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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 배터리 시장 70% 장악" 궁지 몰린 韓 배터리, ESS 승부수도 한계 뚜렷

"中이 배터리 시장 70% 장악" 궁지 몰린 韓 배터리, ESS 승부수도 한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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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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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기업, 점유율 70%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 장악
점유율·실적 미끄러진 韓 배터리 3사, ESS로 활로 모색
"당장 전기차 공백 메우긴 어려워" ESS, 구조적 성장 한계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시장 영향력을 급속도로 키워 나가고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 등으로 한국 배터리 3사의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빈틈을 파고들며 점유율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돌파구로 낙점하며 위기 타파에 힘을 쏟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ESS도 명확한 성장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中 배터리의 약진

19일 닛케이아시아가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설치량 상위 10개 기업 중 6개가 중국계였다. 39.2%의 점유율을 기록한 닝더스다이(CATL)는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폭스바겐, 벤츠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대거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비야디(BYD)는 스텔란티스, 샤오미 등에 대한 공급을 늘리며 2위 자리를 굳혔고, CALB(4위), 고션(5위) 등 후발 주자들도 출하량을 확대하며 시장 존재감을 키웠다. 이들 기업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70.4%에 달한다.

반면 지난 수년간 대미 투자에 집중해 온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현지 정치 지형 변화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친화 정책을 폐기하면서 기존 공장 가동 및 투자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 같은 혼란 속 지난해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5.3%로 2021년 대비 반토막이 났으며, 실적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순이익은 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급감했다. 이는 같은 기간 CATL이 기록한 순이익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SK온과 삼성SDI는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는 추세다. SNE리서치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71.9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성장한 수준이다. 이 중 국내 배터리 3사의 사용량 점유율은 12%로 전년 동기보다 4.3%P 하락했다. 반면 CATL은 같은 기간 5.3%P 상승한 45.2%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BYD는 1.8%P 내린 13.8%로 2위 자리를 지켰다.

韓 배터리 업계, ESS에 역량 집중

시장 입지 약화로 위기에 직면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신성장 동력으로 ESS를 낙점한 상태다. ESS는 전기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체계로,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서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 중이다. 데이터센터에 ESS를 배치하면 정전이나 전압 변동이 생길 때 즉시 전력을 공급해 서버 다운을 막고, 부하를 평준화해 전력 요금 절감 및 전력망 안정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배터리 3사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ESS 공급 계약을 잇달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7월 5조9,442억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8월부터 3년간이며, 계약 대상은 비공개이나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SK온도 지난해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며 북미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2조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삼성SDI의 미주법인인 ‘삼성SDI 아메리카(SDI America·SDIA)’도 미국의 에너지 전문 업체와 유사한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금액 기준 약 1조5,000억원으로, 올해부터 2029년까지 4년간 단계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삼성SDI는 현재 다수의 글로벌 고객과 추가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기업은 한국 정부발(發) ESS 입찰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각각 1조원 규모의 1·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실시한 바 있다. 1차는 지난해 5월 개설·진행됐고, 2차는 같은 해 11월 공고 후 올 1월까지 접수가 진행됐다. 각 기업은 마진을 최소화하면서까지 수주 물량 확보에 힘을 쏟은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 등 거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트랙 레코드(수주 이력)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1차에서는 삼성SDI가, 2차에서는 SK온이 각각 절반 이상의 물량을 거머쥐었다.

ESS 옥죄는 성장 제약 요인

다만 일각에서는 ESS의 한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SS가 단기간 내에 전기차 배터리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 세계 전체 배터리 수요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70~75%에 달하는 반면, ESS는 15~20% 수준에 그친다. ESS 시장이 전기차 시장 위축분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ESS 핵심 수요처인 미국의 전력망 인프라 부족 역시 관련 기업들의 실질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노후 변압기 부족, 송전망 확충 지연 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ESS 프로젝트의 승인 및 가동이 줄줄이 미뤄지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모두가 ESS를 배터리 시장의 유의미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AI 데이터센터 등의 ESS 수요가 상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력망 인프라가 부족한 이상 병목 현상 문제는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ESS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 ESS 신규 설치 증가율은 20%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50%, 우드맥킨지 집계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1년 사이 성장 전망이 꺾인 것은 한 번 설치되면 장기간 운용되는 고정형 설비의 특성상 집중적 설치가 이뤄진 이후에는 성장 공백이 나타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각국 정책 및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에 변화가 발생할 경우 추가 수요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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