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에 “팔고 싶어도 못 판다” 한숨, “토허제 해제가 먼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에 “팔고 싶어도 못 판다” 한숨, “토허제 해제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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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양도세 중과’ 4년 만에 부활 이 대통령, 연이어 강력 경고 메시지 토허제·전세로 다주택자 퇴로 좁아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연일 초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며 부동산 시장을 정면 압박하고 있다. 다주택자의 비거주 주택 매도를 유도하고,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기까지 현실적 난관이 많아 기대만큼 시장에 매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李, 다주택자 겨냥 압박 “이게 마지막 기회”
1일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비판 여론에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일각에서 부동산 거래가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 자체, 4년간이나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이제 와서 또 감세 연장을 바라는 그 부당함을 문제 삼아야지, 4년 전에 시행하기로 돼있었고 그보다도 훨씬 이전에 만들어진 중과법률을 이제 와서 날벼락이라며 비난하는 것은 대체 무슨 연유냐”고 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정론직필은 못하더라도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억지로 까기)만큼은 자중해 주시면 좋겠다”며 “몇몇 불로소득 돈벌이를 무제한 보호하려고 나라를 망치게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코스피 지수 5,000),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그는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은가요?”라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 감수만 하면 될 일이다.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길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돈 벌겠다고 집을 수십·수백 채씩 사 모으는 바람에 집값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이 줄어 나라가 사라질 지경”이라며 “그렇게 버는 돈에 세금 좀 부과한 것이 그렇게 부당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금까지는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최적의 강력한 수단을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는 의지와 수단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정부 정책에 맞서 손해 보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감세 혜택을 누리며 다주택을 해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 부활 외에 추가적인 부동산 세금을 부과해 다주택자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도세 폭탄 맞느니 물려줄래”, 서울 증여 폭증
이 대통령은 주말 사이에만 다주택자를 겨냥해 4건에 이르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다주택자를 투기 수요로 규정하고, 세금 압박을 통해 이들이 보유한 매물을 시장에 끌어내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프레임이다. 현행 세법상 다주택자는 조정대상지역 내 집을 팔 때 양도세 기본세율(6~45%)을 적용받지만 5월 10일 이후 매각하면 20~30%의 가산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실효세율은 최고 82.5%로 치솟는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 지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다.
관건은 이 같은 전제가 실제 시장 현실과 맞느냐다. 다주택자 수는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여 왔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적극 장려하자, 212만 명이던 다주택자는 2020년 232만 명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문 정부가 임대사업자 혜택을 폐지하고 양도세 중과 세율을 대폭 올리면서 2022년 228만 명으로 감소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세 부담 경감과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이어지면서 2024년 238만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전체 가구에서 다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5.9%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최근의 흐름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가 더 이상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자, 이미 다주택자 상당수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를 정리했다는 게 부동산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빌라 등) 증여 건수는 1,054건으로, 전년 동기(615건) 대비 71% 폭증했다. 규제 강화 전 자녀 등에게 물려주는 방식을 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6.38로 2023년 5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추가 대출이 금지되고 갭투자가 막히면서 다주택자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압박이 매물 급증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주담대 한도도 6억원으로 제한됐고,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는 대출 한도가 추가로 줄어든 상황이다. KB부동산에 의하면 1월 기준 서울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4억6,593만원으로 매수자가 32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조달해야 해 자기 자본 부담이 더 크다.

토허제로 묶어놓고 다주택자 압박
더군다나 다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 탓에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실거주 의무와 세입자 문제에 가로막혀 매도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대부분은 세입자를 낀 상태여서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다면 매도 전 세입자 퇴거 협의가 필수다. 세입자가 이를 거부하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거래 자체가 막히게 된다.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매수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난이 세입자들의 버티기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 전세 매물은 10·15 대책 이후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1,807건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15일(2만 4,369건) 대비 10.5% 감소한 수치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탓에 집을 팔고 싶어도 세입자부터 내보내야 한다”며 “세입자도 대출 규제로 오갈 데가 없고, 결국 이사 비용과 전세 만기 전 나가는 데 대한 사례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집주인이 부담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집주인에게 억대의 이사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시장 부작용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고가 지역 아파트와 중저가 지역 아파트를 동시에 보유한 다주택자는 ‘더 싼 집’부터 팔아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 목표로 한 고가 아파트는 타격이 적을 것이란 얘기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토허제를 사전에 해제해 매도자의 퇴로를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수자에게 요구되는 증빙 자료와 실거주 요건을 완화해야만 실질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매도 물량도 원활히 소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부는 토허제 완화가 매수 우위를 약화시키고, 가격 조정 속도를 둔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거래 규제가 완화될 경우 매수세가 재유입되며 가격 하방 압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정부와 시장 간의 인식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