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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이란 행정부는 ‘종전 의지’, 군부는 ‘결사항전’, 군부 반발 억제·타협 도출이 종전 관건

[미국-이란 전쟁] 이란 행정부는 ‘종전 의지’, 군부는 ‘결사항전’, 군부 반발 억제·타협 도출이 종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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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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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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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필수조건 충족 땐 분쟁 끝”
배상금·호르무즈 통제권 등 5개 조건 요구
이슬람혁명수비대는 구글 등 빅테크 공격 위협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침략 재발 방지 등 필수 조건 충족을 전제로 미국과의 전쟁을 끝낼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 군부 중심의 권력 재편과 내부 의사결정 혼란이 맞물리며 협상 이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초인플레이션과 물자 고갈로 민생 위기가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이란 군부의 파편화된 저항이 종전 성패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부상한 모습이다.

이란 대통령 종전 의지 표명, ‘5대 조건’ 재차 강조

1일(이하 현지시간)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이란 매체들을 통해 공개한 ‘미국인과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한 서신’에서 “대립의 길로 계속 가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대가를 요구하며 무의미한 일”이라며 전쟁 종식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행되는 종전 협상을 가리켜 “대립과 협력 사이의 선택은 미래 세대의 운명을 결정지을 실질적이고 중대한 선택”이라고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에도 종전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특히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이번 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미국의 지상전 위협 속에서 중재국을 통해 종전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온 공식 입장이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언급한 필수 조건은 앞서 미국과 협상안을 주고받으면서 제시한 5대 조건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당국자는 앞서 국영 매체를 통해 종전에 동의할 수 있는 5가지 조건으로 △적에 의한 침략·암살 완전 중단 △이란에 대한 전쟁 재발을 방지하는 견고한 메커니즘 수립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 △중동 전역에 걸친 모든 전선과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인 주권 행사와 이에 대한 보장 등을 내놨다.

그러나 5대 조건 대부분은 미국 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로 평가된다. 특히 승전국 지위나 다름없는 미국에 전쟁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대목은 미 의회의 초당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중동 내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에 대한 공격 중단 요구는 이스라엘의 안보 가이드라인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또한 이란은 수에즈 운하처럼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람이 건설한 수에즈 운하와 달리 자연적으로 형성된 해협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더욱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란이 봉쇄 또는 통제 강화를 주장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행정부-군부 실권 간 괴리

다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협상 동력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의 실질적 군사·외교 결정권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초기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TV 연설에서 주변국 공격에 대해 사과했다가, 강경파 비판에 직면해 발언을 번복한 일도 있었다.

현재도 이란 내 강경파들은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대미 협상이나 종전 조건 같은 중요한 국가 사안의 최종 결정권은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게 있는 만큼, 이번 발언이 실제 협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15개항 평화안'을 전달한 상태지만 아직도 이란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종전 협상을 둘러싼 난맥상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지도부에 대한 대규모 표적 암살에서 비롯된 지도부 붕괴와 혼란을 반영한다. CNN은 이란 내부에서 누가 종전 협상을 결정할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지도 불확실하며, 현재 협상단이 협정에 서명하고 이행할 권한을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CNN 중동 지역 소식통은 “(회담 개최 예정지인) 이슬라마바드에 나타나는 사람이 이란 정권의 권한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란 정권의 내부 소통과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면서 미국과의 협상이나 양보안에 대한 내부 합의를 도출하기도 어려워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협상단이 자국 정부가 무엇을 양보할 의향이 있는지, 정권 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정권 내부에서 보다 합리적·실용적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거의 사망했으며, 안보·군사 및 민간 결정권자들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 강경 IRGC의 국정 장악력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

IRGC, 중동 소재 빅테크 인프라 위협

실제 IRGC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종전을 언급한 이후에도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IRGC는 이번 전쟁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테러’로 규정하고 이에 협조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IRGC는 1일 성명에서 “이란 시민을 숨지게 한 테러 공격 배후에는 테러 대상을 설계하고 추적하는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및 AI 기업들이 있다”며 “이제부터 테러 작전에 연루된 주요 기관들은 우리의 합법적인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복 대상으로 지목된 빅테크는 총 18곳이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인텔, HP, 오라클, IBM, 델, 엔비디아, 팔란티어, 시스코, 보잉, 테슬라 등이 표적 리스트에 올랐다. IRGC는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암살 1건당 미국 기업의 중동 사업장 1곳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전도 지속하고 있다. IRGC는 1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심장부와 중동 여러 지역을 겨냥해 이날 새벽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IRGC는 아랍에미리트(UAE) 근해의 구조물에 설치된 미군의 레이더 장비 2대, 바레인의 미국 해군 제5함대 기지 외부 병력 은신처, 쿠웨이트 알아다이리 기지의 미군 헬리콥터, 인도양 북부의 에이브러햄 링컨함 항공모함 전단 등이 표적이었다고 강조했다. IRGC는 전날에도 UAE에 있는 미군 장교의 비밀 집결지를 공격해 37명을 숨지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결사항전도 독려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하르그섬에서 진행된 군 사열 장면이 공개됐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미군의 주요 타격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완전 무장한 병력들이 대규모로 집결한 모습이 담겼다. 일부 인원은 ‘결사항전’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착용한 채 사열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란 내부에서는 ‘잔파다(Janfada)’로 불리는 동원 캠페인도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지난달 31일 이란 내에서 자원입대를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잔파다는 생명과 희생을 결합한 표현으로, 신체를 바치는 희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지도부 내분 격화, 민생 위기는 한계점

전문가들은 종전 협상의 성패가 이란 군부의 반발을 억누르고 내부적인 타협점을 도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대외적으로 표명되는 종전 의사와 달리, 이란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어 실질적인 협상 이행 능력이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이란 내부에선 대통령과 군부 간 균열이 깊어지고 있다. 인근 걸프국에 대한 IRGC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는 데 대해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이 이견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인근 국가들을 공격해 중동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IRGC의 전략이 이란 경제와 사회 전반에 장기적인 타격을 줄 것이란 입장이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종전 없이는 이란 경제가 3주~1개월 내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IRGC에 공격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IRGC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이어나가면서 공격 권한을 둘러싼 충돌은 더욱 격화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행정 및 관리 권한을 행정부 중심으로 복원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바히디 총사령관이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바히디 총사령관은 오히려 "현재의 사태는 전쟁 이전 구조 개혁을 실행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라며 행정부를 질책했다.

문제는 이란의 경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금융 시스템이 급격히 흔들리며 주요 도시에서는 현금 인출기가 비어있거나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원자재 부족과 공급망 붕괴가 겹치면서 산업 생산 역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물가 상승은 이미 통제 범위를 이탈했다. 일부 생필품 가격이 개전 이전 대비 50% 이상 급등한 가운데, 전쟁 이전부터 두 자릿수를 크게 상회하던 물가 상승률이 누적되며 사실상 초인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했다.

이란 내 빈곤율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현재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절대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있으며, 수도 테헤란에서는 이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회 전반의 불만이 고조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이란 전역에서는 경제난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으며, 정부가 이를 유혈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종전 조건이 일정 수준에서 조율되더라도, 이를 실행 단계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이란 내부 저항이 분출될 가능성은 상존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란 내부의 파편화된 저항 세력을 통합하고 붕괴된 민생을 재건하는 과정은 전쟁 그 이상의 고통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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