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Watch] 3.50~3.75% 금리 멈춘 연준, 전쟁 변수에 인하 기대도 후퇴
[Fed Watch] 3.50~3.75% 금리 멈춘 연준, 전쟁 변수에 인하 기대도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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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공식 반영
유가·금리 동반 상승 압력, 외환시장도 반응
충격 실물 전이-소비 위축 및 경기 하방 흐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핵심 배경으로는 중동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제시됐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당장의 금리 자체보다 이번 전쟁이 향후 물가와 성장 흐름을 어떤 방향으로 흔들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채권과 외환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나타났고, 실물경제 쪽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 부담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물가 상승 압력 지속
18일(이하 현지시각) 연준은 전날에 이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뒤, 올해 1월에 이어 두 번 연속 동결이다. 이번 결정에는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0.25%p 인하를 주장했지만, 나머지 11명이 모두 금리 동결에 표를 던지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연준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특히 중동 상황의 전개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내부 시각은 점도표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기준금리 투표권을 가진 12명과 투표권이 없는 연방준비은행 총재 7명 등 총 19명이 제출한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3.50∼3.75%에 7명, 3.25∼3.50%에 7명, 3.00∼3.25%에 2명, 2.75∼3.00%에 2명, 2.50∼2.75%에 1명이 분포했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 3.75∼4.00% 3명, 3.50∼3.75% 4명, 3.25∼3.50% 4명, 3.00∼3.25% 4명, 2.75∼3.00% 2명, 2.50∼2.75% 1명, 2.00∼2.25% 1명으로 분포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 수준 유지 또는 인하 전망이 주를 이룬다.
연준은 이날 함께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을 2.7%로 제시하며 지난해 12월 대비 0.3%p 높여 잡았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7%로 상향됐다. 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로 0.1%p 상향됐고, 내년 성장률은 2.3%로 0.3%p 높아졌다. 고용 지표에서는 올해와 내년 실업률이 각각 4.4%, 4.3%로 제시되며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에너지 가격 상승도 정책 판단의 핵심 변수로 반영됐다. 최근 미국 내 유가는 배럴당 99달러(약 14만8,000원) 수준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물가 전반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급 충격에 대해 “공급 충격을 그대로 넘길지 여부는 가볍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평시였다면 일시적 요인으로 간주되는 공급발 충격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단기 요인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인플레이션 경로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금리 반전·시장 매도세 확대 경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분위기다. 중동 전쟁 장기화가 유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그 결과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9.1bp(1bp=0.01%p) 상승한 3.762%를 기록했고, 10년물은 5.9bp 오른 4.261%, 30년물은 2.6bp 상승한 4.878%를 나타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흐름이 채권시장 전반에 반영된 모습이다.
전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유가 경로가 통화정책 변수로 작용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정유시설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에 나서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이 과정에서 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약 17만9,000원) 안팎까지 상승했고, 이후 100달러(약 14만9,000원) 아래로 일부 안정을 되찾았다. 그럼에도 공급 부족에 따른 상승 압력이 재차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는 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유가가 150달러(약 22만4,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유가 경로는 금융시장 전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달러화 가치는 유로 대비 사흘 연속 상승하며 올해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도 1.5% 이상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에너지 수입국 통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인도 루피와 일본 엔화는 전쟁 발발 이후 각각 1.5% 이상 하락했고, 유로화는 약 2%, 원화는 약 3%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5% 하락한 1.1513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 근처에서 거래됐다.
국제기구와 다수의 투자 기관도 전쟁 장기화 시 금리 상승 압력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동시에 경고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중동 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들면, 금리 급등과 금융시장 매도세 확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BMO캐피털마켓은 “장기화된 전쟁이 가져올 재정적 파장 때문에 미 국채 약세 흐름 또한 장기화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매크로하이브의 벤저민 포드 연구원 역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지정학적 변수와 결합해 외환시장 변동성은 점점 더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보이지 않는 세금’ 소비 압박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종국에는 최종 소비자들에게 사실상의 세금처럼 작용해 소비 여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태비스 맥코트 전략가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달러(약 2만9,000원) 오를 때마다 연간 소비 지출에서 1,500억 달러(약 224조원) 상당의 부담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도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약 1만4,900원) 상승할 경우 주유소 판매 가격이 갤런당 0.25달러(약 374원) 오르는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에너지 비용이 가계의 일상 소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전이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가격 압박은 소비 심리 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미시간대가 집계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5.5로 전월(56.6)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52.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조사를 관장한 조안 슈 디렉터는 “이란 전쟁 이전에 완료된 설문에서는 전월 대비 심리 개선이 나타났으나, 이후 9일간 수집된 응답에선 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며 초기 설문의 개선분을 완전히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휘발유 가격 상승을 즉각적으로 체감했으나, 다른 품목으로 가격 상승이 얼마나 전가될지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소비 위축 효과가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도 확인된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지속적인 유가 상승이 경제 전반의 ‘K자형 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에 대한 근거로는 지난 2월 고소득층 임금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 임금 상승률은 0.6%에 그쳤다는 점을 들었다. 동일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적용되더라도 소득 증가 여력이 낮은 계층일수록 체감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른 세금 환급이 소비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유가 상승이 이 기대를 약화시키며 소비 기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