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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실탄 확보 나선 CXMT “생산라인 확장 채비”, D램 시장 4강 구도 재편 예고

IPO 실탄 확보 나선 CXMT “생산라인 확장 채비”, D램 시장 4강 구도 재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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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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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차 축소, 자금 조달로 추격 가속
적자행진 종료→시장 영향력 확대 박차
증설 및 공급 확대로 마진 개선 가능성↑

중국 최대 D램 생산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업공개(IPO)가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이목 또한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던 적자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며 상장 추진의 재무적 명분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CXMT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존 공정 수율 개선과 신규 생산라인 확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 장기화로 D램 생산 업체들의 증설 유인이 커진 가운데, CXMT의 상장 이후 투자 집행 속도에 따라 시장 경쟁 구도 또한 달라질 전망이다. 

295억 위안 조달 목표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CXMT는 올 상반기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STAR Market) 입성을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상장 계획서 등을 제출한 상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CXMT의 기업가치는 최대 3,000억 위안(약 63조원)으로, 상장이 무사히 완료될 경우 최대 295억 위안(약 6조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다. CXMT는 이를 통해 기존 공정의 수율을 향상하고, 베이징과 상하이 등으로 생산라인 확장을 가속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중국이 축적해 온 자본과 인력을 한 단계 더 밀어 올리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CXMT는 2016년 설립 이후 중국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자금을 기반으로 사업을 키웠다. 지분 구조는 허페이시 정부 특수 펀드 21.67%, 안후이성 투자 그룹 7.91%, 국가 반도체 대기금 2기 8.73% 등 정부 지분만 40%에 달한다. 여기에 알리바바, 샤오미, 중국생명보험, 중국태평보험 등 민간 자본이 주주로 참여했고, 이 가운데 알리바바와 샤오미는 주요 고객사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부와 대규모 민간 자본이 결합된 구조 위에 안정적인 판로와 IPO 자금이 더해질 경우, 설비 집행 속도는 한층 빨라질 공산이 크다. 

기술 축적 과정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CXMT는 2009년 파산한 유럽 메모리 기업 키몬다의 특허를 매입하며 출발했다. 이를 통해 제재 리스크를 줄이고, 자체 공정 역량을 축적한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정식 출범 이후에는 경쟁사의 인력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기술을 고도화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삼성전자 임직원 출신 5명을 구속기소하며 이들이 기술을 유출한 기업으로 CXMT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CXMT에는 지금도 40명 이상의 한국 직원이 있다”며 “기술을 확보하기 전에는 3배 이상의 직원이 있었다”고 전했다. CXMT의 기술 확보는 인력 구성 변화와 맞물려 전개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일부 비판의 목소리와 미국 반도체 산업 규제로 지금까지 CXMT의 증설은 계획한 만큼의 속도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IPO를 통한 자금 확보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설비 투자 속도에도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당장 2분기부터는 신규 장비 발주가 재개된다. 한국만 해도 주성엔지니어링이 원자층 증착(ALD) 장비를, 넥스틴이 웨이퍼 결함 검사 장비를, 미래산업이 패키징 이후 칩 검사 장비를 각각 CXMT에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비 도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CXMT의 생산 능력은 웨이퍼 기준 현재 월 20만 장가량에서 연내 30만 장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다시 산업 재편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오랜 시간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 구성된 3강 체제를 유지해 왔다. 한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CXMT의 공격적인 증설은 경쟁 지형에 변화를 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CXMT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D램 중심 공급 확대 전략을 유지 중인 만큼 물량 증가가 시장 내 입지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이 장기간 적자를 감내하며 인력과 자본을 투입한 전략이 CXMT의 IPO를 계기로 성과 회수 단계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사진=CXMT

재무 부담 낮춘 투자 가능

장기간 이어지던 적자 행진도 지난해엔 흑자로 돌아서며 상장을 위한 체력을 구비했다. 상하이거래소에 제출된 IPO 심사 자료에 의하면 CXMT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550억~580억 위안(약 11조4,000억~12조원), 잠정 순이익 20억~35억 위안(약 4,100억~7,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42억 위안·약 5조원) 대비 최대 139.89% 늘고, 순이익 역시 91억 위안(약 1조9,000억원) 적자에서 크게 반등했다. 자금 조달 이전부터 손익 구조가 개선된 상황에서 IPO 자금까지 더해질 경우, 재무 부담 없이 설비 투자가 진행될 여건이 마련된다. 

