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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Watch] 美 패권 유지 비용으로 표면화된 ‘스태그플레이션’,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소멸

[Fed Watch] 美 패권 유지 비용으로 표면화된 ‘스태그플레이션’,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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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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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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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속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부상
장기화 시 高인플레·경기 둔화 불가피
통화정책 진퇴양난, 금리 인하 물 건너가

이란 전쟁이 미국 거시경제의 균형을 붕괴시키고 있다. 전쟁 장기화가 에너지 공급망을 압박하면서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금리 상승 압력을 동시에 키우는 양상이다. 금융시장 역시 자산가격 조정과 긴축 장기화를 우려하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진입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감내해야 할 비용이 실물과 금융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란戰 장기화 땐 인플레·금리 상승 압력

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48쪽에 이르는 연례 주주서한에서 이란 전쟁이 미국 물가 상승과 금융시장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이먼 회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원유와 원자재 가격 충격이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결국 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파티의 불청객(skunk at the party)'에 비유하며 이란과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에너지 가격을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고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을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이먼 회장은 “2026년에 현실화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상승하는 상황”이라며 “이 요인만으로도 금리가 오르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회장은 그러면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패권을 수성하기 위해 1조5,000억 달러(약 2,260조원) 규모의 많은 자금을 전략산업에 투입하겠다는 '경제 안보 고도화'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지난해 10월부터 가동된 '보안·회복력 이니셔티브(Security and Resiliency Initiative)'다. JP모건은 향후 10년 동안 총 1조5,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의 경제 안보와 직결된 전략 분야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국의 자립도를 높여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경제 요새'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이어 다이먼 회장은 과거 1970~1980년대 급격한 유가 상승이 대규모 경기 침체로 이어졌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현재 미국 경제는 당시보다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더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성공은 신성불가침의 권리가 아니다"라며 현재 미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위기와 내부 경제적 취약성에 대해 특별히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전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커져

실제 미국에서는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쟁으로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생산비용 증가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소비 여력을 갉아먹으면서 경기 둔화 압력까지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그 시기 상황(1970년대)에만 사용하고 싶다”며 이를 일축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침체를 향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격의 규모가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한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가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합쳐놓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석유·가스 외에도 비료·헬륨·황 등 석유화학제품 공급망까지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에너지 공급 충격은 곧바로 물가로 전이된다. 유가와 원자재값이 오르면 원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하거나 물건을 수입해 판매하는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한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가격 부담 증가로 제품 값이 올라가며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미국 경제가 물가 상승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한 상태를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0.3∼0.4%포인트 밀어 올린다는 게 경제학계의 통념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역시 “물가가 일차적으로 관세 탓에 이제는 전쟁 탓에 상승하고 있는 반면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재정적 취약성은 충격 흡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미국 금융 컨설팅 업체 뱅크레이트의 지난해 12월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의 47%만이 예상치 못한 1,000달러(약 150만원) 지출에 대비한 비상금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29%는 비상 자금보다 신용카드 빚이 더 많다고 답했다. 신용도가 우수한 대출자도 연간 카드 이자율이 20%에 달한다. 여기에 소비자 심리도 바닥을 치고 있다. 미시간대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51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에 근접했다가 다소 회복됐지만 지난 3월 예비 조사에서는 55.5로 다시 하락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 통화 정책 전망/출처=페드워치

긴축 기조 유지 필요성

이 같은 거시환경 변화는 미국의 통화정책 선택지를 급격히 제한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여지는 사실상 소멸된 상황이며, 오히려 물가 억제를 위해 긴축 기조를 장기간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오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3.50~3.75%)으로 동결할 확률은 98.4%로 반영돼 있다. 25bp 인상 베팅은 1.6%에 불과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반영되면서 시장의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약화한 것이다.

연준 위원들도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을 '경고 단계'로 진단하며 긴축 기조 유지 필요성을 시사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6일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경제 팟캐스트에 공동 출연해 '현재 경제 상황을 색상으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물가를 오렌지(경고) 수준으로 규정했다. 최고 수위인 빨간색 위기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노란색 주의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다.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돌아갈 것이라는 낙관이 있었으나 최근 다시 악화되고 있다"며 "오렌지에서 빨간색으로 향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된 데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추가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맥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한 채 장기간 정체돼 있다"며 "더 강한 오렌지색"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이 상당히 악화할 경우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2%)를 지속적으로 웃돈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미국이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감내해야 하는 비용이 금융 시스템을 통해 가시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지정학적 충돌을 관리하고 에너지 공급망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금리 상승과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라는 형태로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글로벌 시장 전반에 전가된다는 데 있다. 고금리 환경은 신흥국 자본 유출과 금융 불안을 촉발하며, 글로벌 성장 둔화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생활비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는 사회적 긴장을 증폭시키고, 장기적으로 패권의 정당성 자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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