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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브라질·인도 ‘핵추진 잠수함’ 시장 정조준, 글로벌 군비 경쟁 속 방산 비즈니스 확장 목표

한국·브라질·인도 ‘핵추진 잠수함’ 시장 정조준, 글로벌 군비 경쟁 속 방산 비즈니스 확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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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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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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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핵잠 3척 체제 확대, 남대서양 해양 통제력 강화
방산 산업 진입도 가속, 무기시장 수익 기반 구축 박차
산업·군사 시너지 강화, 국가 전략 경쟁력 동시 상승
브라질 해군이 건조 중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SN 알바로 알베르토'/사진=브라질 해군

남대서양의 ‘잠자는 사자’ 브라질이 핵추진 잠수함(SSN) 3척 체제를 구축하는 고강도 해군력 증강 전략을 본격화했다. 기존 디젤 잠수함으로는 보름 가까이 소요되던 작전 해역 이동 시간을 단 4일로 압축하며, 8,000km에 달하는 광대한 해안선을 핵추진 전력의 작전 범위 안에 편입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엔 남대서양의 에너지 자원과 해상 교통로를 장악하려는 복안과 함께,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수익 창출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질, 프랑스 기술 빌려 6,000t급 독자 모델 개발

19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경제지 크로니스타에 따르면, 브라질 해군(Marinha do Brasil) 핵개발해군기술총국은 최근 보고한 계획안에서 현재 추진 중인 핵잠수함 건조 프로그램을 기존 1척에서 3척 체제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핵잠수함 도입의 핵심은 ‘대응 시간의 파괴’다. 현재 브라질 해군이 운용 중인 6척의 디젤-전기 잠수함은 남부 기지에서 북동부 해역으로 전개하는 데 약 15일이 소요되는 반면, 무제한 항속 거리를 가진 핵잠수함은 같은 거리를 3~4일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또한 3척 체제는 ‘1척 작전 배치, 1척 훈련 및 대기, 1척 정비’라는 황금 분할을 가능케 한다. 이는 365일 공백 없는 ‘아마조니아 아술(Azul, 브라질 영해)’ 감시망을 보장하는 핵심 열쇠다.

이번 결정에 따라 자금난으로 2024년에서 2037년까지 완공이 지연됐던 브라질 최초의 핵잠수함 ‘알바로 알베르토(SN-10)’ 건조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 국영 방위산업체 ICN(Itaguaí Construções Navais)이 수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프랑스와의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한 브라질 기술력의 결정체로 꼽힌다. 브라질은 1979년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수립해 핵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원자로(SMR) 제작을 진행했지만 자금력 부족 등의 이유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2008년 12월 프랑스와 국방 분야 협력협정을 체결하면서 핵잠수함 건조 사업이 본격화됐고, 프랑스 방산 업체 나발(Naval)이 본격적으로 협력하며 속도가 붙었다.

브라질 해군에 따르면 알바로 알베르토의 스펙은 압도적이다. 배수량 6,000톤, 길이 100m의 대형급으로, 48메가와트(MW)급 가압수형 원자로를 탑재한다. 최대 속도 25노트(약 46km/h)로 잠항하며, 연료 교체 없이 무제한 운용이 가능해 적의 탐지망을 피해 심해에서 장기 매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핵잠수함은 연료 보충 없이 사실상 무제한 잠항이 가능하고, 원자력 동력의 고출력 덕분에 대형 미사일·어뢰, 각종 센서와 방어체계 장착이 자유롭다. 수중에서 오랜 시간 작전·잠항하며, 적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응, 유사시 해저에 2차 타격을 가할 ‘확실한 핵억지력’을 제공한다. 특히 글로벌 전략 경쟁에서 핵잠수함은 '보이지 않는 2차 타격대' 역할을 해, 급격한 해양 패권 변화·무력시위 등 국방 전략의 질적 도약을 이끈다.

계획대로 핵잠수함 건조에 성공할 경우, 브라질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중 최초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또 호주를 제치고 남반구 국가 중 최초로 핵잠수함을 보유하는 국가로 이름을 올린다. 지난해 기준 핵잠수함을 실전 배치한 국가는 미국(66척), 러시아(31척), 중국(12척), 영국(10척), 프랑스(9척), 인도(2척)뿐이며, 최근 호주(AUKUS 협정)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들 국가만이 글로벌 전략무기 활용·핵억지력 배분이 가능하다. 특히 미국, 러시아, 중국은 대형 전략미사일잠수함(SSBN)과 SSN(공격형)을 함께 운용한다. 영국, 프랑스도 2~10척 내외를 배치 중이다.

