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파이낸셜] 英 세제 변화 속 자본 이탈 가속, 두바이로 이동하는 금융 중심
[딥파이낸셜] 英 세제 변화 속 자본 이탈 가속, 두바이로 이동하는 금융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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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자본 유출 확대와 금융 경쟁력 약화 신호 세제 변화 누적이 투자 판단에 부정적 영향 두바이 중심으로 자본과 금융 기능 이동 확대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국 금융 경쟁력 약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과 제도적 안정성이 자본 유출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흐름은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영국에서는 약 1만6,500명의 백만장자가 순유출된 반면, 아랍에미리트(UAE)는 9,800명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개인 자산 이동에 그치지 않고 기업가와 자산관리 조직, 전문 인력까지 함께 이동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변화가 이어질 경우 세수 감소는 물론 민간 투자 시장과 투자 의사결정, 법률·회계 서비스 등 지식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잇따른 세제 변화와 시장 반응
영국에서 나타나는 자본 이동을 단순히 부유층의 조세 회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실제 원인은 그보다 훨씬 복합적이다. 이동성이 높은 자본과 인력은 특정 세율보다 정책 전반의 방향과 변화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2024년 이후 영국이 내놓은 조치들은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대부분 자산의 자본이득세를 10~20%에서 18~24%로 인상한데 이어, 지난해 비거주자 대상 송금 기준 과세 제도를 폐지하고 거주 기반 과세로 전환했다.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이 성과 보수로 받는 캐리드이자(carried interest)에도 32% 단일 세율이 적용됐다. 이처럼 변화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영국의 정책 방향을 더욱 신중하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교육과 명성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영국은 오랫동안 대학과 법률 인프라를 앞세워 자본과 인력을 유치해 왔지만, 최근 흐름은 이러한 요소만으로는 이탈을 막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동이 쉬운 자본과 인력은 교육 수준이나 명성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더 중시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고액 자산가 전반에 걸친 과세 강화는 시장에 분명한 신호로 작용했다. 그 결과 자본과 함께 기업가, 자산관리 조직, 자문 인력까지 이동하면서 투자 환경 자체가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존 시장의 매력을 약화시키고, 투자자와 기업이 영국에 머물 필요성을 다시 따져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두바이로 이동하는 금융 중심
이 같은 변화는 자본과 인력이 향하는 방향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두바이는 낮은 세 부담을 기반으로 기업과 자산가를 끌어들이는 구조를 구축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패밀리오피스와 자산관리 조직이 함께 유입되며 금융 기능도 동시에 강화되는 모습이다.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200개 이상의 패밀리오피스와 재단이 유입됐고, 연간 60%를 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자산 이동을 넘어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기능까지 함께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런 흐름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우크라이나와 이란 관련 갈등은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동·북아프리카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낮췄다. 이는 운송과 에너지 인프라, 생산 전반에 미친 충격을 반영한 결과다. 그럼에도 자본 이동의 방향 자체가 바뀌지는 않는다. 세제의 안정성과 글로벌 접근성을 중시하는 자산가와 기업에게 두바이는 여전히 주요 대안으로 인식되며, 이러한 흐름은 금융 중심의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제 변화 이후 드러나는 입지 경쟁력
영국이 세율을 낮추는 경쟁에 나설 필요는 없지만, 세제 변화가 가져오는 영향은 함께 고려돼야 한다. 세 부담이 높아질수록 자본의 이동성도 커지는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조건이 함께 갖춰질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이 높은 비용을 감수하려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행정 절차의 효율성, 성장 방향에 대한 신뢰가 함께 형성돼야 한다. 결국 경쟁력은 세율 자체가 아니라, 어느 지역이 장기적인 사업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따라 좌우된다.
영국은 여전히 과거의 명성과 제도적 기반에 기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투자 판단은 재무 지표에 반영되기 이전, 사업 환경에 대한 평가 단계에서 이미 내려진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세 부담까지 높아질 경우, 영국의 장기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en Higher Taxes Become Exit Signals: UK Tax Competitiveness and the Dubai Pull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