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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적용" HBM4 주도권 강화 나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마이크론 '맹추격'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적용" HBM4 주도권 강화 나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마이크론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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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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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4 전용 하이브리드 본딩 라인 구축하며 '선두 굳히기'
안정적 수율 입증된 SK하이닉스, 베라 루빈 HBM4 공급망도 과반 점유 전망
마이크론 'HBM4 공급 실패설' 전면 부정, 양산·출하 확대 강조

삼성전자가 국내 생산 기지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전용 하이브리드 본딩 라인 장비를 순차 도입한다. 최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HBM4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가 HBM4 시장에서 사실상 선두를 점한 가운데,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역시 엔비디아향(向) HBM4 공급에 속도를 내며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 승부수

18일(이하 현지시각)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천안 캠퍼스에 HBM4 전용 하이브리드 본딩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며, 오는 3월부터 장비 반입과 성능 검증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 라인은 HBM4 양산을 1차 목표로 하며, 이후 HBM4E로 생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 사이에 있던 작은 돌기(범프)를 없애고 구리 배선을 직접 붙여 연결하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칩 간 간격이 줄어들고 열 발생이 감소하며,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빨라진다.

이는 최근 양산을 본격화한 HBM4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제품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품 성능을 앞세워 HBM4 시장 경쟁의 선두에 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HBM4 제조에 최선단 공정인 1c D램(10나노급 6세대)을 활용했고, 베이스 다이(HBM 가장 아래 놓인 기판)에는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 HBM4는 11.7Gbps(초당 기가비트)에 달하는 동작 속도를 달성했다. 이는 국제 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치(8Gbps)보다 약 46% 빠른 수준이자,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이었던 10~11Gbps를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연내 차세대 제품인 HBM4E의 양산 절차에도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HBM4를 넘어 미래 수주 경쟁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애초 반도체업계에서는 HBM4E의 데이터 처리 목표 속도를 3.3TB/s(초당 테라바이트)로 예측했다. 하지만 HBM4가 이미 3.3TB/s 속도를 달성한 만큼, HBM4E의 실제 성능은 이보다 더 높은 4.0TB/s 수준까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 우선공급자 지위 유지할까

삼성전자가 HBM 시장 내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는 가운데, 경쟁사 SK하이닉스는 한발 늦게 양산 출하를 준비 중이다. SK하이닉스의 HBM4 양산 체제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구축됐으나, 실제 유의미한 공급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엔비디아의 요구에 맞춰 HBM4 일부 사양에 대한 리비전(기능 수정)이 진행된 탓이다. 이후 SK하이닉스는 꾸준히 제품 최적화에 공을 들여왔고, 조만간 본격 양산 출하에 나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출하하는 HBM4에는 HBM3E와 동일하게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와 1b D램(10나노급 5세대) 공정이 활용된다. 삼성전자보다 한 세대 이전 기술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현시점 SK하이닉스의 HBM4는 엔비디아의 요구 성능을 충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측은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제품(HBM3E)에 적용 중인 1b 공정 기반으로도 고객 요구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매우 큰 성과"라며 "독자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로 HBM3E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한동안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우선공급자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 HBM3 공급 능력을 발판 삼아 엔비디아의 우선공급자로 올라섰고, 현세대 블랙웰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3E 물량 7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HBM3E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삼성전자와는 달리 안정적 수율과 성능을 증명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용 HBM4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약 60%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도 여전히 SK하이닉스를 HBM4 핵심 공급사로 인식 중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한국식 치킨집 ‘99치킨’에서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했다. 이날 황 CEO는 SK하이닉스 엔지니어들에게 “최고 성능의 HBM4를 차질 없이 공급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건배사를 통해 “(AI 가속기와 HBM4는) 놀랍고 특별하며 세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기술”이라며 “24시간 내내 일하는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럽고 특별한 결과를 낼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HBM4와 베라 루빈) 개발 일정이 빡빡하다는 것은 알지만 여러분을 믿는다”며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 위대함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HBM4 자신감 내비친 마이크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주요 메모리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 베라 루빈 초기 생산 물량에 HBM4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반도체 분석 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가 마이크론에 HBM4를 발주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하고, 마이크론이 베라 루빈 출시 후 약 12개월간 HBM4 공급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마이크론의 HBM4 점유율 전망치는 5% 안팎에서 0%로 하향 조정됐다.

마이크론은 이 같은 추측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일 울프 리서치 오토 테크·반도체 컨퍼런스에서 "HBM4 관련 일부 부정확한 보도가 있었으나, 마이크론은 이미 HBM4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론은 HBM4 고객사 출하를 시작했다"며 "올해 1분기에 출하량이 본격 확대(램프업)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지난 12월 실적 발표 때 언급했던 것보다 한 분기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머피 CFO는 "몇 달 전 강조했듯 올해 HBM 공급 물량은 이미 완판됐다"며 "HBM4 포함 HBM 수율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이어 "마이크론 HBM4 제품은 11Gbps 이상의 속도를 제공한다"며 "제품 성능·품질·신뢰성에 매우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몇 분기 전부터 고객사들이 특정 조항이 포함된 3~5년 혹은 그 이상의 다년 계약을 맺고자 먼저 요청해 왔다"며 "마이크론과 협력하면 시장 최고 수준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고객사들도 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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