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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파티 끝났다” 저자본·고위험 개발 구조 퇴출, 증권업 체질 개선 압박 본격화

“부동산 PF 파티 끝났다” 저자본·고위험 개발 구조 퇴출, 증권업 체질 개선 압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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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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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시장 자본·유동성 체계 정비 가속 흐름
증권업 ‘모험자본 마중물’ 역할 수행 압박
부동산 거품 제거→생태계 정상화 시도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전면 손질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자산 총량을 묶는 규제에서 출발한 감독 기조는 이제 자본건전성 지표와 유동성 관리 체계까지 점검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위험가중치 체계 개편과 자기자본 기준 강화까지 병행되면서 증권사의 사업 구조 전반에도 변화의 압력이 커지는 형국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을 먼저 정리하고 증권업권에 일정한 유예 기간을 부여한 단계적 접근 역시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자기자본 20% 미만 PF 참여 제한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PF 리스크에 대한 총량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금융당국의 감독 초점이 자본건전성 지표(NCR)와 유동성 관리체계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PF 총량 규제를 자산 측면의 1단계 조치라고 본다면, 이후 단계는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 체계의 정합성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행 NCR은 필요유지 자기자본이 인가 또는 등록 업무에 따라 사실상 고정된 까닭에 개별 증권사의 규모나 위험 구조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감독 범위가 자산 규제에서 자본 및 유동성 체계로 확대될 경우, 증권사들이 받는 영향은 체급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자본 여력이 충분한 대형사는 제도 변화에 비교적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반면, PF 의존도가 높거나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는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의 특성상 은행 대비 수신 기반이 취약해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더 크게 나타날 공산이 크다”라며 “증권사 체형에 맞는 유동성 지표를 정교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부동산 PF 건전성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자기자본 규제의 큰 틀을 제시했다. 핵심은 금융회사가 PF 대출을 취급할 때 총사업비 대비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 20%를 기준으로 위험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는 데 있다. 자기자본비율이 20% 이상이면서 분양률 요건을 충족하면 위험가중치를 100%까지 낮추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대 150%를 적용하는 식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질수록 동일한 대출액에 더 많은 자기자본을 적립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자기자본 20% 미만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제약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이 마련됐다. 대출보다 투자가 본연의 업무라는 점을 고려해 위험가중치를 세분화하면서도 착공 전 단계에는 60~90%, 착공 후 본 PF에는 24~36%의 기준을 뒀다. 착공 전 단계는 분양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거나 사업 중단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사·새마을금고 등 위험 관리 체계가 취약한 업권에는 총사업비 대비 시행사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는 사업장에만 대출을 허용하는 직접 규제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부동산 PF를 위험가중·적립률 체계 전반의 문제로 다루겠다는 감독 방향을 명확히 한 조치로,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적용된다. 이때 시행사 자기자본비율 기준은 제도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2027년 5%에서 출발해 2030년 20%까지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공적 보증을 받았거나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예외를 허용하되, 기본 방향은 고위험·저자본 구조를 시장에서 축소시키는 데 있다.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 체계까지 점검 범위를 넓히려는 최근의 움직임은 이러한 중장기 계획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기업금융 및 투자 심사 역량 강화 요구

이 같은 금융당국의 규제 정비는 증권사의 수익 기반을 부동산 PF 중심에서 다른 영역으로 이동시키려는 방향성과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자본시장의 자금이 실물경제로 흐르게 하는 핵심 도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모험자본 공급의 기반이 되는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자본시장 본연의 기능을 복원하겠다는 감독 기조로 풀이된다. 

그간 증권업계는 부동산 PF 대출과 채무보증을 주된 수익원으로 삼아 왔다. 금융당국은 이를 특정 자산군에 대한 과도한 위험노출(익스포저) 집중과 규제 차익을 활용한 비정상적 영업 구조로 판단했다. 이에 투자형태가 아닌 실질 리스크를 기준으로 NCR 위험값을 재설계하고, 부동산 총 투자금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관리하도록 규율함으로써 ‘부동산 대출 창구’로 기능하는 영업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부동산 중심으로 기울어진 자산 배분 구조를 조정하고, 자본을 벤처·중견기업 등 생산적 영역으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는 브릿지론 PF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고LTV(60% 이상)에 90%, 저LTV(60% 미만)에 60%의 NCR 위험값을 적용하고, 본PF에는 고LTV 36%, 저LTV 24%를 부여했다. PF를 제외한 여타 부동산 투자에도 고LTV 18%, 저LTV 12%를 적용하며, 해외 부동산은 최소 60%를 하한으로 설정했다. 부동산 총 투자금액 한도 역시 2026년 130%, 2027년 120%, 2028년 110%, 2029년 10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정상 여신에 적용하던 0.5% 충당금 완화 규정은 폐지되고, 아파트 PF 충당금 적립률은 7%에서 10%로 상향된다. 

업계는 부동산 관련 자산의 자기자본 소모를 늘려 상대적으로 자본 효율성이 높은 기업금융·모험자본 투자로의 이동을 유도한다는 금융당국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PF 중심 영업을 수행해 온 조직과 인력이 단기간 내 기업금융 중심으로 전환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PF는 담보와 분양률, LTV 등 정형화된 변수에 기반한 심사와 보증 구조 설계가 주된 업무지만, 모험자본 투자와 기업금융은 산업 분석이나 기술 평가, 구조화 금융 설계 등 요구되는 역량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와 인력 체계 전환이 제도 개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과의 마찰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자본 운용 전략 재편 불가피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권의 PF 리스크를 먼저 정리하는 과정에서 증권사에 대한 규제 적용은 상대적으로 미뤄진 만큼 더 이상의 유예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2024년 PF 부실 사업장 분류 체계를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고, 유의·부실 우려 익스포저를 21조9,000억원 규모로 특정한 이후 재구조화를 독려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전체 PF 익스포저 190조8,000억원 중 관리 대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감독 역량은 취약 업권에 우선 배분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있는 증권업권에는 관리와 유인책을 병행하는 조처가 내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PF 채무보증의 대출 전환 시 NCR 위험값을 한시적으로 낮춰 적용한 조치다. 증권사는 NCR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PF 유동화증권 매입보장약정·매입확약 물량을 대출로 전환할 경우엔 위험값을 32%만 반영하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는 부실 PF 사업장을 조기에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자본 차감 폭을 줄여 신규 자금 지원 여력을 확보하도록 한 완충 장치였다. 다만 기초자산에서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등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해당 대출을 자기자본에서 전액 차감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이처럼 증권업권에는 정리·전환을 유도하는 유예적 성격의 장치가 가동됐지만, 동시에 제도 개편을 통해 자본 부담은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방향이 제시됐다.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 비율 20%를 기준으로 위험가중치를 차등 적용하고, 브릿지론과 본 PF에 12~90% 범위의 위험값을 부여하는 체계는 신규 딜 확대보다 선별과 회수 중심의 영업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2024년 이후 해외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신규 취급보다 기존 사업장 관리와 위험자산 점검에 무게를 두는 기조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을 우선 정리하고 증권업권에 일정 기간을 부여한 접근은 일종의 ‘시간차 전략’에 가깝다. PF 연체율이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자본 부담 완화 조치는 영구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유예 국면에서 확보한 여유 자본은 부실 정리와 리스크 축소에 활용하는 것이 전제였던 만큼 총량 관리와 위험가중 체계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국면도 미룰 수 없게 됐다. 증권사로서는 추가 완충 장치에 기대기보다 자산 구조 조정과 자본 운용 전략을 재정렬해야 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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