 기술을 그대로 확장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인지·판단 구조와 AI 칩 아키텍처에 전신 제어, 조작 기능을 추가한 형태다. 이는 칩과 소프트웨어,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개발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아이언의 전신에는 약 82개의 자유도(DoF)가 적용됐고, 양손에는 각각 22자유도의 정교한 관절 구조가 탑재됐다. 또한 인간형 척추와 바이오닉 근육 구조, 유연한 외피(플렉서블 스킨)를 적용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다.

샤오펑은 아이언의 초기 활용처를 기업용 시장으로 설정했다. 공장 점검, 작업 보조 등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점차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아이언은 샤오펑의 전기차 모델 P7+, GX 등의 생산 라인에 투입돼 조립·검수 등 실전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중국 철강기업 바오스틸 제조 현장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시험 중이다. 샤오펑은 올해 중 아이언의 대규모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에는 광저우시 톈허구에 11만㎡ 규모의 휴머노이드 전용 양산 기지를 착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아이언이 '옵티머스'의 대표 경쟁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개발한 2족 보행 지능형 휴머노이드 제품이다. 테슬라는 앞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옵티머스를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과 훈련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중 초기 생산을 시작해 자사 공장 투입을 늘릴 예정이다. 대량 생산은 2027년부터 이뤄진다. 일반 소비자 판매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초기 상용화는 아이언과 마찬가지로 공장 작업 등 산업 현장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中 전기차, 출혈 경쟁의 시대 끝났다

최근 샤오펑이 보여준 행보는 중국 전기차 업계의 성장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저가 출혈 경쟁에 사활을 걸어 왔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40여 개 브랜드, 200종 이상 모델이 가격 인하에 나섰고, 일부 모델은 최대 20~30% 수준까지 가격을 낮췄다. 이는 현지 업체들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CPCA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2월 중국 자동차 산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고, 순이익은 30% 쪼그라들었다. 평균 이익률은 2.9%로 제조업 평균(5.8%)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현지 시장은 점진적으로 전환 국면에 접어드는 추세다. 저가 차량 양산을 넘어 질적 성장에 집중하는 기업이 증가한 것이다. 이번 오토 차이나 2026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공개한 기술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흐름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지리자동차그룹 내 최대 규모 브랜드 지리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신에너지 오프로드 차량 전용 아키텍처와 갤럭시 라이트 2세대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아파리 테크놀로지, 카오카오 모빌리티와 공동으로 중국 최초 로보택시 전용 프로토타입 ‘EVA 캡’을 선보였다. 지난해 ‘풀도메인 AI’ 시스템을 통해 차량의 모든 측면에 AI 기술을 광범위하게 적용한 뒤 개방적인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지커는 신형 009를 비롯해 9X, 8X 등 세 가지 프리미엄 차량을 공개했다. 지커는 8X에 900V(볼트) 고전압 시스템이 기본 탑재돼 있으며, 전기 구동 모터의 순간 최고 출력이 1,030kW(1,400마력)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100km/h(시속 킬로미터) 가속까지 걸리는 속도는 단 2.96초에 불과하다. 이밖에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극저온 환경에서도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영하 30도를 밑도는 이색 부스에서 차량을 전시했고,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도 극저온 환경에서의 소듐 이온 배터리 충전 성능을 강조하는 체험 부스를 선보였다.

샤오펑 역시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 중이다. 샤오펑은 최근 사명을 샤오펑자동차에서 샤오펑그룹으로 변경하고, 단순 완성차 제조 업체를 넘어 피지컬 AI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허 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저렴하고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10만 위안(약 2,190만원) 이하 차량 시장에 진입하지 않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실제 샤오펑이 이달 공개한 신차 6종은 가격 인하 대신 AI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판매가는 11만9,800~15만1,800위안(약 2,620~3,320만원) 수준이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