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딥파이낸셜
  • [딥파이낸셜] AI 확산 속 커지는 양극화,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가속

[딥파이낸셜] AI 확산 속 커지는 양극화,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가속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AI 확산에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자본 집중 심화 
고숙련·저숙련 격차 확대, 노동시장 양극화 우려 
노동자 재교육·분배 제도 정비, AI 시대 핵심 과제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 경제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경제 성장 자체보다 성장의 성과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에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이윤 비중은 1982년 약 8%에서 최근 15.85%로 확대됐다. 반면 노동자 보수 비중은 같은 기간 66.6%에서 61.9%로 낮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 가운데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경제 성장의 성과가 사회 구성원에게 얼마나 고르게 배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생산성과 기업 이익은 증가했지만, 상당수 노동자는 실질소득 정체와 고용 불안을 겪는다. 성장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 집중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득 격차와 사회적 불안정성 역시 주요 경제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AI)은 노동과 자본 간 격차를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변수로 주목받는다. 기술과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에는 더 큰 수익이 집중되는 반면 일부 고숙련 인력을 제외한 노동자의 협상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 결과 고용 안정성을 확보한 소수와 자본 수익을 집중적으로 누리는 계층 사이에서 중산층이 압박받는 새로운 양극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도와 시장의 갈림길

유럽과 미국의 노동소득분배율 격차는 경제 정책과 노동시장 운영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유럽은 장기 고용과 단체교섭, 산업별 협약 등을 통해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둬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시 경제 운영의 중요한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미국은 시장 경쟁과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혁신과 생산성 향상, 기업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적 성과가 노동보다 자본에 먼저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이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 역시 1980년대 이후 세계화와 산업 구조 변화의 영향을 받으며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아지는 흐름을 겪었다. 미국은 2000년대 들어 기술 혁신과 자동화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하락 속도가 더 빨라졌다. 노동 투입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컸다. 양측의 차이는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유럽은 노사 협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조정 비용을 분산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미국은 시장 가격과 경쟁 원리를 통해 부담을 배분한다. 같은 경제적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고용과 임금, 기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다.

주: 미국에서는 기업 이익 비중이 커지고 노동보수 비중은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의 성과가 누구에게 배분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 반영한 분배 정책

노동소득분배율 개선 논의는 경제 활동의 상당 부분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고용의 핵심 축을 이룬다. 그러나 대기업에 비해 수익성과 자금 조달 여건이 취약해 임금 인상이나 자동화 투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민간 부문 노동자의 절반가량이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중소기업이 기업 수와 고용의 대부분을 견인하는 구조다. 따라서 노동자 보호 정책 역시 이러한 산업 구조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지역 제조업체나 물류기업, 소규모 서비스업체가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과 복지 체계를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을 하나의 집단으로 해석하는 접근에도 한계가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연기금, 지역 제조업체, 자영업자는 모두 자본 범주에 포함되지만 시장 지위와 수익 구조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일부 기업은 데이터와 특허, 플랫폼을 기반으로 높은 수익성과 가격 결정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상당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비용 상승과 자금 조달 부담에 직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노동소득분배율 제고 정책도 기업별 여건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시장 집중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노동자의 협상력 확대와 성과 공유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중소기업에는 과도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 수단을 세분화해야 한다. 노동자 보호와 기업 경쟁력 확보라는 두 과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접근이다.

노동시장 협상력 약화

노동자에게 성장의 과실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제도와 법적 보호 장치, 노동자의 협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노동시장의 협상력은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조합 조직률은 1980년대 중반 약 30%에서 최근 15% 수준으로 낮아졌다. 단체교섭 적용률도 47%에서 약 33%로 감소했다. 미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1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평균 60% 안팎의 단체교섭 적용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가별 편차가 크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과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세계 노동소득분배율은 2004년 53.9%에서 2024년 52.3%로 낮아졌다. 감소 폭은 1.6%포인트에 불과하지만, 세계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몫이 수천억 달러 줄어든 셈이다. 경제 성장만으로 분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다.

AI 시대의 노동 격차

노동소득분배율을 둘러싼 논의는 AI 확산과 함께 한층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추세다. 과거 자동화가 생산직과 단순 사무직의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데 집중됐다면 생성형 AI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금융 분석, 법률 서비스, 기획·마케팅, 기업 경영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AI가 전 세계 고용의 약 40%, 선진국에서는 최대 60%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고학력 전문직과 화이트칼라 직군도 AI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확산이 곧바로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이익이 노동보다 자본에 집중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유럽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AI 특허 집중도가 두 배 높아질 때 노동소득분배율이 0.5~1.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와 AI 모델, 컴퓨팅 인프라,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기업에 수익이 집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노동시장 내부의 격차 확대도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AI 시스템 운영과 데이터 관리, 업무 혁신을 주도하는 고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에 대한 보상 수준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부 직종에서는 AI 도입으로 업무 수요가 감소하면서 임금 상승 여력이 축소되거나 신규 채용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돌봄과 대면 서비스, 시설 관리·유지보수 등 상대적으로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도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른 산업에서 이동한 인력이 유입될 경우 노동 공급이 증가하면서 임금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I 시대의 노동시장은 산업 간 격차를 넘어 노동자 간 보상 격차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선진국일수록 AI 노출도가 높아 화이트칼라 직군을 중심으로 노동시장과 분배 구조 변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의 새로운 분배 질서

AI가 노동시장과 소득 분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정책 대응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과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AI 활용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생산성 향상에 따른 성과가 특정 기업이나 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우선 노동시장 제도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노동소득분배율 개선은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단체교섭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산업별 협의 체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주요 대안으로 거론된다. 세제와 지원 제도의 재정비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상당수 국가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센터, 자동화 설비 등 자본 투자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직업훈련과 재교육, 역량 개발 등 인적자본 투자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또한 AI 도입 지원이 확대되는 만큼 노동자의 직무 전환과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는 정책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AI 시대의 노동소득분배율은 경제 성장의 성과를 누가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생산성 향상과 기업 이익 증가는 경제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지만, 그 혜택이 특정 계층에 집중될 경우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불균형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노동시장 참여 확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아우르는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Labour Share in the AI Economy: The New Divide Between Work and Capital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7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