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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소송에 사고까지" 악재에 짓눌리는 테슬라 자율주행, 돌파구는 주행 데이터 축적?

"규제·소송에 사고까지" 악재에 짓눌리는 테슬라 자율주행, 돌파구는 주행 데이터 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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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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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 사업, 규제·소비자 불만·안전성 '삼중 리스크' 직면
수년째 반복되는 안전사고, 최근 도입된 오스틴 로보택시도 사고율 높아
불완전한 기술력, 주행 데이터 축적 통해 점진적 개선 전망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캡'/사진=테슬라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각종 규제 및 소비자와의 충돌에서 기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잦은 사고로 인한 안전성 리스크까지 지속되며 성장에 제약이 걸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며, 성능 개선을 위해서는 장기간 주행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잡음에 휩싸인 테슬라 자율주행 사업

18일(현지시각)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FSD)' 용어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가 자사 마케팅에 해당 용어를 사용한 것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의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최근 DMV는 테슬라가 오토파일럿과 FSD라는 용어를 통해 실제 기능 수준보다 높은 자율성을 암시함에 따라 소비자의 오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고, 테슬라에 판매 허가 취소를 예고한 뒤 60일의 유예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자율주행 사업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도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2월 호주에서는 테슬라의 FSD 기능을 둘러싼 논란이 집단소송으로 확산했다. 문제가 된 차량은 HW3(3세대 자율주행 컴퓨터)가 탑재된 테슬라 모델 3·모델 Y다. 테슬라는 2016년부터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 FSD에 필요한 하드웨어가 포함돼 있다고 홍보했으나, 이후 뒤늦게 HW3가 FSD 기능을 구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HW3 탑재 차량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FSD 기능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까지도 명확한 업그레이드 계획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문제가 된 모델을 구매·리스한 일부 차주들은 소송을 제기하며 테슬라의 약속 불이행에 대한 재정적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에서도 테슬라 소유주 98명이 테슬라코리아를 상대로 매매대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테슬라 측이 FSD 옵션을 사용할 수 없는 차량을 판매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 S·모델 X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안전기준 동등성 인정’ 조항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국내에서도 FSD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중국에서 수입된 모델 3·모델 Y의 경우 관련 규제로 인해 FSD 활용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테슬라 차량 5만9,916대 중 FSD 사용이 가능한 미국산 차량은 719대(1.2%)뿐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국내 FSD 규제가 조만간 해제될 것이라며 중국산 차량 구매자에게도 약 1,000만원에 관련 옵션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성 관련 의구심도 여전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험 운행을 시작한 테슬라 로보택시는 지금까지 총 14건의 충돌 사고를 냈으며 이 중 5건은 올해 발생했다. 사고 유형은 △시속 17마일로 직진 중 고정물과 충돌 △정차 중이던 차량이 버스와 충돌 △시속 4마일로 대형 트럭과 충돌 △후진 중 기둥 또는 나무와 충돌(시속 1마일) △후진 중 고정물과 충돌(시속 2마일) 등이다.

테슬라의 2025년 4분기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오스틴 로보택시 차량의 누적 유료 주행 거리는 올해 1월 중순 기준 80만 마일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사고 1건당 주행 거리는 약 5만7,000마일이다. 이는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공개한 ‘차량 안전 보고서’에 명시된 수치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테슬라는 일반 미국 운전자가 경미한 사고를 겪는 주행 거리를 평균 22만9,000마일, 중대 사고를 겪는 주행 거리를 69만9,000마일로 제시하고 있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로보택시의 사고 빈도는 경미한 사고 기준 인간 운전자보다 약 4배 높다.

이 같은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 문제는 오스틴 로보택시 운행 이전부터 각종 잡음을 낳아 왔다. 2019년 발생한 테슬라의 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미 플로리다주에서는 야간 주행하던 테슬라 모델S가 도로변에 주차된 SUV와 충돌하며 그 옆에 서 있던 남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여성은 사망했고, 남성은 중상을 입었다. 이에 테슬라 차주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도로의 경계와 전방의 장애물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테슬라 측은 “부주의한 운전자에게 전적으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운전자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8월 미 마이애미 연방법원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해당 사고에 테슬라의 책임이 33% 있다고 보고, 테슬라가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게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포함해 2억4,250만 달러(약 3,37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미 법원이 오토파일럿 기능 관련 교통사고에서 제조사인 테슬라에 책임을 물은 첫 사례다. 테슬라는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상태다.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이 적용된 테슬라 차량의 주행 모습/사진=테슬라

실제 도로에서 기술 보완 이뤄져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기술 수준이 타사의 센서 융합형 자율주행 시스템을 밑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웨이모 등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상용화한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를 모두 탑재해 정보를 통합 처리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라이다가 레이저 빔으로 정밀하게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레이더가 보다 넓은 범위에 있는 목표물의 거리와 속도 등을 계산하는 식이다. 반면 테슬라는 2021년부터 레이더를 제거하고 카메라 영상 기반 컴퓨터 비전만을 사용하는 ‘테슬라 비전(Tesla Vision)’ 기술을 적용 중이다.

조지메이슨대 자율로봇랩 연구자이자 전 전투기 조종사인 미시 커밍스(Missy Cummings) 박사는 비영리 언론사 모어 퍼펙트 유니온과의 인터뷰에서 “컴퓨터 비전의 정확도가 97%라면, 100번 시도하면 3번은 실수한다”며 이 같은 접근 방식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수준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나눈다면,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이라며 “테슬라가 하는 일은 대학 로봇공학 프로그램에서 가르치는 것과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 FSD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학습 구조가 적용돼 있으며, 실제 주행 중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판단 기준을 형성한다. 인간이 정의한 논리 규칙(If-Then)에 따라 상황을 판단하는 룰 베이스(Rule base) 방식과 달리, 주행거리가 늘고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성능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테슬라는 실제 도로에서 데이터를 쌓아 가며 불완전한 기술을 보완해 나가는 전략을 채택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 완성도는 높아지겠지만, 예측 불가능한 상황(Edge Case)에 대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 위험은 법적·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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