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보유세’ 이중 압박에 서울 매물 쏟아져, ‘매물 증가=집값 하락’ 공식 통할까
‘양도세+보유세’ 이중 압박에 서울 매물 쏟아져, ‘매물 증가=집값 하락’ 공식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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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증세’ 초읽기에 바빠진 집주인들 서울 매물 7.8만 건, 한 달 만에 21.6% 증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18% 급등, 보유세 부담 확대

서울 아파트 매물 출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가운데 향후 보유세 부담 가능성까지 겹치며 시장 전반의 매도 압력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다만 대출 규제와 매수 심리 위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거래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매물 확대가 즉각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물, 6개월 來 최대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8,077건으로 전일(7만6,872건) 대비 1,205건 늘었다. 한 달 전(6만4,207건)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21.6%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달 14일 7만7,352건으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15일 7만7,156건, 16일 7만5,959건으로 일시적 감소세를 보였으나, 17일부터 다시 확대 흐름으로 전환됐다.
이는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본격적으로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오는 5월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매도 수요가 몰리면서, 이날 기준 매물 규모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매물 증가세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한강벨트(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구)를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구로, 현재 2,163건이 등록되며 연초(1,215건) 대비 78%(948건) 급증했다. 이어 송파구(5,602건·67.2%), 광진구(1,236건·57.7%), 강동구(4,137건·55.9%), 동작구(1,987건·55.4%)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증가 폭이 가장 낮은 지역은 구로구(5.2%), 금천구(4.5%), 강북구(2.9%)로 나타났다.
서울 부동산 핵심지로 꼽히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연초 대비 각각 48%, 36.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물 수는 강남구가 9,720건, 서초구가 8,636건이다. 특히 강남구는 현 추세가 유지될 경우 3월 내 매물 1만 건을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공시가 급등에 보유세 폭탄 공포
여기에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도 매물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18일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서울 전역이 18.67%로 지난해 상승률(7.86%)을 크게 상회한 가운데, 강남3구와 한강 인접 지역이 각각 24.70%, 23.13%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부동산 시장 과열기였던 2021년(19.91%)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9%로 4년 연속 동결됐지만, 지난해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영향이 공시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실제 변동률을 보면 고가 주택일수록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가격 구간별로는 △6억~9억원 20.90% △12억~15억원 25.38% △15억~30억원 26.63% △30억원 초과 28.59% 등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시가격 상승은 보유세 증가로 직결된다. 특히 고가 주택 중심의 상승세가 뚜렷했던 만큼,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 1주택 보유자까지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84㎡의 보유세는 지난해 1,829만원에서 올해 2,855만원으로 56.1%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와 함께 농어촌특별세 등 부과세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 111㎡도 보유세가 57.1%(1,858만→2,919만원) 늘어나며, 전용 84㎡ 기준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2.1%(289만→439만원)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 리버뷰자이 54.6%(307만→475만원) 등 주요 단지의 세 부담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 중심 매물 확대 전망, 집값 하락은 '미지수'
시장에서는 향후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되거나 공시가격 현실화 체계가 손질될 경우 보유세 부담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1주택 기준으로 공시가격에 종부세 60%, 재산세 45%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과세표준이 산정된다. 해당 비율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이 가능해, 정부가 세 부담을 조절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공개될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도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 방향에 대한 연구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의뢰했는데, 그 결과가 올해 하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향후 집값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 아닌, 제도 변화에 따른 세금 증가는 고가 주택 보유 자체에 대한 부담을 키울 수 있어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1주택자들의 매물 출회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물 증가=집값 하락'이라는 공식이 들어맞을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 부담이 집중되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시장이 전부 흡수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특히 지난해 도입된 대출 규제에 따라 15억원 초과 25억원 미만 주택에는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에는 2억원까지 대출이 제한된다. 가격이 파격적으로 낮아지지 않는 이상 매물이 잠길 수 있다는 얘기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와 보유세 인상 등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기조가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면서 매물은 증가했으나, 매수 심리 위축으로 거래량은 감소했다”며 “강남과 용산 등 상승을 이끌었던 지역에서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났지만, 이를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유세 인상에 따른 세 부담이 확대될 경우 일부 고가 주택이 급매 형태로 시장에 등장하면서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이후에는 매물이 다시 잠기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