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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입주 절벽에 심화하는 서울 전세난, 임대차 시장 구조 재편 신호인가

정부 규제·입주 절벽에 심화하는 서울 전세난, 임대차 시장 구조 재편 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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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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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 매물 한 달 새 15% 급감, 수급지수도 2021년 이후 최고치
강력한 규제·입주 물량 감소 영향으로 공급 위축
구조적 변화 국면 맞이한 부동산 시장, '전세의 월세화' 가속 전망

서울 지역에서 전세 공급난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급지 갈아타기' 및 갭투자에 제약이 걸린 가운데, 입주 물량 감소세까지 이어지며 매물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전세의 월세화'에 속도가 붙으며 임대차 시장 전반이 구조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말라붙은 서울 전세 매물

2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전세 물량은 1만8,68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2만2,156건)보다 15.7% 줄어든 수치다. 가장 감소 폭이 큰 지역은 도봉구(-34.8%)였으며, 이어 △노원구(-33.4%) △마포구(-32.7%) △관악구(-30.6%) 순이었다.

매물이 줄어들자 임대차 시장 내 혼란 역시 대폭 가중되는 추세다. 지난해 1월 125.20 수준이었던 KB부동산 월간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63.73까지 치솟으며 전세 대란이 벌어졌던 2021년 9월(167.6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을 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이 같은 전세 공급난은 실제 시장 매물을 살펴보면 명확히 체감할 수 있다. 25일 기준 네이버페이 부동산 서비스에서 확인되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세 매물은 단 2건에 그친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10여 건의 매물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감소세다. 전용 면적 114㎡ 기준 전세가는 7억4,000만원, 84㎡는 5억9,000만원이다. 관악드림타운은 3,544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꾸준한 관악구 내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은 축에 속한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2,352가구 규모 래미안길음센터피스도 전세 매물이 2건에 불과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전세가는 11억원, 59㎡는 7억2,000만원이다. 이 중 84㎡ 면적의 전세가는 지난해 6~11월까지만 해도 8억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더니 지난 10일 9억3,000만원에 세입자를 찾으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현시점에는 10여 일 만에 호가가 재차 2억원 가까이 뛴 상태다.

갭투자 차단으로 공급 대폭 위축

서울 전세 매물이 말라붙은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행보가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10·15 대책을 발표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5억원 초과 주택 기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 기준 2억원으로 제한해 고가 아파트 매매 장벽을 높였다. 강남권 등 상급지에 몰리던 투자·갈아타기 수요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는 3%로 상향됐으며, 대출 규제 범위도 전세대출·중도금대출·이주비 대출까지 확대됐다.

이에 더해 정부는 기존 규제 지역이었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 및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개 지역 등 총 27곳을 ‘삼중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며, 해당 의무를 위반하면 집주인에게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거나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아파트 전세 매물 공급 자체가 대폭 위축됐다.

여기에 전셋값이 오르며 기존 세입자들이 갱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늘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은 6억6,948만원으로 2023년 8월 이래 30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억3,267만원) 대비 3,681만원 오른 수준이자, 집값이 정점이던 2022년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6억7,000만원선)에 육박하는 수치다.

임대차 시장 중심축, 월세로 이동

시장은 전세 공급난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며 절대적인 공급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의 데이터에 의하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 포함)은 지난해(13만2,031가구) 대비 약 15% 감소한 11만2,064가구로 추산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입주 물량은 3만7,178가구에서 2만7,620가구로 26% 급감할 전망이며, 경기도도 7만4,760가구에서 6만7,115가구로 10% 줄어든다. 인천 역시 2만93가구에서 1만7,329가구로 14%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공급 감소 흐름은 2027년(11만473가구), 2028년(10만4,356가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도 코앞까지 다가왔다. 현재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6%에서 45%까지 8단계 누진세율로 적용되며, 다주택자도 기본세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는 5월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가 각각 가산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양도세 부담이 가중되면 다주택자들은 당장 매도에 나서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자산 가치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집주인이 월세·반전세 전환이나 증여를 택하면 전세 물량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전세 보증금 활용이 제한되는 규제 지역에서는 전세난이 체감상 더 빠르게 심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향후 수도권 지역에서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의 전세난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정책·공급 환경이 맞물리며 발생한 구조적 변화의 일종이라는 진단이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이미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상황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주택(아파트·빌라·다가구 등)은 총 8만55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세는 5만5,461건으로 자그마치 68.9%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12월(67.1%)보다도 1.8%P 상승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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