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오버행 리스크 최소화" 케이뱅크 '세 번째 IPO' 총력전, FI 드래그얼롱 행사 막을 마지막 기회
"고평가·오버행 리스크 최소화" 케이뱅크 '세 번째 IPO' 총력전, FI 드래그얼롱 행사 막을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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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목전에 둔 케이뱅크, 공모가 낮추고 오버행 우려 줄였다 두 차례 상장 실패 후 세 번째 도전,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 FI 수익률·BC카드 손실 방어 관건,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성패 좌우

기업공개(IPO) 삼수 도전에 나선 케이뱅크가 수요예측 흥행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희망 공모가 조정·공모 구조 재편 등을 통해 투자 심리 개선을 유도하는 양상이다. 이는 과거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약속한 내부수익률(IRR)을 확보하고, 대주주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 수요예측 흥행에 '사활'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상장 주관사단과 지난달 26~30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연달아 해외 딜로드쇼(DR)을 진행했다. 한국 공모주 투자에 우호적인 기관 투자자가 집중돼 있는 국가들에서 수요예측 참여 독려에 나선 것이다. 이번 주부터는 국내에서 수요예측 마지막 날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이어간다. 케이뱅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일정은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다. 총공모 주식 수는 6,000만 주며, 공모가 희망 밴드는 8,300~9,500원이다.
그간 케이뱅크는 투자 매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합리적인 공모가를 책정하는 데 힘을 쏟았다. 케이뱅크의 희망공모가는 앞서 2024년 공모 당시 희망공모가(9,500~1만2,000원)와 비교하면 상단은 약 21%, 하단은 13% 낮아졌다. 희망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8배~1.56배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동종업계 기업인 카카오뱅크가 상장했을 당시 희망공모가가 3만9,000원, PBR이 7.3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케이뱅크가 유의미한 가격 메리트를 확보했다는 평이 나온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피어그룹) 선정 기준도 한층 엄격해졌다. 케이뱅크는 사업 유사성과 재무 건전성 등을 근거로 한국의 카카오뱅크 및 일본 인터넷은행 라쿠텐뱅크(Rakuten Bank)를 최종 비교기업으로 정했다. 해외 핀테크 기업 등을 비교기업에 포함해 고평가 논란을 자초했던 과거와 달리, 실제 사업 모델이 유사한 한일 대표 인터넷은행만을 벤치마크로 내세운 것이다.
공모 구조 역시 주주 친화적인 방향으로 개선됐다. 케이뱅크 공모 주식은 신주 3,000만 주, 구주 3,000만 주로 구성된다. 이는 2024년 공모 당시(신주 4,100만 주·구주 4,100만 주)보다 각각 27% 감소한 수준이다. 대주주의 보호예수(의무보유) 기간 역시 연장됐다.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상장 규정상 의무 보유 기간인 6개월을 넘어 자발적으로 12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확약했다. 주요 FI들은 보호예수 물량의 절반에 적용되는 매각 제한 기간을 통상적인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잡았다. 상장 후 FI 보유 물량의 매각 시기가 분산된 것이다. 이는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에 대한 시장 우려를 최소화하고, 회사 성장에 대한 경영진과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IPO 삼수생'의 실패 전례
케이뱅크가 이처럼 투자 심리 개선에 힘을 쏟는 것은 앞서 두 차례 상장에 실패하며 쓴맛을 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최초로 증시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지난 2022년이었다. 당시 케이뱅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나, 이후 국내외 증시 침체와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암초에 부딪혔다. 이에 케이뱅크 측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2024년 두 번째 도전 당시에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흥행에 실패하며 발목이 잡혔다. 투자자들이 공모 희망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아예 참여를 꺼려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당시 시가총액 4조원대 중반)보다 더 높게 책정한 기업가치(최대 5조원)를 둘러싸고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모 물량 상당 부분이 기존 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매출로 채워지며 투자 매력이 훼손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 오버행 문제 등도 투자자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 당시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희망 공모가를 하단 아래인 8,500원까지 하향 조정하자고 요청했지만, 케이뱅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결국 IPO 의사를 거둬들였다. 케이뱅크가 최근 본격화한 세 번째 도전에서 희망 공모가를 대폭 낮춰 잡고, 오버행 우려 경감 등에 힘을 쏟은 것은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결과인 것이다.

FI와의 약정 이행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이번 도전이 사실상 케이뱅크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평이 나온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1년 6월 베인캐피털·MBK파트너스·MG새마을금고·컴투스 등으로부터 7,250억원을 투자받았다. IPO 완료일에 연 8% 이상의 내부수익률을 보장하겠다는 조건이었다. 올해 7월까지 이 같은 조건으로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들은 대주주 BC카드의 지분을 포함해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동반매각청구권, 드래그얼롱)를 손에 쥐게 된다.
케이뱅크가 약속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이른바 '적격 IPO' 공모가는 9,250원 선으로 추산된다. 이는 투자 시점부터 상장 예정 시점까지의 기간을 적용한 값이자, 케이뱅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에 육박하는 수치다. 만약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가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될 경우, BC카드는 주주 간 계약에 포함된 차액보상 조항에 따라 보상 대상 주식(1억1,153만8,464주)에 대해 주당 약 950원의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이때 BC카드가 부담하게 되는 보상액은 대략 1,060억원으로, 기존 설정한 보상 한도(1,100억원)에 육박한다. BC카드 입장에서는 보상금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케이뱅크 측에 공모가 상단 사수를 위한 상장 전략을 주문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또 한 번 상장이 불발될 경우 FI의 드래그얼롱 행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FI가 드래그얼롱 행사를 결정할 시 BC카드는 이들의 지분을 매입하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7,250억원어치 채무를 갚아야 하고,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BC카드의 지분이 함께 매각되며 케이뱅크의 주인이 바뀌게 된다. 사실상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