핵잠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브라질의 이번 결정은 유전 지대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브라질 해군은 7,400㎞에 이르는 해상 국경선과 대서양 연안 심해유전 보호 등을 핵잠수함 보유의 근거로 설명하고 있다. 브라질 해안에 매장된 막대한 양의 화석 연료와 천연가스 자원, 그리고 아마존 해저 자원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전력 투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브라질은 국제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배타적경제수역(EEZ·해안선으로부터 200해리) 밖까지 EEZ를 설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핵잠수함 개발을 가속하는 진짜 이유로 방산업 진출을 지목한다. 군사적 자립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방위산업이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정교한 의도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세계 군사비는 2025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무려 100개가 넘는 국가가 국방비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글로벌 군비 확장 국면이 장기화되면 각국은 구매국 지위에 머무르기보다 자국 산업 기반을 키워 공급국으로 이동하려는 유인을 강하게 받게 된다. 브라질이 항공, 해군, 감시체계, 원자력 기술을 하나의 산업 포트폴리오로 묶어 방산을 전략수출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브라질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방산 제품·서비스 수출 승인액은 13억1,000만 달러(약 1조9,3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연간 최고치 17억8,000만 달러(약 2조6,300억원)의 73.6%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연간 승인액 역시 31억 달러(약 4조5,7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0%를 웃돌았다. 브라질 방산업은 이미 140~148개국을 상대로 판매망을 확보한 상태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3.58%와 290만 개 일자리에 연결돼 있다. 핵잠수함은 이런 산업기반의 정점에 놓이는 상징 자산이다. 수출 실적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핵추진 플랫폼 개발은 향후 잠수함·원자로·조선·소재·정비 체계 전반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핵잠수함 개발은 첨단 기술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방위산업의 경우 감지 체계, 어뢰 등 무장 관리, 전술 항해나 전투 체계 운용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조선 산업에서는 심해·원양 항해에 적합한 함체와 격실 구조에 대한 설계 및 건조 기술부터 유지·보수·정비(MRO) 수요가 증가한다. 방위나 민수 산업 간 기술 파생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출력 전력 시스템, SMR 기술 등 군수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면서 에너지 산업, 해양플랜트, 스마트 제조, 친환경 선박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산업이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외에도 군용 SMR, 방사능 안전 관리 등 원자력 산업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핵잠수함은 억제력의 질을 바꾼다. 속성과 은밀성을 바탕으로 해양 접근거부(A2/AD) 환경에서도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곧장 외교·안보 협상력으로 직결된다. 산업과 안보가 동시에 강화되는 구조다. 핵 추진 기술의 확장성도 이미 입증됐다. 미국·러시아·중국은 핵추진 쇄빙선, 극지 탐사선, 북극항로 에너지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 핵 추진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세계 유일의 상업용 핵추진 쇄빙선단을 운영하며 북극항로 물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아르크티카'급 쇄빙선과 핵추진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은 러시아 에너지 공급망의 전략 자산이다.

한국·인도도 핵잠수함 시장 진입, 방산업계 수주 기회로

한국, 인도 등 다수 국가가 핵잠수함 시장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은 하루아침에 등장한 의제가 아니다. 1970년대 ‘Y-프로젝트’부터 2000년대 초 ‘362사업’까지 반세기에 걸쳐 시도와 좌절을 반복해 온 국가적 과제였다. 한국은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약 30년간 핵잠수함을 갖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발표한 새 국방전략(NDS)에서 한국에 ‘북한 억제의 주된 책임’을 지우고 미군의 지원을 ‘제한적’으로 규정함에 따라 독자적인 전략 자산 확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그러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건조 승인과 핵연료 공급에 대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도 결정적 전기를 맞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5,000톤급 핵잠수함 4척 이상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제2격(Second Strike, 상대편의 선제 핵 공격을 받은 후에 하는 보복 핵 공격)’ 능력을 갖춘 핵잠수함 건조를 가속하는 것에 대한 대응이다. 한국은 이미 핵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선체 기술과 전투체계는 보유하고 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설립된 362사업단은 4,000톤급 핵잠 원자로 기본설계를 마쳤다.

인도도 핵잠수함 취역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 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이달 3일 인도는 세 번째 SSBN INS 아리다만(Aridhaman)을 진수했다. 아리다만함의 배수량은 약 6,000톤으로, 미사일 발사관 4기를 갖췄다. 기존 1·2번함보다 선체가 더 길어졌고, 그만큼 SLBM 운용 능력도 강화됐다. 핵 삼축 체계(Nuclear Triad)는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 핵무장 가능 전투기, 잠수함 발사 SLBM의 세 가지 핵 투발 수단을 동시에 보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두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에 핵잠수함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생존성에 있다. 지상 시설과 공군 기지는 적의 선제 핵공격에 파괴될 수 있지만, 심해를 은밀히 항해하는 핵잠수함은 탐지와 타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것이 제2격 능력의 핵심이다. 더욱이 오랜 기간 인도에서는 러시아제 무기가 인도 공군과 잠수함 전력의 근간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인도는 프랑스, 독일과의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 축을 이동하고 있다. 이는 미국, 프랑스, 독일에 상당한 방산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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