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LNG 쇼크 반사이익, 카타르 공백 속 캐나다 급부상
중동발 LNG 쇼크 반사이익, 카타르 공백 속 캐나다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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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최초 태평양 직송 터미널 미국산 대비 운송 기간 단축 강점 3월 들어 아시아향 수출 급증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캐나다의 첫 대규모 LNG 프로젝트가 생산과 수출을 빠르게 늘리며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캐나다가 아시아 시장의 새로운 공급원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캐나다는 추가 인프라 투자와 공격적인 증산 전략을 병행하며 글로벌 LNG 시장 주도권 확보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캐나다 키티맷 터미널, 수출량 급증
1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합작회사 LNG 캐나다는 이달 들어 10일까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키티맷(Kitimat) 터미널에서 아시아로 5척(일본 2척, 한국 2척, 필리핀 1척)의 LNG 선박을 출항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전월 소화 물량의 절반 이상을 열흘 만에 소화한 수준이다.
키티맷 터미널은 캐나다 최초이자 유일의 LNG 수출 터미널로, 미국 걸프 연안에 비해 아시아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운영 문제로 생산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느렸지만, 올해 1월 이후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LNG 캐나다는 한국가스공사(5%)를 비롯해 셸(40%), 페트로나스(25%), 페트로차이나(15%), 미쓰비시(15%)가 참여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북부 가스전을 연결하는 코스탈 가스링크(Coastal GasLink)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는다. 1단계 완공을 통해 연간 1,400만 톤(mtpa)의 LNG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2단계 확장 이후에는 2,800만 톤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RBN에너지의 마틴 킹 분석가는 “캐나다는 아시아 지역의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美 자국 생산 증가로 加 가스 수출 지속 감소
LNG 캐나다의 생산량 증가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 사태와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는 최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이 막히자 생산을 중단하고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공급 공백을 캐나다산 LNG가 일부 메우는 양상이다.
LNG 캐나다는 북미에서 태평양으로 직접 LNG를 수출하는 최초의 대규모 시설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함의가 크다. 기존 미국 멕시코만 연안 수출 터미널에 비해 아시아 구매자까지의 항해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닌다. 이러한 물류 효율성은 운송비 절감과 공급 안정성 확보로 이어져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캐나다의 공격적인 행보는 대미 의존도가 높았던 천연가스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과 맞닿아있다. 캐나다는 앨버타주를 중심으로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에너지 수출은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한 미국으로의 수출에 의존해 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LNG 수출 시장은 미국(26.3%), 카타르(18.6%), 호주(17.8%)가 장악하고 있다. 캐나다는 2024년 기준 세계 5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4위의 수출국이다. 캐나다의 대미 수출액은 2022년 189억 달러(약 28조원)로 정점을 찍은 후 2024년 60억 달러(약 9조원)로 줄었다. 미국의 자국 생산 증가로 인해 2010년 이후 캐나다산 가스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연간 1억 톤 수출 목표
이에 캐나다는 천연가스를 LNG로 액화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막대한 셰일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내륙 지역에서 생산된 가스를 로키산맥을 넘는 총 연장 670km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해 액화 처리하는 식이다. 현재 액화 설비는 총 2기가 구축돼 있으며, 40년간의 LNG 수출 라이선스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운송비 절감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 노선은 중동 분쟁의 영향을 받는 호르무즈 해협과 가뭄 시 통항 제한이 반복되는 파나마 운하를 모두 피할 수 있다.
캐나다 정부는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연합(EU) 국가들에도 LNG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마크 카니 총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00억 달러(약 749조원) 규모의 항만·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는 풍부한 천연가스 매장량, 최상급 LNG 프로젝트, 재생에너지 자원, 원자력 산업, 탄소포집 기술을 보유했다”며 “수요와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LNG 공급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독일 가스·수소산업협회 팀 켈러 회장은 “독일 산업계에 안정적이고 저렴한 가스 공급이 필요하다”며 장기 계약 체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캐나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간 1억 톤에 달하는 LNG 수출 목표를 세우며 세계 최대 공급국 대열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팀 호지슨 캐나다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이달 초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캐나다산 가스를 원한다”며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연간 최대 1억 톤의 LNG를 공급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세계 주요 LNG 공급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1억 톤은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이 모두 가동될 때 예상되는 규모를 2배 이상 뛰어넘는 공격적인 수치다. 캐나다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대형 인프라 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신속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한편, 신규 수출 프로젝트에 투입할 투자 펀드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