2024년까지 CXMT는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생산을 지속했다. D램 매출총이익률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4에서 한때 -108.76%에 달했으며, 저전력 D램(LPDDR4X)에서는 -121.62%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품 판매가가 원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구간이 이어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2024년 말 구형 D램 생산을 중단하고 DDR5·LPDDR5 등 차세대 제품 양산에 집중하면서 반전을 이뤘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전 세계 인공지능(AI) 서버 및 고성능컴퓨팅(HPC) 수요로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출도 뛰었다”고 설명했다. 

재고 처리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과거 판매되지 않고 쌓였던 280억 위안(약 5조8,000억원) 규모 메모리 재고가 가격 상승 국면에서 출하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CXMT가 공개한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 수준까지 상승했다. 정부 보조금을 제외한 ‘비경상 손익 공제 후 영업이익’도 지난해 연간 28억~30억 위안(약 5,800~6,300억원) 흑자로 추정됐다. CXMT는 “회사의 생산능력 건설 및 램프업(Ramp-up·생산량 증대), 시장 및 고객 개척, 제품 및 공정 연구개발(R&D) 등 경영 상황에 기초했을 때 2026년에도 무난히 흑자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제품 경쟁력과 고객 기반도 확장되는 추세다. CXMT는 2019년 DDR4 양산을 시작해 2024년 DDR5와 LPDDR5 양산 단계에 도달했으며, DDR5의 양산 수율은 8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고객으로는 투자자인 샤오미는 물론 오포와 비보, 아너, 트랜션 등 중국 5대 스마트폰 업체를 모두 손에 넣었다. 상장을 통해 295억 위안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경우, 이 중 130억 위안(약 2조7,000억원)은 D램 기술 업그레이드에, 9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은 선행 기술 연구에 배정될 계획이다. 

공급 안정성 확보에 사활

여기에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CXMT의 증설 행보에는 한층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AI 서버와 HPC 확대로 고용량 D램이 데이터센터로 우선 배정되면서 범용 DDR 시장은 상대적으로 물량 압박을 받았다. 비수기에도 메모리 가격은 꾸준한 강세를 유지했고, 중국 내부적으로는 춘절 기간 기대했던 수요 공백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 이에 즉각 생산 확대가 가능한 업체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생산 업체로서는 가동률 상승이 곧바로 마진 개선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수급 변화는 PC 제조사들의 조달 전략에도 변화를 유도했다. 주요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은 기존 공급망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으로 중국 D램 업체와 접촉, DDR5 모듈 검증 절차에 착수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달 초 보도에서 “글로벌 메모리 부족이 심화하면서 PC 제조사들이 협력사의 공급망 네트워크까지 활용해 메모리 조달 경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면서 “공급 안정성 확보가 출하 일정 유지의 전제가 되면서 중국산 메모리는 가장 현실적 선택지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투자자 시각에서도 공급 부족과 중국 증설은 동시에 점검 대상이 됐다. 이달 9~13일 말레이시아·싱가포르·홍콩에서 진행된 투자자 미팅에서는 메모리 가격 흐름, 제조사 자본지출 계획, 중국 업체 증설 여부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불과 3개월 전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전략과 기술 우위가 논의의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공급 병목, 중국 증설이 주요 변수로 언급됐다는 전언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DR5 수율은 여전히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짚으면서 “CXMT가 IPO 이후 3만~4만 장 규모 신규 장비 발주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중장기 경쟁 구도 변화에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데이터센터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PC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소비 위축 국면에서 D램 수요 또한 식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선두 업체들이 범용 D램 가격을 조정할 경우, 후발 업체의 확장 전략도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범용 D램은 기술 난이도보다 원가 경쟁력이 수익을 좌우하는 영역인 만큼 생산 규모와 감가상각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선두 업체가 단가를 인하하면 후발 업체의 마진도 압박을 받는다. 특히 CXMT처럼 대규모 증설 전후 고정비 부담을 떠안은 상황에서는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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