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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기회다" AI 전환 명분 아래 구조조정 나선 빅테크 업계, 감원에도 주가 반등

"지금이 기회다" AI 전환 명분 아래 구조조정 나선 빅테크 업계, 감원에도 주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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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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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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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사업 재편에 박차 가하는 메타, 8,000명 해고 예정
빅테크 업계의 감원 릴레이, AI 시대 발맞춘 경영 효율화 전략
"AI發 구조조정은 시장서 호재" 인력 감축한 기업 주가 급등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다음 달 중 대규모 감원에 나선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며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자, AI를 앞세운 경영 효율화 전략이 빅테크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해진 조직 규모에 부담을 느낀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인력 감축을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빅테크 업계, AI 앞세워 인력 감축

1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다음 달 20일에 직원 약 8,000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메타 총직원 수(약 7만9,000명)의 10%에 달하는 수준이자, '효율성의 해'를 표방했던 지난 2022년 말∼2023년 초(2만1,000명 감원) 이후 최대 규모다. 소식통은 메타가 하반기에도 추가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영진은 향후 AI 기술의 발전 상황을 살펴보면서 인력 운용 계획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AI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저커버그 CEO는 회사의 핵심 사업 구조를 AI 기반으로 재편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이다. 지난해 메타의 AI 관련 자본 지출 규모는 최대 650억 달러(약 95조7,900억원)로 제시됐고, 같은 해 말 기준 메타가 미국 내 인프라·일자리 등에 투자한 금액은 총 6,000억 달러(약 884조2,200억원)에 육박했다. 저커버그 CEO는 향후 AI 전환을 통해 조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관리 계층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빅테크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최근 수개월 동안 약 3만 명의 사무직 인력을 감축했으며,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도 최근 전 세계 직원의 약 18%(3만 명)를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기술 기업들의 감원 현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Layoffs.fyi’는 지난해 12만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올해 들어서도 7만3,00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이 몸담고 있던 회사를 떠났다고 추산했다.

AI에 반응하는 시장, 구조조정 명분 확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I가 빅테크 기업에 있어 일종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팬데믹 당시 과잉 채용의 후유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AI가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AI 도입이 실제로 조직 운영 방식과 인력 수요를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이어지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기술 변화의 결과라고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빅테크들의 인력 감축 전략은 AI 전환이라는 미래 전략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공격적으로 불린 인력을 재조정하려는 현실적 필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짚었다.

실무 현장에서도 AI가 직접적으로 인력을 대체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기업들이 도입한 AI는 전사적 감원을 이끌어낼 대체재보다는 일부 반복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기존 인력의 생산성을 보완하는 도구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실질적인 활용 범위도 고객 응대, 문서 작성, 코드 보조, 데이터 정리 등 제한적인 영역에 집중돼 있어 이를 근거로 고용 구조 전반이 급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AI 도입이 새로운 직무와 수요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만큼, 이를 곧바로 대규모 감원으로 연결 지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AI를 구조조정 명분으로 내세우는 기업이 급격히 증가하는 배경에는 시장의 인식 변화가 있다. 단순히 경영 판단에 따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힐 때보다 ‘AI를 통한 효율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인력 감축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대규모 감원이 경영 악화의 신호로 읽혔으나, 최근에는 비용을 줄여 이익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인건비 절감이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구조다.

대규모 감원 이후 주가 상승 반복돼

이러한 흐름은 실제 기업들의 주가 변동 상황을 살펴보면 뚜렷이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SNS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의 경우, 최근 1년간 23% 하락했던 주가가 이달 1,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뒤 하루 만에 약 8% 급등했다. 에반 스피겔 스냅 CEO는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AI 발전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밖에도 아마존, 오라클, 블록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뒤 주가 반등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특히 블록은 지난 2월 말 연초 대비 주가가 약 16% 하락한 상황에서 전체 직원의 약 40%(4,000명)를 감축했고, 이후 주가는 낙폭을 만회한 데 이어 상승 전환했다. 암리타 아후자 블록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 기업 경영진들이 자사에서도 이와 같은 대대적인 감원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를 요청했다”며 “대량 해고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CFO로서 이 문제에서는 너무 늦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일찍 대처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WSJ은 이 같은 상황이 화이트칼라 인력에 대한 빅테크 기업들의 근본적인 시각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때 우수한 지식 노동자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연봉과 복지를 제공해 오던 기업들이 비대한 조직 규모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벤처캐피털 샤인캐피털의 모 코이프먼 창업자는 “대부분 기업은 언제든 인력의 30~50%를 줄여도 실적 차이가 거의 없을 수 있다”며 "AI가 (기업들에) 오랫동안 필요했을 ‘적정 규모 조정’을 실행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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